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글로벌 회사들은 "커뮤니티 체험(Experience of Community)"을 종업원 체험의 핵심으로 정하고 이런 체험들을 디자인하는데 사활을 걸고 있다. MZ세대의 대사직과 조용한 이직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고육지책이다. 개인의 복지나 인센티브로 종업원 체험을 만들 수 없다는 것을 깨달을 것이다. 글로벌 회사들은 주로 온보딩을 새롭게 디자인해서 커뮤니티 체험을 제공한다.

글로벌 HR에서 정의하는 커뮤니티 체험이란 서로가 가진 아픔을 서로 환대하고 치유하고 치유를 통해 서로를 주인으로 일으켜 세우는 체험이다. 요즈음 새롭게 정의되는 커뮤니티 개념은 주체가 살아가면서 해결하지 못한 문제 때문에 생긴 고통의 문제를 서로 연결해서 환대하고 긍휼로 치유하는 공동체를 의미한다. 새 공동체 개념에서는 고통을 살아 있음의 증거로 규정한다. 성장이란 이 고통의 문제를 주체적으로 해결할 수 있는 상태에 도달한 것이다. 공동체의 본질은 고통을 연결해서 서로의 치유를 돕고 결국은 서로를 자신 삶의 주체로 환대해 일으켜 세우는 곳이다.

각종 SNS도 오프라인에서 끊어진 연결을 온라인에서 복원해 커뮤니티 체험을 플랫폼으로 제공해서 성공했다. 하지만 온라인에 특화된 플랫폼으로 건설된 SNS는 고통을 연결해서 환대하고 주인으로 일으켜 세워지는 장이라기보다는 자신의 아픔을 숨기고 대신 자신의 잘난 점을 포장해서 자랑하는 장소다. 또한 연결된 사람들이 동종교배를 통해 다른 범주에 속한 사람들을 폄하하고 재단하고 가짜뉴스를 양산하는 채널로 변질되고 있다. SNS는 자신의 범주에 속한 소수끼리는 위로를 느낄는지는 몰라도 자신의 범주에 속하지 않는 불특정 대다수에게 상처를 주는 유사 커뮤니티로 변질되었다.

요즈음에 일고 있는 ESG운동도 따지고 보면 새로운 커뮤니티 복원 운동이다. 기업이 지금까지 지구환경에 준 상처, 기업의 외부환경인 사회에 준 상처, 구성원에게 준 상처가 축적되어 생긴 반기업 정서가 자신들의 비즈니스 토양을 산성화 시켜 더 이상은 사업이 불가능하다는 것을 각성하기 시작한 것이다. 자신들이 상처의 가해자였던 사실을 허심탄회하게 인정하고 지금부터는 이들을 치유하는 행위에 동참하겠다는 선언이다.

Chief는 SNS에 의해 변질된 커뮤니티를 바로 잡아서 커뮤니티의 본질인 서로의 아픔에 대한 환대와 치유를 통해 서로를 주인으로 일으켜 세우는 개념을 세워서 성공했다. ESG의 S인 여성의 다양성 문제를 공략했다. 여성의 아픔을 치유하고 이들을 자신 삶의 주인으로 세우는 공동체이다.

Chief는 2019년 두 명의 공동창업자인 Carolyn Childers과 Lindsay Kaplan가 뉴욕을 중심으로 여성임원들의 신 커뮤니티를 복원하는 운동의 일환으로 설립되었다. 여성임원들의 커뮤니티 개념을 비즈니스 모형으로 채용한 회사다. 2022년 3월 B시리즈 투자유치에 성공했다. 이때 1억달러를 투자 받아 회사가치를 10억달러의 유니콘 기업으로 키웠다. 투자받은 돈은 거점도시에 물리적 베이스를 구축하고 ICT 플랫폼 서비스를 혁신하기 위해 사용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시장에서 여성임원은 500만명 정도인데 지금 이 회사의 회원수는 8500개 회사에서 온 2만명 정도다. 회원이 되려면 10년 이상의 업계경력이 있어야 한다.

자신들이 제공하는 주요 서비스가 경력 코칭과 맨토링 서비스이기 때문에 Chief의 경쟁사는 코칭 회사들이다. 이 회사는 치솟는 임원들의 코칭비용 문제도 해결하는 대안으로 떠올랐다. 맴버십 비용은 임원들이 코칭받는데 드는 년간 비용을 추산해서 이 비용의 반값으로 정했다. C Level은 1000만원, VP급은 700만원 정도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따로 입회비가 1000불이다. 자신이 개인적으로 맴버십 비용을 충당하기도 하지만 맴버들 대부분은 자신들이 소속된 회사가 비용을 댄다. 스폰서 회사의 입장에서도 자신 임원들 코칭에 드는 비용의 반값으로 코칭회사보다 더 강력한 코칭을 해주기 때문에 회사들이 코칭회사를 여기로 갈아탔다. 실제로 지금 현재 6만명이 대기자로 명단에 올라와 있을 정도로 인기다. 사적 네트워크 형태이기 때문에 여기에 맴버십을 가지고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성공한 여성임원이자 리더라는 브랜드 가치가 붙은 셈이다.

회사의 사명은 여성들의 고통의 상징인 "DIE(Diversity, Inclusion, Equity) 문제를 해결해서 세상에 리더십의 새로운 얼굴(지평)을 만든다"이다.

이런 사명을 위해 디자인된 핵심 모듈은 10명으로 구성된 개별 이사회이다. 회사의 이사회 처럼 맴버십이 있는 회원들을 연결해서 각 회원의 경력을 맨토링 혹은 코칭해 줄 수 있는 최고의 개별 이사회를 만들어준다. 맴버들이 맴버의 이사회에 참여하여 서로 맨토링하고 코칭으로 돕는 구조다. Chief의 역량은 코칭 맨토링 이사회 구성에서 최고의 네트워크를 찾아서 구성해주는 힘이다. 코칭맨토링 이사회는 다양성과 포용(Inclusion)이 최적화 되도록 구성한다. 여성임원의 리더십을 바로 세워서 리더십의 추한 얼굴을 고친다는 존재목적에 몰입한 맴버들이 다른 맴버들을 위해 자비로 맴버십 비용을 지불해가면서 자발적으로 코칭을 해주는 셈이다.

아마존의 Jeff Bezos가 주장하고 있듯이 요즈음에 유니콘으로 등장하는 스타트업을 보면 비지니스 모형이 교회의 비즈니스 모형과 비슷하다. 이들이 설정한 비즈니스 미션에는 사회를 더 낫게 만들겠다는 구체적 약속이 담겨있다. 교회가 아무 것이나 착한 일이라면 전문성 없이 다하는 Generalist 스타일이라면 사명지향형(BAM: Business As Mission) 유니콘들은 자신만의 전문성 영역에서 구체적 타깃을 정해 선교사업을 하는 주체로 교회와 자신들을 차별화한다.

코칭 이사회 모듈 이외에도 Chief에는 직급별 모듈, 지역별 모듈, 인더스트리 모듈 등 다양한 모듈이 서로 느즌하게 직조되어 회사가 설정한 사명을 달성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