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서울우유는 광고에서 여성과 남성이 섞여서 목초지에서 요가를 하다가 이들이 젖소로 변하는 광고를 내보내 논란이 되고 있다. 서울우유는 여성에 대한 성감수성에 떨어졌음을 인정하면서도 여기에 등장하는 8명중 2명만 여성이었다고 변명하여 논란을 더 키우고 있다.

광고가 내려졌지만 젖소에 대한 생각은 남성과 여성의 성이슈를 떠나 서울우유가 가진 신 자유주의 의식을 그대로 표출하는 것이다.

사람들이 젖소를 공들여 키울 때는 품질이 좋은 우유를 얻어서 삶의 편익을 얻기 위해서다. 즉 젖소를 사랑으로 키우는 이유는 더 큰 유익을 얻기 위한 수단이다. 반대로 사람들이 자신의 아기를 사랑으로 키울 때는 아기의 성장자체가 목적이다. 물론 아이를 키워서 유익을 보려는 부모도 있겠지만 정상적인 부모는 자신이 세상을 떠난 후에도 아이가 독립적인 인간으로 삶을 향유할 수 있도록 온전한 사랑으로 키운다. 젖소에게 행한 사랑은 금전적 이득을 취하기 위한 수단이지만 부모가 아이에게 행한 사랑은 아이가 한 인간으로 온전하게 성장하도록 염원하는 존재론적 목적 때문이다.

이런 이슈 때문에 제대로된 기업에서는 총수가 직접 나서서 종업원과 고객을 대할 때 젖소철학을 넘어서 아기철학을 가지고 정책과 제도를 마련하도록 주문하고 있다.

이 이슈는 여성 남성의 문제가 아니라 평소 사람을 어떻게 보는지에 대한 철학의 문제다. 고객과 종업원들을 회사의 이익을 남기기 위해 수단으로 생각하는지 아니면 이들의 성장자체를 격려하는지에 대한 철학의 문제다. 서울우유처럼 젖소철학을 가지고 종업원을 대하면 회사에서 하는 모든 복지는 좋은 우유를 얻어서 더 큰 이득을 편취하기 위한 수단일 뿐이다. 복지가 더 좋은 회사일수록 이런 비난을 벗어날수 없다. 회사가 복지에 많은 돈을 써서 자신에게 잘해주는 의도가 이런 도구적 목적을 숨기고 있다는 것을 알아챈 종업원들은 이런 회사에 뼈를 갈아넣을 이유가 없다. 이직능력이 되는 뛰어난 핵심인재 순으로 회사를 빠져나갈 것이다. 총수가 구성원과 고객에 대해 젖소철학을 가지고 기업을 운영하고 있다면 이들이 종업원에게 해주는 넘치는 복지는 독이고 이들이 광고하는 화려한 고객만족구호는 독이 든 제품과 서비스를 팔기 위해 포장한 것이다.

최근에 정치권에서 선대위원장 영입과 관련해서 이슈가 되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남성과 여성간의 성대결로 몰고가는 것은 이들이 젖소철학을 가지고 대권에 나섰기 때문이다. 대권주자들이 여성과 남성이라는 성별자체가 전혀 논란이 되지 않는 온전한 사람으로 대우받는 사회를 만들어 내려는 아기철학의 비전을 상실했기 때문에 여성과 남성에 대한 차별의 이슈로 번진 것이다.

인간과 사회에 대한 제대로 된 목적함수와 이에 대한 아기철학을 가진 기업가들이나 대권후보가 없는 것이 우리의 문제다. 철학부재는 이들이 시장에서 더 힘쎈 젖소를 더 많이 획득하기 위한 시장의 무한경쟁에 혼이 빠지게 만들었다. 대권주자들이나 이들에게 포로로 잡힌 사람들은 마치 제대로 된 온전한 의식을 잃고 코마 상태에 있는 것으로 보인다.

서울우유의 젖소광고는 서울우유를 넘어서 이렇게 코마 상태에 빠져 정신이 혼미해져 살고 있는 우리만 모르는 우리의 자화상일 뿐이다. 세상과 미래를 통찰하는 철학과 목적이 없다면 기업이나 정치가나 모두 젖소철학의 주창자로 전락한다. 자신만의 아기철학이 없다면 이들 삶에서는 젖소철학이 전제로 작동한다. 젖소철학에 빠지면 다양한 목표를 더 큰 목적을 향해 최적화시켜 미래를 실현시킬 수 있는 방법이 없다. 이들 삶은 단기적 목표를 위해 매일 동원되는 시지프스의 돌굴리기로 끝난다. 총수나 정치가가 나서서 사람들을 돈으로 사서 시지프스 돌굴리기에 동원한 것이다.

의식이 있는 고객이라면 자신이 자신을 젖소로 키우는 회사의 제품을 의식적으로 멀리하는 행동주의를 보일 것이다. 의식이 있는 유권자라면 위장된 젖소철학으로 유권자들의 성갈등의 싸움을 충동질하는 대권주자를 지지하지 않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