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사회가 산성화 된 이유는 사회적 생태계의 먹이 사슬이 피라미드식으로 조직되어 있기 때문이다.

부의 양극화의 문제도 먹이 사슬의 피라미드가 만든 것이고 소수의 지분을 가지고 전 계열사를 지배하는 방식도 피라미드다. 하청과 협력사를 효율성이란 이름으로 경쟁시켜 여기서 발생한 이윤을 자사 이윤으로 만들어 착취하는 방식도 피라이드이다. 피라미드의 꼭데기를 차지한 소수를 위해 피라미드의 밑동을 구성하는 다수가 희생하는 합법적 다단계 사기가 지금처럼 팍팍하게 치고 박고 싸우는 분열을 만든 근원이다.

조희팔같은 서민을 등치는 불법다단계가 발칵되면 전국민이 나서서 공분한다. 우리의 삶을 이렇게 비참하게 만든 것은 합법적 다단계인데 마침 불법다단계가 나타나 문제를 일으키면 엉뚱한 곳에 화풀이를 하는 셈이다. 우리가 정말 화풀이를 해야할 대상은 합법을 가장해 사회의 여기저기에 뿌리를 내린 다단계 구조이다.

지금과 같은 갈등과 불화가 사라지려면 불법이든 합법이든 다단계 구조의 사회적 거버넌스가 바뀌어야 한다. 삶의 목적을 중심에 세우고 각자의 삶의 뿌리와 뿌리가 연결되어 운명공동체를 형성하는 리좀생태계로의 사회적 변혁이 일어나야 된다.

리좀생태계는 뿌리 중 가장 취약한 부분을 강화하기 위해 가장 강하고 여유가 있는 뿌리들이 나서서 이들과 직접적 연결을 강화하는 구조를 가진다.

리좀생태계의 대표적 형태는 유타주에 있는 판도 숲이다. 이 판도 숲은 지금까지 지구상에서 가장 오래된 생태계이다. 겉으로 드러나는 모든 나무의 뿌리는 하나로 연결되어 있다. 나무의 평균 나이는 150정도이지만 같은 뿌리로 구성된 숲자체의 생존연대는 8만년이다. 구석기 시대에서부터 생존했던 숲이다.

판도 사시나무 숲이 지속가능성을 구가하는 이유는 연결과 연결을 통해 강한 파트가 약한 파트를 돕는 역 피라미드 구조 때문이다. 리좀 생태계를 움직이는 원리는 공동운명을 실현시키는 것이다. 존재하는 모든 것들이 공동 목적을 위해 취약한 부분을 한 스텝으로 연결하는 블락체인을 구성한다. 리좀 생태계가 조성되면 세상은 피라미드 구조에서 공존 공생 공영이라는 공진화를 구가하는 평평한 분산신뢰의 장으로 전환된다. 리좀 생태계의 원리는 운명의 공진화를 실현하는 역피라미드의 거버넌스다.

한국사회의 정치가들도 당파와 파벌을 통해 자신에게 유리한 피라미드 구축하는 것을 넘어서 초연결을 통해 구성된 평평한 운동장을 만드는 일에 주력해야한다. 우리사회의 갈등과 분열은 사회가 공동의 운명을 인지하고 이를 실현하기 위해 피라이드로 끊어진 연결을 복원하기 위해 협업할 수 있는지의 문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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