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을 전문적으로 가르치는 재무교수들이 실제 주식투자를 하면 이익은 커녕 손실을 보는 사례들이 많다. 운용사에서 실제로 펀드매니저로 나름 전문성을 가진 사람들도 자신의 돈으로 주식을 사거나 펀드에 투자하면 성공할 확율이 높지 않다. 내 주변에도 주식투자로 쪽박찬 펀드 매니저나 재무교수들이 꽤 있다.

왜 이런 일이 발생하는 것일까?

전문적 지식으로 무장한 사람들은 이론적이다. 특히 경제와 관련된 이론을 만들기 위해서는 대부분 합리성으로 결정하고 추론한다는 가정에 근거한다. 이렇게 해서 만든 이론은 지금 처한 현실과는 거리가 멀다. 경제 이론은 사람들이 더 성숙하고 합리적으로 행동한다는 것을 가정한 상태에서 만들어낸 미래에 대한 규범적 예언이다. 경제학이 인류에 해낸 공헌은 현실을 제대로 예측해 보여주는 것이 아니라 미래를 예측해서 미래에 대한 규범적 표준을 제공한 점이다.

이들 경제 전문가들의 머리 속에는 일반인들이 가진 지식 플러스 지식이 담겨있다. 전문가들이 예측할 때 일반인이 가진 지식의 집합으로 돌아가서 이들의 입장에서 행동을 예측하는 것은 아니다. 일반인도 자신과 같은 정보 집합을 가지고 있다는 가정하에서 자신의 지식정보로 예측한다. 결국 이런 예측은 일반인이 정보 집합에 기반해 이들의 실제행동을 예측하는 것이 아니어서 당연히 현실을 살고 있는 일반인들의 현실과 괴리된다.

경제학자인Colin Camerer, George Loewenstein 및 Martin Weber는 이런 현상을 "지식의 저주"라고 이름 붙였다. 전문가들이 자신보다 지식이 적은 사람들의 행동을 예측할 때 자신이 가지고 있는 지식을 토대를 일반인의 행동을 예측하기 때문에 당연히 예측이 어굿난다는 것이다.

주식 단타를 통해 지금 당장 돈을 벌려면 주식에 대한 전문성이 있는 이론이 필요한 것이 아니라 개미투자자들이 현재 심리와 이들이 가진 지식의 집합을 제대로 이해해서 이들의 투자 행동을 예측하고 이에 맞춰 투자전략을 설계할 수 있어야 한다. 주식 단타에 성공할 수 있는 사람들은 시각장애인이 코끼리를 만져가며 코끼리를 설명하는 논리를 이해할 수 있어야 한다. 비전문적 개미 투자자들은 코끼리를 만지는 시각장애인이다. 개미투자자들의 행동을 예측하려면 시각장애인들이 가진 지식과 가정으로 되돌아와 자신도 코끼리를 만져가며 이들이 체험하는 코끼리에 대해 경험하고 이것을 기반으로 이들의 행동도 예측할 수 있어야 한다. 문제는 시각장애인이 되어 다 다르게 추론해낸 것을 평균해서 정확한 추론점을 만들어내는 것이 가능한 것인가이다.

이런 비합리적 추론자들의 추론을 기반으로 전체의 평균행동(Aggregation) 찾아내는 것이 불가능하기 때문에 단기 개미투자자들은 기관투자자들의 먹잇감이 된다. 이들의 행동이 평균점을 형성하지 못하고 헤매는 동안 이들은 기관투자자들의 시그널에 귀가 쏠려 이들이 실현한 이득에 상투잡는 역할로 동원된다. 개미투자자들이 단타를 통해 돈을 버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 돈을 벌었다면 주식이 호황이어서 기관투자자나 개미투자자나 모두가 다 돈을 벌은 것이지 개미 투자자들의 주식투자 노하우가 먹혀서 돈을 번 것은 아니다.

주식은 기업의 미래가치를 현재로 환산해서 계산하는 행위이기 때문에 이런 미래가치가 실제 실현될 것인지를 장기적으로 예측하는 것은 또 다른 문제다. 주식투자의 정도로 돌아와서 실현될 미래가치에 대한 예측을 토대로 주식을 장기투자하기로 작정했다면 여기에는 지금 개미투자자의 행동을 초월해 미래를 예측할 수 있는 이론적 전문성이 필수적이다.

미래에 대한 이론적 전망과 통찰력이 있다고 실제로 장기투자에 모두 성공하는 것은 아니다. 이런 이런 미래의 통찰력 실현하는 회사도 있지만 미래 전망을 이해하는 것을 넘어 자신 회사를 통해 미래를 실현하지 못하는 회사가 더 많기 때문이다.

장기적으로 한 회사를 통해 미래가치가 실현될 지는 이 회사의 경영진이 전문가들이 예측대로 미래에 대한 통찰력을 현재로 가져와서 지금 현실이라는 날줄에 씨줄로 결합해 피륙해낼 수 있는 능력에 달려 있다. 웨랜 버핏이 오마하의 현인으로 통하는 이유는 미래에 대한 통찰력을 보고 장기투자 전략을 쓸 뿐 아니라 각 산업을 선도하는 경영진들이 각 산업에서 전망되는 이론적 통찰력을 씨줄로 가지고 와 자신 기업의 문화와 현실이라는 날줄에 직조해내는 능력이 있는 사람인지를 볼 능력 때문이다.

이런 통찰력은 기관투자자들이나 개미투자자들이 투자행동을 평균하고 이런 투자행위를 따라감을 통해 찾아낼 수 있는 문제가 아니다. 미래와 과거를 현실 속에서 씨줄과 날줄로 직조해서 변화를 만들 수 있는 능력이 있는 투자자들만 경영자들이 가치를 실현하는 방식을 제대로 읽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