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기 긍휼감에서 타인에 대한 긍휼감으로
리더십 충분조건
자기 긍휼감(Self Compassion)은 세상의 문제를 해결하지 못해 쓰려져 있는 아픈 자신에 대해 인지하고 이 자신을 환대하고 일으켜 세워 주인으로 만드는 과정을 의미한다. 타인에 대한 긍휼감은 아픈 타인을 일으켜 세워 주인으로 만드는 과정이다.
리더십의
필요조건이 능력이라면 충분조건은 자기긍휼을 넘어 타인에 대한 긍휼감을 가졌는지이다. 타인에 대한 긍휼이 없는 리더가 뛰어난 능력과 재능을 보유할 때는 자기편애가 심한 리더가 되거나 타인에게 관계를 통해 상처를 입히는 사이코 혹은 소시오패스가 된다. 이처럼 사회적으로 문제될 정도로 냄새를 지독하게 풍겨 주변 사람들을 쫓아내는 독성리더(Toxic Leader)의 공통점은 타고난 능력에 비해 턱없이 긍휼감이 부족한 리더들이다.
아픈 자신을 일으켜 세워 주인으로 세우는 사람이 아픈 타인에게도 손을 내미는 계기는 무엇일까? 어떤 계기로 자기긍휼이 리더의 충분조건인 타인에 대한 긍휼로 전환될까?
자기 긍휼감은 자신이 부모에게 유전자 복권으로 받은 머리, 외모, 건강, 재능 등이 온전한 자신 것이 아님에 대한 깨달음에서 시작한다. 자신의 노력을 특별하게 가미하지 않아도 능력, 성과, 결과를 산출해주는 이것들을 누군가가 자신을 대신해서 유전자 복권을 당첨시켜준 것이다. 자신이 운좋게 얻어낸 복권 당첨금을 마치 자신이 처음부터 만든 것처럼 주장하는 삶이 거짓 삶의 시초라는 것을 이해하는 것이다. 자신에 대한 온전한 주인됨과는 거리가 먼 삶이라는 것에 대한 깨달음이다. 물론 이런 것을 개발하기 위해 자신의 노력이 필요하지만 이것들을 개발하는데 드는 천문학적 비용도 부모에게서 나온다. 유전자 복권에 당첨되어 머리, 그림, 음악, 체육에 재능이 있는 부모 밑에 태어난 것도 유전자 복권에 당첨된 것인데 이런 것을 개발하는데 드는 비용에 대해 제약을 받지 않는 부모 밑에서 운좋게 태어난 것은 또 다시 유전자 복권에 당첨된 것이다. 운좋게 유전자 복권을 풍성하게 타서 다른 사람들보다 쉽게 능력을 발휘하고 전문직을 차지할 수 있는 것도 따지고 보면 자신의 선택이 아닌 누군가가 자신을 대신해서 유전자 복권을 자신에게 유리하게 뽑아준 결과다.
자신의 것으로 알고 있던 머리, 재능, 체력, 외모 등등이 결국 부모의 유전자 복권을 탄 것이라는 것, 이런 것에 쉽게 의지해가며 살고 있는 삶이 주체성이 전무한 허구였다는 것을 인식하는 것이 자기 긍휼감의 시작이다. 빚진자임을 잊고 유전자의 복권의 알에 갇혀 쉽게 쉽게 사는 동안 이고는 부풀어 오르고 상대적으로 내면의 자아는 새롭게 다가오는 세상의 문제를 풀지 못해 성인아이로 쪼그라들고 있다는 것을 이해하는 것이 자기긍휼감의 단초다. 유전자 복권에 대한 편애 때문에 성인아이로 숨겨져 있던 자신도 자신임을 인정하고 이 아이를 온전하게 일으켜 세울 수 있을 때 온전한 자아가 탄생한다는 것을 이해하고 이 아이를 일으켜 세우는 행동이 자기긍휼감이다. 유전자 복권을 타서 뽐내고 자랑하며 살던 자신에 대한 편애로 숨어서 울고 있던 아픈 자신을 주인으로 환대하는 것이 자기긍휼이다.
자기 긍휼로 자신을 환대하고 삶의 온전한 주인으로 일으켜 세울 수 있을 때만 사람들은 자연스럽게 타인에 대한 긍휼감을 획득한다. 타인에 대한 긍휼은 태어날 때부터 유전자 복권의 혜택을 자신만큼 받지 못해 온전히 자신의 힘만으로 어렵게 사는 사람들이 많다는 것을 깨달았을 때 생성된다. 타아 긍휼감은 자신을 일으켜 세웠던 경험으로 자신보다 더 아픈 이들을 손님으로 환대해서 이들의 손을 잡고 이들을 삶의 주인으로 일으켜 세우는 행동을 의미한다.
타인에 대한 긍휼은 빚갚은 행위이다. 자신이 유전자 복권을 뽑아준 누군가에게 빚진사람이라는 각성과 이 빚을 갚기 위해 자신보다 못한 처지에 있는 사람들을 찾아 나설 때 자기긍휼감이 타인에 대한 긍휼감으로 전환된다.
긍휼은 환대 행위를 통해 실현된다. 환대를 위해서는 자신의 주인됨이 완성되어 있어야 한다. 주인이 아닌 손님이 손님을 온전하게 환대할 수 없기 때문이다. 온전한 주인됨을 위해 아픈 자신을 환대하고 일으켜 세우는 자기긍휼이 첫 작업이다. 둘째는 온전한 주인됨이 완성되면 자신이 경험한 치유 과정을 공유할 아픈 타인을 손님으로 초대할 수 있다. 마지막으로 환대의 완성은 이들에 대한 긍휼감으로 이들을 치유해 자신의 삶의 주인공으로 세워주는 것이다. 이들을 주인공으로 세워 잘먹고 편안하게 살았던 유전자 복권에 대한 빚을 청산하는 것이 타인에 대한 긍휼이다. 환대의 모든 과정은 유전자 복권에 대한 빚을 청산하는 행위다. 일반인에게 조국교수 사건이 충격이었던 이유는 겉으로는 약자에 대한 환대와 정의를 연기해가며 내밀하게는 자녀에게 물려준 유전자 복권을 두 부모가 나서서 과도하게 지켜주려던 이중성 때문이었다.
생각보다 타고난 능력이 자신이 온전하게 선택해서 만들어낸 것이 아니라는 것을 이해하는 리더는 많지 않다. 이들의 자기애가 풍선처럼 부풀어 오름에도 주체적으로 문제를 해결하지 못할 때 자존심이 상해 쓰려져 있는 성인아이를 주변사람들에게 투사시켜 이들을 괴롭히기 시작한다. 남을 대리로 괴롭혀서 자신을 괴롭히고 있는 것이다. 우리는 세상의 모든 문제를 다 해결할 수 없음에도 유전자 복권에 대한 믿음이 모든 문제를 다 해결할 수 있는 것으로 착각하게 만들어 자신에게 이카루스의 날개를 달아준다. 밀납으로 만든 아카루스 날개를 달고 태양(탐욕과 욕망)을 향해 치솟는 성인아이는 비극적 사건의 종결자가 된다.
최고의 리더는 잘난 자신 속에 아픈 자신이 숨겨져 있음을 보는 성찰과 이 아픈 아이도 자신임을 인정하는 용기를 가진 사람들이다. 자신이 유전자 복권의 빚진자임을 자복하고 유전자 복권에 대한 편애로 두꺼운 알 속에서 고통받고 있는 자신을 찾아 온전하게 주인으로 내세워 사랑할 수 있는 사람만이 최고의 리더로 되어감(Becoming)을 완성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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