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성일 : 23-04-03 15:52
[N.Learning] 계약의 시대에서 서약의 시대로 초우량 기업의 HR 동향
 글쓴이 : Administra…
조회 : 74  
계약의 시대에서 서약의 시대로
초우량 기업의 HR 동향
미국은 지금 MZ 세대들이 직장을 사직하는 현상인 The Great Resignation 때문에 난리다.
코로나로 재택근무에 익숙해진 MZ 세대가 이전 9 to 5에 맞춰 직장에 꼬박꼬박 출근하는 삶이 얼마나 자신의 삶의 자유를 억압하고 자신을 직장이라는 감옥에 가두었는지를 각성한 결과이다. 재택근무에서 자유를 만끽한 젊은이들이 회사에 출근을 강요하는 직장 생활을 더 이상은 감당할 수 없을 것이라는 생각에 지금 회사에 사표를 던지고 코로나 이전에도 재택근무를 허용했던 회사나 근무가 자유로운 회사로 이동하거나 자신이 근무형태를 설계할 수 있는 창업에 나선 것이다.
대사직은 사람들이 생각하듯이 다른 직장을 떠나는 것이 아니다. 다른 직장에서 더 좋은 조건으로 영입한다고 해도 시대의 지평을 열 수 있는 역량이 있는 인재들은 이 영입에 응하지 않기 때문이다. 대사직은 MZ가 회사를 떠나는 것이 아니라 지금 표준으로 작동하고 있는 산업자체에 내재한 일터자체를 떠나는 것이다.
The Great Resignation의 문제는 한국에서 더 심각한 이슈다. 한국의 MZ 세대도 같은 문제를 겪고 있지만 직장을 구하는 것이 어려운 상황에서 자유를 찾아 회사를 그만둘 수 없기 때문이다. 눈에 보이는 해결책이 없는 상황에서 결국 직원들은 회사를 다니고는 있지만 자신의 마음은 점점 더 회사로부터 이탈한 상태다. 회사에는 몸만 보내놓고 마음은 회사를 떠나 주식투자나 부동산에 영끌 당하고 있는 것이 한국 젊은이들의 현실이다. 소위 조용한 이직 Quiet Qutting 현상이다.
글로벌 기업에서는 이런 문제를 어떻게 해결할까? 계약의 문제와 서약의 문제를 동시에 해결하는 전략을 사용한다.
계약(contract)과 서약(covenant)은 질적으로 다른 차원이다. 계약은 서로가 합의한 사항을 지키지 못할 경우 제 삼자가 나서서 법적으로 양측이 손해를 보지 않게 해결할 수 있는 문제다. 서약에서는 제 삼자가 증인으로 나서지만 서약을 어긴다고 반드시 손해를 배상해야 하는 것은 아니다. 서약을 어겨서 더 이상 상대와 관계를 맺고 싶지 않을 경우는 관계를 종결하는 것을 전제로 계약을 어겼을 때와 같은 방식과 절차로 해결하기도 한다.
예를 들어 혼인이라는 제도는 서약에 해당하는 요소와 계약에 해당하는 두 요소를 모두 가지고 있다. 결혼은 계약을 넘어 검은 머리가 파뿌리될 때까지 서로에게 충실하자는 서약이지만 서약이 끝까지 지켜지는 것은 아니다. 서약이 지켜지지 않음에도 경제저 이유 때문에 관계를 유지해야 할 경우 둘 사이의 신뢰와 믿음의 잔고가 고갈된다. 어떤 사람은 서약을 깨진 것을 빌미로 이혼소송을 제기하고 위자료를 청구하는 방식으로 관계를 정리한다. 계약 방식으로 약속이 깨지는 문제를 해결한 것이다. 계약이 지켜짐을 통해 쌍방은 경제적 이득을 얻지만 서약의 지켜짐을 통해서는 쌍방에 대한 신뢰를 얻는다.
회사에 기여하는 것을 회사가 공정하게 평가하고 보상한다는 것은 계약의 문제이다. 회사의 구성원으로 있는한 회사가 약속한 존재 목적을 실현하겠다는 약조는 서약이다. 회사의 신뢰잔고를 축적하는 것은 주로 계약보다는 서약을 지킴을 통해서다.
회사가 모든 것을 서약이 아니라 거래적 계약으로 해결하면 신뢰의 잔고가 고갈된다. 신뢰의 잔고가 고갈되면 미래를 만드는데 동원할 수 있는 재무적 자원도 동시에 고갈되기 시작한다. 계약의 파기에서 잃는 것은 경제적 손실이지만 서약의 파기를 통해서 잃는 것은 돈으로 환산할 수 없는 신뢰자산이다.
글로벌 초우량 기업에서 종업원을 향해 서약을 작동시킬 수 있다는 것은 회사가 목숨을 걸고 지켜야할 존재목적과 사명이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런 회사의 종업원은 자신의 역할로 사명을 실현할 것을 서약한다. 회사는 종업원이 서약을 지킬 수 있도록 플랫폼과 도구를 제공할 것을 서약한다.
서약이 신뢰잔고로 작동되는 회사에서 강조하는 것은 일에 대한 책임(Responsibility)을 넘어서 역할의 책무성(Accountability)이다. 책임이란 계약적 요소로 결과를 달성하지 못했을 때 인센티브나 직책을 내려놓는 실질적 불이익을 감당해야한다. 하지만 불이익을 당하면 이것에 대한 더 이상의 논란은 없다. 책무성은 서약에 관한 것이다. 책무를 달성하지 못했다고 불이익을 당하지는 않지만 책무를 달성하지 못하면 존경받는 구성원으로서 신뢰를 상실한다.
책무성이란 회사의 존재목적을 실현하는 일에 자신이 어떤 역할로 기여하고 있는지를 설명할 수 있는 상태를 의미한다. 책무성이 있다는 것은 회사에서 기본적으로 주어진 역할을 넘어서 스스로 역할을 발전시키고 이 역할을 협업하는 동료들과 협상해서 수정하고 이 역할이 정말 고객의 고통을 해결할 수 있는지를 시뮤레이션해가며 언제던지 제대로 역할을 수행하고 있는지에 대해 설명을 요구당하면 설명할 수 있는 상태를 의미한다. 책무성으로 규명할 수 있다면 지금까지 행한 일련의 실수도 중요한 과제를 수행한 것으로 정의된다.
책무성에 기반한 역할수행을 위해 회사는 종업원에게 자신의 역할을 회사가 설정하는 중요한 파라메타에 맞춰서 스스로 쓰도록 자기조직력을 키운다. 자기조직적 책무성을 강조하는 회사에서는 "아침에 당신을 침대에서 일어나게 하는 것은 당신의 책무이지만 일어난 당신을 회사의 계단을 뛰어넘어가며 출근하게 만드는 것은 우리의 책무이다"라고 종업원에게 설명한다. 회사에 출근한 구성원이 목적에 대한 책무성을 수행할 수 있도록 전문가의 놀이터를 설계해주겠다는 뜻이다. 대신 구성원은 자신의 목적으로 아침에 자신을 깨우는 일에 충실해달라고 주문하는 것이다.
삶의 존재목적이 없다면 서약할 수 없는 사람이다. 회사에 존재목적이 없다면 서약이 작동할 수 없는 회사다. 개인이든 회사던 지켜야 할 서약이 없다면 신뢰를 축적할 방법이 없다. 더 심각한 문제는 개인적으로 서약이 없다면 피곤해서 쓰러져 있는 자신을 일으켜 세울 방법이 없다. 서약이 없는 회사라면 직원이 출근해서도 이들이 주체적으로 자신을 일으켜 세워 일하게 할 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