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W 중외그룹의 명예회장이신 이종호 회장을 소개하는 영상이 있어서 반가운 마음에 인용했다. 이종호 명예회장님과의 인연은 선친이신 성천 이기석 사장에 관한 논문 때문이다. 리더십 학자로서의 본인의 사명 중 하나는 우리나라에 숨겨진 경영자 중 진성리더를 발굴해서 학계에 소개하는 일이다. 발굴된 진성리더의 날줄에 미래 리더들이 자신 리더십의 씨줄을 피륙해내어 대한민국에서 진성리더가 리더십의 뉴노멀을 넘어 노멀로 정착되게 만드는 것이 본인의 중요한 사명이다.

제약업계가 기업의 사명과 목적을 실현하는 일에 앞장서는 선두주자라는 생각에 제약업계에서 진성리더를 찾는 연구를 시작했다. 유한양행을 설립한 유일한 박사를 진성리더로 발굴해서 학계와 저서에 소개해왔다. 그 과정에서 유일한 박사 못지 않는 진성리더로 중외제약을 설립한 고 이기석 사장이 레이더에 잡혔다. 유일한 박사가 카리스마 넘치는 진성리더였다면 이기석 사장은 서번트형 진성리더이다.

연구를 마무리하면서 가지게 된 이기석 사장의 이미지는 중외제약 마당에 구성원들이 걸려 넘어지지 않게 돌이나 유리조각을 주워가며 마당을 쓸고 계신 자상한 할아버지다. 본인은 몸을 낮춰 회사의 문지기 역할을 했지만 제약회사는 사람을 치료하는 약다운 약만을 만들어서 생명을 구할 수 있어야 한다는 철학으로 평생 돈이 안되는 제약만을 고집해왔다.

이기석 사장이 잘 안 알려진 또 하나의 이유는 희생과 생명에 대한 이야기는 제약업계의 기본적 사명인데 이런 당연한 일을 한 것으로 세상에 회자되고 칭송되는 것을 본인이 원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기석 사장을 진성리더로 학술지에 소개하기 위해 가장 많은 도움을 주신 분이 아드님이신 이종호 명예회장이시다. 더 중요한 점은 선친에 관한 이야기를 들려주시는 과정에 이종호 명예회장도 이기석 사장 못지 않은 굳건한 심지를 가진 진성리더라는 사실을 깨달았다.

JW 중외그룹은 대한민국 K신약과 K제약의 뿌리를 내리게 만든 기업이다. 이기석 사장은 각종 만병통치약이라는 이름이 붙은 비타민제나 가짜 약이 아닌 사람을 치료할 수 있는 "약다운 약만 만든다" 사명을 세웠다. 이 사명에 따라 JW 중외제약은 우리나라에서 가장 많은 치료제 중심 의약품과 치료제를 주사할 수 있게 만드는 세계 최고 품질의 수액을 만들고 있다.

2013년에는 세계 3대 수액전문회사 박스터와 3 체임버 영양수액 신 제품에 대한 독점 라이선스 아웃 및 공급계약을 체결함으로 명실공히 세계 최고의 수액회사이자 치료제 전문기업으로 성장했다.

이기석 사장의 철학과 사명으로 대한민국 한강수로 만든 수액이 세계 시민들의 혈액 속에 공급되고 있는 셈이다. BTS가 세계 젊은이들의 문화 속에 한류를 흐르게 했다면 JW 그룹은 한강수로 세계시민의 혈류를 흐르게 만든 회사이다.

이종호 명예회장은 90이 넘은 연세가 무색할 정도로 탁월한 기억력과 체력을 가지셨다. 이분이 들려주는 수많은 이야기에는 중심 플롯이 있다. 아픈 환자들과 소시민에 대한 따뜻한 환대가 그 플롯의 줄거리다. 만나면 항상 점심 식사로 환대해주시는데 한번도 고급식당에서 대접받아 본 기억이 없다. 가격은 절대적으로 싸지만 맛집만 골라서 식사를 대접해주신다.

PS: 제약업계의 진성리더(Authentic Leader) 탐구: JW그룹 창업자 성천 이기석의 리더십 ｢리더십연구｣제10권 3호 2019: 57~91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