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태원 3시간 전 같은 상황과 장소에서 많은 사람을 살려낸 영웅적 여성에 대한 기사가 흥미롭다. 이 여성이 많은 생명을 구할 수 있었던 이유는 탁월한 Sense Making 능력과 발화자로서의 신뢰성 때문이었다.

1993년 ASQ라는 학술지에 실린 논문에서 Karl Weick은 사람들이 맨붕상태로 자신의 정신모형이 붕괴되는 상태에 있을 때 리더가 새로운 Sense Making으로 의미있는 질서를 복원하는 과정을 분석했다.

Weick이 분석한 사례는 1949년 몬테나 주 맨 협곡 산불진압과정에서 다수의 소방대원들이 사망한 사고다. 이때 살아난 소방대원들은 소방대장의 Sense Making 노력을 믿고 이에 따라서 행동한 사람들이다. 불이 겉잡을 수 없는 속도로 밀려오자 소방대장은 불탈 수 있는 모든 장비를 버리고 불이 오는 방향으로 전진해서 맞불을 놓고 불이 탄 자리에 누워있으라고 명령했다. 진화에 처음 투입된 초짜 소방대원들은 목숨처럼 소중히 여겨야 되는 장비를 버리고 그당시에 생소한 맞불의 개념을 이해할 수 없어서 무거운 장비를 끌고 산쪽으로 도망치다 모두 사망했다. 평소 소방대장의 리더십을 믿고 따르던 대원들만 대장의 Sense Making을 받아들여 목숨을 구했다.

이태원 골목에서 기사에 묘사된 한 여성이 나타나 살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일방동행을 위쪽 아랫쪽 번갈아가며 순차적으로 할 때 위험에서 벗어날 수 있다고 샌스메이킹하고 이 센스몌이킹을 전달하기 위해 벽쪽으로 가서 소리쳤다. 이 여성의 절규에 가까운 진정성 있는 소리침은 자신이 먼저 빨리 빠져나가겠다는 사심 때문이 아니라는 메시지를 전달해 센스 메이깅 화자의 신뢰성을 확보했다. 이 센스메이킹을 받아들여 그대로 해보니 막혔던 길이 뚫리는 기적을 경험했다. 이런 센스메이킹의 주체로 여성이 나타난 것도 신뢰성을 보탰다고 본다. 비슷한 상황에서 언덕 위에서 밀으라고 소리쳤던 남성과는 대조적인 센스메이킹이다. 여성은 같은 상황에서 수 많은 사람의 목숨을 살려낸 영웅이다.

국가는 이 여성을 찾아내서 탁월한 리더십을 치하하고 고마움을 전해야 한다. 자신의 정파적 이득에 눈이 멀어 국가의 질서를 더 미궁으로 빠트리고 있는 정치가들은 이 여성을 불러 리더십 기초에 대해 다시 훈련 받아야 나라가 바로 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