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에서 벌어지고 있는 오징어 게임
진짜 설계자는 누구일까?
<오징어 게임>은 곽상도 의원의 아들이 자신이 화천대유 1호 사원이고 자신이 받은 퇴직금 50억에 대해 해명하는 과정에서 인용된 넷플릭스 연작 드라마이다. 아들 곽모씨는 자신의 퇴직금을 설명하는 과정에서 자신은 오징어 게임에서 규칙에 따라 열심히 뛴 경주마이고 게임 운이 따라주어 엄청난 당첨금을 챙겼지만 오징어 게임의 설계자는 아니라고 설명한다.
이 게임에는 곽씨가 자신으로 빗대어 비유하는 경주마도 등장하지만 더 중요한 역할은 설계자와 VIP들이다. 설계자는 게임의 룰, 게임내용, 승자의 금액 등을 실제 설계한 사람이고, VIP는 이 게임을 몰래 관전하는 댓가로 게임의 판돈을 대고 이 판돈의 댓가로 더 큰 금전적 이득을 얻는 사람들이다.
이 드라마는 지금 넷플릭스 글로벌 1위로 <DP>에 이어서 대한민국 드라마의 장르가 방송국 드라마 형태에서 넷플릭스나 디즈니와 같은 OTT 플랫폼으로 완전히 이전했음을 보여준다.
게임의 VIP는 누구인가? VIP는 게임을 관전하기 위해 판돈을 대는 사람들이기도 하지만 이들은 누가 승리할 것인지를 점쳐가며 자신들끼리 거액의 판돈을 건 사람들이다. 화천대유가 대한민국 개발사업을 기반으로 벌어지는 오징어 게임이라면 여기 설계자와 VIP는 누구인가?
한국판 오징어 게임인 화천대유에 등장하는 VIP는 천화동인 1-7호로 거론되는 인물을 포함해 거물급 법조인들인 박영수, 곽상도, 권순일, 김수남, 원유철, 강찬우, 이경재 등인 것으로 보인다. 최근에는 SK 행복나눔재단의 최기원씨도 VIP로 등장한다. 박영수와 곽상도는 자신의 아들과 딸도 이 게임에 참가시켜가며 이들에게 게임 설계비밀을 알려줘 자식들이 엄청난 배당금을 얻도록 공모한다. 실제 드라마 오징어 게임에도 이 역할을 하는 사람이 있다. 지금 한국 사회에서는 50%의 게임 당첨금을 회수한 이재명지사가 VIP인지 설계자인지에 대한 논쟁도 치열하다.
화천대유의 대주주 김만배씨와 대표 이성문씨가 게임의 설계자로 등장하지만 이 둘 중 실제 설계자가 누구인지 숨겨진 또 다른 설계자가 있는지는 공개되지 않고 있다.
이 드라마는 신자유주의가 붕괴하는 사건인 2008년 금융위기 이후의 혼란을 이용해서 마지막 승자독식의 게임을 벌이는 대한민국의 실상을 잘 반영하고 있다. 이들이 가르치는 교훈은 땀과 노력에 대한 조롱이고 게임과 도박에 대한 우상숭배다. 드라마는 돈놓고 돈 먹기 투기판으로 추락한 과실 지상주의 대한민국을 풍자한다. 일확천금의 꿈을 품고 대장동 개발사업에 몰려든 전국의 투기꾼들은 사실 대부분이 삶의 무언가에 쫒기는 빚장이들이다.
상황에 쪼달릴대로 쪼달려온 사람들은 씨앗을 뿌리고 가꾸어서 과일나무를 통해 거두어들이는 과일의 맛을 체험하는 땀의 공정성(Sweat Equity)를 폐기처분하고 땀흘리지 않고 과일을 얻어내는 엔드 게임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나라가 오랫동안 땀과 노력을 통해 미래를 만드는 것에 희망을 주지 못한 결과다. 긍융위기와 더불어 찾아온 미래에 대한 희망 상실이 대한민국 전 국민을 부동산 투기, 가상화폐투기, 주식투기 등 각종 투기판으로 만들었다. 무한경쟁, 일확천금, 승자독식이라는 자본주의 게임에 점령되어가는 대한민국의 현실에 대한 묘사이다.
경제학 게임은 끝이 정해진 N번의 게임이지만 각 게임들은 연결되어 있지 않게 설계된다. 게임마다 매번 리셋해가며 전자 게임에서 생존자한 사람들과 새로운 참가자들이 다시 모여 토너먼트 방식으로 마지막 End Game을 향해 게임을 진행하도록 설계된다. 마지막 End Game은 진짜 고수만 남아서 자신들에게 동원 가능한 모든 마키아벨리식 권모술수를 동원해 상대를 응징하는 혹독한 게임이다. 이 게임의 마지막 한 사람 승자에 대한 신화적 로망스는 확대 재생산되어 대한민국에서는 이들처럼 살아야 삶에서 승리한다는 잘못된 교훈을 가르칠 것이다.
게임에 참여하는 말들은 그레이하운드 개 경주처럼 앞에 먹이감을 쫒아 달리지만 먹이를 먹을 수 있는 것은 아니다. 대부분의 당첨금을 가져가는 사람들은 VIP로 이미 정해져 있다.
개인적으로는 대권후보들을 비롯해 정치하는 사람들이 많이 보고 반성하는 계기가 되었으면 한다. 대한민국이 진짜 이런 오징어 게임 국가로 전락하는 것을 막기 위해 정치와 대선 후보들이 먼저 개입해야 한다. 대한민국 미래와 땀의 공정성(Sweat Equity)를 어떻게 복원할 것인지에 머리를 맞대고 논의하는 계기가 되었으면 한다. 공정한 운동장에서 땀을 통해 얻어낸 혁신의 결실에 대한 체험을 소중하게 여기는 나라로 다시 복원되지 못하면 대한민국의 미래는 없다.
오징어 게임 드라마는 네이버와 카카오에 대한 국민들의 관심도 촉구하고 있다. 국민 모두가 나서서 이들이 대한민국의 플랫폼 땅 덩어리를 오징어 게임처럼 플랫폼 투기판으로 설계하는 것은 아닌지에 대해 질문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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