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Z세대는 왜 매일같이 이직을 꿈꾸고 있을까?

사실 MZ세대를 전수조사해보아도 이에 대한 뾰족한 답을 찾기는 힘들 것이다. MZ세대도 자신이 왜 이직하는지를 제대로 이해하고 이직하는 것으로 보이지 않기 때문이다. 이직 서베이 결과로 거론되는 연봉이나 복지 등은 이직의 이유를 찾지 못했을 때 드는 핑게이자 준비된 모범답안일 뿐이다. 연봉이나 복지 때문에 이직한다는 설명은 이직 매는 엉뚱한 곳에서 맞고 와서 보이는 연봉이나 복지에 이직으로 분풀이를 하는 것이다.

문제는 자신이 어디서 매를 맞고 왔는지 왜 자신 몸에 상처가 나 있는지를 HR 담당자나 MZ세대나 모두가 제대로 모른다는 점이다.

이직을 통계적으로 설명하면 "이직이 이직을 낳는다"가 가장 맞는 설명이다. 매일 신문기사에 도배되는 내용을 보면 MZ세대가 이직하는 것이 대세인 것같고 이런 상황에서 MZ 세대임에도 이직을 하지 않으면 자신이 문제가 있는 사람으로 규정될까봐 두려워서 이직을 고려하는 경우가 더 많다. 대세가 이직이니 그냥 습관적으로 대세를 따를 뿐이다. 자신도 왜 이직하는 이유를 모르기 때문에 생긴 현상이다.

MZ도 파악하지 못하고 HR도 파악하지 못하는 이직의 이유는 무엇인가?

최근 출간된 저서 <초뷰카시대 지속가능성의 실험실>에서 제시하는 가설은 종업원 체험이다. 종업원 체험은 종업원이 회사에 입사해서 퇴직할 때까지의 자신이 온전한 전문가이자 인간으로 점점 더 채워져 점점 더 자유로운 사람이 되는 체험을 의미한다. 상상적 실험을 해보면 회사가 종업원 체험을 제공해주는 회사인지가 금방 드러난다.

어느 날 밤 미래를 통찰하는 계시의 신이 나타나서 오년 동안 지금 다니는 회사에서 열심히 일해도 현재 키인 170CM에서 1CM정도 밖에는 커있지 못할 것이라는 비밀을 알려주었다고 생각해보자. 세상은 오년이 지나면 지금보다 평균 30cm는 더 커질 것이 분명한데 정작 자신은 이 회사에서 1cm 밖에 성장하지 못해서 상대적 싱크홀에 빠져서 헤어나오지 못할 것이라는 비밀을 알아차린 것이다. 이 비밀을 알게 된다면 다음 날 회사에 출근하려는 의욕의 불이 그대로 꺼지는 것을 알 수 있을 것이다. 당장 이직을 결심할 것이다.

종업원 체험이라는 것은 정해진 시간 동안 자신이 더 채워지고 단단해져가며 온전한 전문가로 되어가는 성장체험을 의미한다. 경력비전이란 경력을 달성했을 때 자신에게 돌아오는 연봉, 복지, 인센티브를 넘어 외부노동시장에서 제약을 벗어나는 자유를 의미한다. 종업원 체험 중 자유에 대한 체험은 5년을 근무한 후 회사를 이직해 노동시장에 나왔을 때 자신이 원하는 직종, 직업, 연봉을 자신에게 맞게 선택하고 협상할 수 있는 고용개연성(Marketability)을 의미한다.

초뷰카시대에 이런 자유와 성장에 대한 종업원 체험을 제공하는 기업을 공의기업(Company of Shared Purpose)이라고 부른다. 기업이 공의기업의 프로토타입으로 설계되지 못한 회사에서 핵심인재의 이직은 영원히 풀지 못할 숙제이다.

공의기업이 경영의 드라이버로 삼는 것은 목적과 비전에 대한 진정성을 통해 만든 믿음이다. 목적과 비전에 대한 믿음의 잔고가 없는 회사들이 아무리 정교하게 HR을 설계해도 이직문제를 근원적으로 해결하지 못한다. 목적과 비전에 대한 드라이버가 없는 상태에서 HR을 강화요인이 아니라 드라이버로 걸고 일을 하게 되면 회사는 지속적 성과를 만들어 낼 수 없는 빈곤의 악순환 고리에서 벗어나지 못한다. 뛰어난 인재가 이런 회사에 남아 있을 이유가 없다. 인재유출에 관한한 회사는 밑 빠진 독이 된다.

사람들을 목적이나 가치를 드라이버로 설정해 이의 실현을 위해서 성장체험과 자유체험을 할 수 있을 때 일에 몰입한다. 요즈음 회사에서 종업원 체험에 대한 많은 시도가 있지만 성장과 자유에 대한 본질이 사라진 종업원 체험이다. 요즈음 회사의 HR 아키텍처를 들여다보면 이것 저것 정교하게 만들어 놓았지만 쓸모없는 체험의 다양성만 늘려놓았다. 포장과 눈 속임이 눈에 거슬릴 정도다.

종업원 체험의 본질은 회사가 설정한 사명과 목적을 달성하는 일에 협업으로 참여했더니 자신도 온전한 전문가로 성장하는 성장체험이다. 이런 성장체험의 본질을 구현하지 못하는 어떤 HR도 다 실패할 수 밖에 없다. 성장체험이 드라이버로 작동하고 성장체험을 통해 성과를 냈을 때 이것을 공정하게 평가 보상하여 격려할 때 HR은 강화제로 선순환 효과를 달성한다.

선순환의 고리가 제대로 작동이 된다면 설정한 목적과 가치에 점점 다가가 전문가가 되는 성장체험을 하게되고 이 성장체험이 다시 목적과 가치를 자발적으로 달성하려는 노력을 불태우는 내적 동기로 작용한다. 내적동기란 일에 대한 에너지가 스스로 충전되는 상태를 말한다. 에너지가 저절로 충전될 정도로 집중해서 일을 할 경우 성과가 안 나올수가 없다. 이렇게 달성한 성과를 공정하게 평가해서 보상해주면 외재적 에너지를 얻는다. 종업원들은 성장체험이란 내재적 에너지로 충분히 보상받았다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거기에다 경제적 보상까지 덤으로 준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이런 구조 속에서 일하는 회사가 잘 안 돌아갈리가 없다.

돈이 경영의 한 필요조건이기는 돈으로만 경영하는 초보적 경영자이다. 경영자는 돈으로만 경영하지는 않는다. 이들은 돈을 넘어 자신들을 통해 미래의 의미 있는 차이를 만들기 위한 소신으로 경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