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천대유는 "하늘의 도움으로 큰 이득을 본다"라는 뜻이고 천하동인은 "이 이득을 보는 일에 한 마음으로 뭉친다"라는 뜻이다. 주역에 나오는 말이고 정조가 자주 썼던 말로 알려지고 있다. 이들이 화천대유를 얻는 영역이 부동산 개발이고 여기에 한 마음으로 동원된 세력이 거물급 법조인들이다.

이런 주역의 점쾌에 의존해 일확천금을 꿈꾸는 일에 적극적으로 가담했다는 것은 이들 거물급 전관들의 평소 속마음이 어디에 있었는지 드러낸것이다. 이들의 화려한 법조 연기생활 이면에 숨겨졌던 탐욕이 폭로된 것이다.

궁금한 점이 이렇게 작은 부동산 개발회사가 이런 거물급 전관들이 필요했던 이유는 무엇일까? 로비세력으로 활용되었거나 아니면 자신들이 부정과 리스크가 드러나는 것을 막는 역할을 했을 것으로 보인다. 어떤 로비를 했는지, 어떤 리스크를 관리했는지, 이러는 과정에서 뇌물과 배임은 없었는지, 세금은 제대로 냈는지 등이 명명백백하게 밝혀져야 할 것으로 보인다. 한 대법원 판사 출신 전관은 변호사 등록도 하지 않고 이들을 자문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건으로 우리나라 대법원의 수준도 적나라하게 드러냈다.

화전대유나 천하동인 사건은 지금 글로벌과 대한민국에서 열풍을 일으키고 있는 ESG와 목적경영의 시대를 대한민국의 법조인들이 나서서 역주행한 사건으로 보인다. 존재목적을 구현하는 사업이 아닌 주역의 점쾌를 통한 천운을 점지받아 부동산 개발로 크게 한 건 해보겠다는 기상천외하고 기괴한 발상이 이들의 도움으로 실제로 현실이 되었다. 화전대유에 가장 큰 전주가 대한민국에서 사회적 가치를 표명하는 기업의 일가라는 점도 놀랍다. 이런 하늘의 점쾌에 맞춘 굿판에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법조인들이 대거 동원되었다. 한편 이들의 점쾌가 맞아 떨어지게 만든 것은 현정부의 부동산 정책이다. 지속적 부동산 정책 실패로 인한 부동산 가격폭등이 이들의 화천대유의 꿈을 실현하는데 큰 역할을 했다.

이런 아수라판에서 변호사 출신인 이재명 지사는 1조원이 이들 민간업자들에게 고스란히 떨어지는 것을 막고 5천억원을 환수한 것은 자신의 치적이라고 주장한다. 그나마 이익의 반이라도 회수한 것을 중심으로 볼 것인지 회수한 댓가로 나머지 5천억원에 횡령과 배임이 일어나는 것을 방관한 책임을 물을 것인지는 국민들이 판단해야 할 몫으로 남았다.

기사들을 보면 여기에 동원된 전관들은 어떤 특정한 사건과 직간접적 네트워크로 연결되어 있다. 네트워크는 그자체로 잘못이 없다. 이 네트워크를 동원해서 어떤 사익을 위해 사용하는지가 문제다. 혈연, 지연, 학연, 전관의 연을 위해 네트워크를 사용할 수도 있고, 네트워크 금융사기를 위해 동원할 수도, 많은 사람들을 도와주는 플랫폼을 만들기 위한 좋은 목적에 동원될 수도 있다. 중요한 것은 네트워크를 사용하고 조직하는 사람들의 의도이다.

화천대유에 동원된 전관 중에서는 법학전문대학원에서 법조윤리를 가르치는 전관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이 변호사를 준비하는 학생들에게 무슨 법조윤리를 가르치는지가 그 내용이 궁금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