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가족부에서도 가족의 범위를 결혼하고 혼인신고를 하고 아이를 낳고 기르는 전통적 혈연적 범위를 넘어서 새롭게 정의하려는 시도를 하다가 새로운 정권이 들어서면서 없던 일이 되어 버렸다.
전통적
혈연적 범위를 넘어서는 진정한 가족은 어떻게 정의될까?
아무 생각없이 가족에 포함되 있는 사람들의 이름을 임의로 나열하면 혈연, 지연, 학연으로 엮인 동질적인 사람들의 이름이 언급될 것이다. 문제는 이렇게 구성된 가족이 자신이 스스로 선택해서 구성한 가족은 아니라는 것이다. 혈연, 지연, 학연에 기반한 가족은 자신이 선택해서 정한 범주가 아니라 태어날 때부터 결정되어 있던 범주다. 이런 전통적 가족 개념은 자신의 주체적 선택이 결여된 전통적 범주로 가족을 축소시킨다. 제 자식을 먼저 돌보는 것이 당연한 도리지만 이들은 제 자식을 넘어선 더 큰 가족의 울타리를 만들지 못한다.
학벌에 의한 가족인 학연도 애매하기는 하지만 대한민국에서는 자신의 노력과 선택보다는 유전자 복권에 해당하는 어떤 부모 밑에서 태어났는지에 의해서 결정되는 고질적 범주다. 외워서 답을 복기할 수 있는 좋은 머리도 부모가 유전적으로 물려준 것이고 이것을 훈련해서 명문대학에 입학시킬 수 있는 것도 부모의 재력에 의해서 영향을 많이 받는다. 이런 머리 좋고 재력있는 부모 밑에서 태어나는 것은 유전자 복권에 당첨된 것이다. 결과를 얻기 위해서 자신의 노력이 가미되는 것은 사실이지만 이런 유전자 복권에 당첨금을 가지고 경쟁하는 사람과 맨땅에 헤딩하며 모든 것을 자신의 힘으로 해결해야 하는 사람과는 결과 자체가 다를 수 밖에 없다. 능력을 중시하는 사회적 분위기를 이용해 학벌로 가족을 분류하는 것은 가장 고질적 병폐가 만연한 가족에 대한 분류다. 혈연, 지연, 학연에 기반한 가족의 분류는 기득권 세력의 음모다. 성골, 진골, 육두품으로 유전자 복권으로 다른 사람들을 분류해가며 정작 자신들이 탄 유전자 복권은 감추는 술수이다.
다양성을 분출시켜 과거에 존재하지 않았던 답을 창의적으로 만들어내야 하는 지금과 같은 초뷰카 시대에 혈연, 지연, 학연에 의해서 가족을 분류하는 것이 성장과 번성에 가장 큰 장애다. 혈연, 지연, 학연에 의한 가족분류는 미래의 지속가능성에 저항하는 가장 큰 공공의 적이다.
자신의 선택권과 주체성이 작동되는 21세기의 진정한 가족은 어떻게 정의될까? 혈연, 지연, 학연을 넘어 서로가 긍휼감을 느끼는 대상들이 초대된 범주가 진정한 가족의 범주다. 긍휼감(Compassion)은 상대의 고통에 대한 아픔을 느낄 뿐 아니라 이 아픔을 해결하기 위한 행동을 보여주는 사랑의 순수한 감정이다. 유전자 복권에 대한 편애 때문에 잊혀진 자신의 아픔에 대한 본질적 사랑이 긍휼감이다. 유전자 복권에 취해서 사는 골리앗의 갑옷을 벗고 쓰러져 고통스럽게 누워 있는 자신을 다윗으로 일으켜 세우는 사랑이 자기 긍휼감이다.
예수가 기독교라는 종교를 열 수 있었던 것도 유대인이라는 혈연적 범주를 초월하는 아프고 상처받은 고아, 과부, 홀아비, 병자, 장애인에 대한 긍휼의 사랑 때문이다. 유전자 복권을 타고 태어나지 못한 사람들을 가족으로 환대해서 이들의 아픔을 공감하고 해결하는 행동에 나섰기 때문이다. 가족에 의해서도 버림받은 이들을 가족으로 환대하는 것을 넘어서 이들의 죄를 십자가로 대속했기 때문이다. 예수는 어머니와 혈연적 형제들이 자신을 혈연적 가족으로 귀환시키려는 노력에 철저하게 반대했다. 혈연적 의미를 벗어나기 의해 어머니를 "여자"라고 더 보편적 범주로 부르기도 했다. 예수를 부활시켜 기독교의 토대를 만든 사도 바울도 할례라는 유대혈통의 전통을 극복해야 기독교를 보편 종교로 만들 수 있다는 새로운 가족 개념을 주창했다. 바울이 제창한 새로운 기독교 가족이라는 정의가 받아들여져 이방인도 가족으로 환대받자 보편종교로서 기독교의 토대가 완성되었다.
