불상이나 탱화를 보면 부처 뒤에는 항상 후광이 그려져 있다. 이 후광은 세상의 어둠을 없에고 진리를 규명하는 부처의 자비광명을 의미한다.

후광효과의 진정한 의미는 회사후소 (繪事後素)라는 한자성어에 담겨있다. 회사후소는 본질이 있은 연후에 꾸밈이 자연스럽다는 뜻을 가지고 있다. 본질이 없는 사람이 꾸밈만 치중할 때 꾸밈은 빈깡통처럼 소리만 요란해진다.여기서 자연스런 꾸밈이란 회사후소를 통해 본질에서 자체발광한 후광을 의미한다.

부처정도는 아니라도 자신의 몸과 본질에서 나오는 후광이 없는 사람들이 마치 자신도 후광이 있는 것처럼 과욕을 부리기 시작할 때 후광의 부작용이 시작된다.

후광효과는 자신이 가지고 있는 내적 속성, 본질, 매력 등이 자연스럽게 겉으로 표현되는 것을 의미한다. 후광효과는 사진틀이라고 해석할 수 있다. 똑 같은 모습이라고 해도 허름한 사진틀에 담겨 있는 경우와 고급진 사진틀에 담겨 있다면 후광이 달라질 수도 있다. 탈랜트 급의 외모를 가진 사람도 거지옷을 입혀놓는다면 후광효과를 기대하기 힘들다.

의식주가 인의적으로 만들어지는 후광효과에 이용되기도 한다. 베블렌은 이런 인의적 후광효과를 기대하며 하는 소비를 과시소비라고 이름을 붙여서 연구했다. 좋은 차, 좋은 집, 명품, 성형 등등은 모두 후광효과를 위한 과시소비를 위해 동원된다. 과시소비를 통한 인의적 후광 문제는 회사후소가 경고하듯 본질이 없음에도 꾸며서 발광시켰다는 점이다.

후광효과는 사람들과의 관계를 통해서도 발현된다. 유명인과 친분이 있다면 이 사람의 후광을 내 후광으로 빌려쓸 수도 있다. 유명인이 쓰던 물건들이 비싸게 팔리는 이유이기도 한다. 이름이 없는 후보들은 선거때만 되면 후광을 기대할 수 있는 정치인과 찍은 사진을 통해 이들의 후광을 빌려쓴다. 북한에서는 김정은과 같이 찍은 사진만 있어도 큰 혜택을 보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특히 명품회사와 화장품 회사가 인의적 후광을 제일 큰 수혜자들이다. 이들은 비싼 광고모델을 쓴 화장품과 명품을 쓰면 이 사람의 후광이 나에게 전이된다는 대중들의 심리를 이용한다.

후광효과는 시대가 공급자 중심의 가격과 품질 기반에서 소비자 중심의 체험소비 시대로 넘어가는 경향과 괘를 같이 해서 잘못된 방향으로 상업화되기도 한다. L자 경기가 예고하듯 품질과 가격은 어느 정도 포화상태에 이르러 공급자 전략으로 경쟁력을 유지하는 것이 불가능한 시대로 변화했다. 가격이나 품질은 그냥 필요조건이지 경쟁력을 만드는 전략으로서의 수명을 다했다. 아직도 가격전략이나 품질 기반의 차별화 전략이 통하는 산업도 있는지 모르지만 지금 시대는 가격과 품질은 기본이고 이것을 넘어 고객에게 다른 상품에서 체험할 수 없는 차별화된 체험을 제공할 수 있는지가 차별적 경쟁력의 관건이다.

체험을 제공하기 위해서는 상품과 서비스에 고유한 내러티브가 담겨 있어야 한다. 문제는 이런 상품과 서비스에 이런 내러티브가 없어도 유명인을 내러티브처럼 빌려 쓸 수 있다는 점이다. 드라마에 성공한 배우를 광고모델로 채택한다는 것은 이 모델이 드라마에서 연출했던 내러티브를 후광으로 차용하는 것이다. 실제로 이렇게 만들어진 후광이나 체험은 제품의 본질과는 인과적으로 관련이 없다. 오히려 광고 모델이 문제를 일으키면 제품과 서비스에 나쁜 후광이 오염되어 몰락을 가져온다. 지금과 같은 시대에 제품이나 서비스와 상관없이 비싼 광고모델에 자사제품과 서비스의 운명을 맡긴다는 것은 위험하기 짝이 없는 전략이다. 그리고 현명한 행동주의 고객들은 이런 빌려쓴 드라마가 자신에게 고유한 체험을 만들어내지 못한다는 것을 다 안다.

연예인 광고모델과 같은 인의적 후광에서 오는 디커플링을 초월한 최고의 진정성 체험이 보증된 후광은 실제 회사의 좋은 철학과 문화를 제품 속에 끼워넣어 만들어낸 후광효과다. 회사가 진정성 있는 철학과 문화를 가지고 있다면 이 철학과 문화는 실제로 제품과 서비스가 만들어지고 제공되는 모든 프로세스에 녹아서 진실된 체험으로 후광효과를 만들어낸다.

삼성과 애플이 만들어낸 스마트 폰을 비교해보면 체험이 가져온 차별적 경쟁력의 원천이 어디에 있는지 분명해진다. 아마도 가성비로 따지면 삼성이 만든 스마트 폰이 애플 폰보다 월등하게 뛰어날 것이다. 하지만 사람들은 삼성 폰보다 애플 폰에 더 비싼 가격을 지불한다. 애플 폰을 사용할 때만 느끼는 고유한 정체성에 대한 체험 때문이다.

가짜 후광효과가 주는 마술적 체험에 심취한 어떤 목사는 자신의 후광을 만들어내기 위해 설교할 때마다 뒤에서 드라이 아이스를 피워놓고 설교하다 결국은 구속되었다. 마찬가지다. 어떤 회사의 제품과 서비스에 과도한 광고가 들어가 있다는 것은 이 목회자처럼 자신의 제품 뒤에서 드리이 아이스를 피우는 연기와 포장에 치중하는 것이다. 이들은 자신들만의 고유한 체험을 제공할 수 있는 내러티브를 만들 능력이 없는 회사라는 것을 의미한다. 이들이 후광으로 창출한 체험은 대부분 거품이다.

부처님이 만들어낸 것과 같은 진실된 후광은 자신이 삼인칭으로 남의 삶을 모방하는 것으로 만들 수 없다. 이런 진실된 후광은 자신만의 일인칭으로 만들어낸 삶에 대한 내러티브를 실제 삶을 통해 실현시킬 때 만들어진다. 남에게 빌려온 삼인칭 삶의 내러티브는 인의적 유사후광를 만든다. 이런 후광효과는 탄산수처럼 체험자에게 갈증만 초래해 더 강한 왜곡된 후광을 찾아나서게 만든다. 자신을 화려한 포장으로 만들어 제시하지만 이런 후광을 통해 만들어진 체험은 자신에게도 사막의 신기루일 뿐이다. 이런 과장된 유사 후광효과로는 자신과 남들에게 생명수를 마시는 고유한 체험을 제공하지는 못한다.

고객과 제품을 넘어 후광효과는 사랑하는 사람들 사이에 콩깍지로 작용하기도 한다. 눈에 콩깍지가 쒸어지는 경험도 후광효과 때문에 생긴 것이다. 비슷한 철학과 가치 때문에 비슷한 후광을 가진 사람 사람들이 서로 만나면 한눈에 반하는 천둥과 벼락 같은 일이 실제로 일어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