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즈음 글로벌 HR에서 몸과 마음이 서로 다른 주체로 분리되지 않고 하나로 움직이는 온전한 주인됨(Wholesomeness)과 동시에 다시 떠오르는 개념이 신 임파워먼트(Neo Empowerment)다. 최근에 선진글로벌 기업에서 주창되는 신 임파워먼트는 양적 성장이 가능하던 신자유주의 국면에서 주창되던 전통적 임파워먼트와는 차원과 맥락이 다르다.

전통적 임파워먼트는 인적자원을 다른 자원과 같이 취급해 물적자원처럼 분절시켜 개발이 가능하다고 규정한다. 실제로 회사전략이라는 톱니바퀴에 맞춰 인적자원도 톱니로 개발해 사용하다 다른 톱니가 필요해지면 다시 새로운 톱니로 개발되어 톱니에 끼워넣어졌다. 이런 개발에 적응하지 못하는 인재는 고물로 취급되어 폐기처분되는 수순을 밟아왔다.

신 임파워먼트는 신자유주의가 퇴조하고 L자 불경기가 심화되는 초뷰카사회에서 제기되는 신 인재관리의 패러다임이다. 신임파워먼트에서 인간은 개발의 대상을 넘어 계발의 주체로 대우받는다.

신 임파워먼트 입장에서 구성원들은 장기간의 경기침체로 목표를 달성하지 못해 기진 맥진해 쓰러지기 일보 직전이라고 규정한다. 신자유주의 HR이 그간 전략적 인적관리라는 이름으로 종업원들을 회사의 경영진이 만든 전략에 토를 달지 않고 시키는대로 집행하는 도구로 개발되는 동안 종업원은 스스로가 주도적이고 창의적으로 문제를 해결할 수 없는 어린이로 길들여졌다. 설상가상으로 디지털 혁신이 가속화되어 개발했던 인적자원은 AI나 로봇의 노동에 의해서 대체가능해졌다.

신 임파워먼트는 어린이로 취급되어 쓰러지기 일보직전의 구성원이나 디지털 혁신이 이끄는 변화를 따라잡지 못해 길을 잃고 헤메고 있는 기업 상황을 전제로 구성원을 개발의 대상으로 보는 것을 넘어 계발의 중요성에 착안한 접근법이다.

신임파워먼트 여정에서는 목표가 왜 자신을 통해 달성되어야 하는지의 이유인 존재목적의 스파크를 통해 어린이 취급당하고 기진맥진해진 구성원들을 먼저 일으켜 세우는 계발(Enlightenment)이 급선무임을 제안한다.

신임파워먼트에서 제안하는 계발의 첫단계는 목적으로 일으켜 세워짐이다. 둘째 단계는 목적을 실현하는 공동의 프로젝트를 미션으로 수행함을 통해 집단적 효능감(Group Efficacy)와 개인들의 효능감(Self Efficacy)를 제고하는 일이다. 집단적 효능감이나 개인효능감은 어렵고 한치 앞도 보이지 않는 심각한 문제해결 상황에서도 자신들을 다시 오뚜기처럼 일으켜 세우는 자신감의 근력이다. 효능감은 조직이 목적을 실현하는 과정에서 도출된 미션과제를 성공적으로 수행하는 과정을 통해서 길러진 전문성이다. 신 임파워먼트의 마지막 단계는 구성원들이 조직에 의해서 온전하게 대체불가능한 주인으로 일으켜 세워지는 단계다.

신 임파워먼트 계발여정에서는 목적에 의해 일으켜지는 체험, 사명의 실현을 통해 전문가로 효능감이 증가하는 체험, 목적의 온전한 대체불가능한 주인으로 세워지는 체험을 종업원 체험의 본질이라고 규정한다.

전통적 임파워먼트의 목적이 제약으로부터의 해방(Freedom from Constraint)이라면 신임파워먼트의 목적은 종업원을 진정한 주인으로 계발하는 것이다. HR의 책무는 이를 위한 가능성의 운동장(Enabling Playground)을 제공하는 것이다. HR은 디지털 혁신이 가져온 기술을 동원해 가능성의 운동장을 플랫폼으로 제공하는 플랫폼 설계자(Enabler)의 책무를 수행한다.

전통적 임파워먼트가 겨냥하는 개발의 일터는 어린이들의 놀이터라면 신 임파워먼트가 염두에 두고 있는 계발의 놀이터는 전문가의 놀이터이다. 둘 간의 차이는 가장 최상의 지배자가 누구인지다. 어린이의 놀이터는 CEO나 경영진이 진짜 주인이다. 이들 주인들은 종업원들이 일하다 피곤해지면 알아서 자리를 피해준다. 구성원은 상사가 사라지면 휴일을 만난 어린이처럼 신나게 논다. 노는 것과 일하는 것이 철저하게 분리되어 있다. 전문가의 놀이터는 이 최고 자리를 조직의 목적과 사명이 대체한다. 일은 목적과 직접적으로 연관되어 자신이 주도적으로 할 수 있을 때 일이 아니라 진짜 놀이가 된다. 노는 것과 일하는 분절되어 있지 않다. 종업원들은 전문가의 놀이터에서 스스로가 주인이 되어 신나게 일하는 것으로 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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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21세기 글로벌 공의기업들은 이런 종업원이 주인으로 계발되는 체험을 극대화 시키기 위해 HR의 자원과 플랫폼을 총동원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