초우량기업이 운영되는 원리도 다르지 않다. 기업에서도 혈연, 지연, 학연을 넘어서는 가족에 대한 울타리 개념을 정립하고 이를 통해 비즈니스의 경계를 확장하는 방식을 사용한다. 초우량기업에서 핵심인재는 능력도 있지만 능력만으로 핵심인재가 규정되지 않는다. 회사가 추구하는 목적과 사명과 가치의 울타리 안에 들어와 이를 위해 헌신하는 사람을 핵심인재라고 부른다. 목적, 사명, 가치의 울타리가 초우량기업이 규정하는 가족의 울타리다. 이런 가족에 포함된 사람들은 회사가 정한 목적, 사명, 가치를 실현하기 위해 혈연, 지연, 학연을 초월해가며 협업해 이런 가치를 제품과 서비스에 담아낸다. 회사가 새로운 가족이라는 울타리를 만들고 자신의 제품과 서비스를 통해 혁신적으로 해결하려 시도하는 것은 고객들의 고통의 문제다. 초우량 기업은 긍휼감을 발현시켜 찾아낸 고객의 고통의 문제를 자신의 제품과 서비스로 직접 해결하려는 본능적 혁신성향의 DNA를 공유한다.
이런 울타리를 가진 기업의 구성원들만 자신의 자식 뻘에 해당되는 직원들에 대해서도 혈연적 개념을 기반으로한 정치적 협동을 넘어 넘어서서 약속된 목적을 실현하기 위해 협업을 한다. 이런 울타리를 가진 회사에 X세대 구성원들만 자식 뻘에 해당되는 MZ세대의 구성원을 자신의 친자식과 같이 긍휼감으로 대해준다.
자신들이 선택한 새로운 시대의 울타리가 부재한 기업들이 보이지 않게 두르고 있는 울타리는 혈연, 지연, 학연에 기반한 생존의 울타리이다. 생존의 울타리 안에서는 오늘의 생존을 위해 자신보다 강한 사람이 있으면 가서 줄서야 하고, 자신들 보다 약한 사람이 있으면 강제적으로 자신 밑에 줄을 세워야한다. 이런 회사에는 약육강식의 조직정치가 규범이다. 회사에 들어서면 이들이 파놓은 토굴천지다. 언제든 외부의 지각변동이 있으면 회사 전체가 싱크홀이 되어 무너질 상황이다. 이런 기업들은 아무리 뛰어난 기술적 역량을 가지고 있어도 동물의 생존방식인 정치행동을 조율해가며 초우량기업으로 거듭날 방법이 없다.
국가를 운영하는 것도 마찬가지다. 정치가들이 낮에는 국민을 혈연적 가족으로 환대하는 것처럼 멋찌게 연출하고 연기하지만 밤만 되면 자신의 연줄, 혈연, 학연, 지연으로 뭉친 동질적 가족으로 돌아가 "우리는 하나다"라고 외쳐가며 자신들만이 진짜 가족임을 확인하는 정치가들이 모인 나라가 제대로된 나라일 수는 없다. 이들이 낮에 보인 세련된 연기는 자신들의 혈연, 지연, 학연에 대한 세탁 행위에 불과할 뿐이다. 진정성 있게 정치한다는 것은 밤과 낮이 바뀔 때 뿐 아니라 세상과 상황이 달라져도 아픈 사람들을 대하는 안과 밖의 모습이 같음을 유지할 수 있는 긍휼감에 대한 근력을 의미한다.
유전자 복권을 받고 태어나지 못해 맨땅에 헤딩해가며 하루를 버텨야 하는 아프고 상처받은 사람들도 진짜 가족으로 초대해 환대해 가며 이들도 주인으로 뛸 수 있도록 더 높은 곳 더 평평한 협업 운동장을 만들어 이들의 고통을 해결해주는 지도자가 진정리더다.
가족이란 무엇인가에 대한 질문으로 돌아와 가족을 다시 정의해본다. 본인이 생각하는 진정한 가족이란 "서로 간 긍휼의 감정을 느끼는 구성원들이 자신들의 고통에 대해 인정하고 이 고통을 협업으로 해결하기 위해 모인 혈연. 지연, 학연을 넘어선 가치와 미래 지향적 연대"다. 서로에 대해 긍휼감에 기반한 연대를 못느낀다면 가족은 아니다. 유사가족일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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