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성일 : 23-04-03 17:02
[N.Learning] 대물림되기 시작한 편견과 차별 공화국의 정당성 위기
 글쓴이 : Administr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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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물림되기 시작한 편견과 차별
공화국의 정당성 위기
현정부에서 국가수사본부장으로 내정되었던 정순신 변호사의 아들 정윤성씨가 학교폭력의 가해자로 뒤늦게 밝혀져 충격을 주고 있다. 언론에 공개된 사실조차 검증하지 않고 경찰의 수장급에 검찰출신 정순신 변호사를 임명을 강행할 때부터 예견된 사고다. 현정부는 이미 여기저기서 검찰공화국 발 집단사고가 폭발하고 있다.
이번 정순신 일가(아버지, 어머니, 아들) 사건은 우리 사회에서 편견과 차별이 소위 알려진 일련의 명문고 명문대학 등 고등교육을 통해 공고하게 대물림되고 있고 법조인 출신들이 이를 내밀하게 주도하고 있다는 것을 폭로하고 있어서 충격적이다.
희랍신화에 나오는 신인 프로크루스테스(Procrustes)는 지나가는 사람을 잡아다 자신이 만든 침대에 눕히고 이 침대보다 길면 손 발을 자르고 침대보다 작으면 다리 늘려 죽였다. 정윤성씨가 저지른 일이 바로 자신이 만든 프로크루스테스의 침대에 친구를 데려다가 친구의 손과 발을 잘라낸 것이다. 결국 프로크루스테스 침대에서 주리돌림을 당한 친구는 학교도 제대로 졸업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학교 폭력이 더 이상 일진의 물리적 폭력이 아니라 고등교육과 결합해 고차원의 상징적 편견과 차별로 진화한 모습이다. 법전원 진학을 위한 포석이겠지만 학교 폭력의 장본인이 다른과도 아니고 철학과 학생이 된 것도 편견과 차별은 더 이상 물리적 수준이 아니라 상징적 자본으로 진화했다는 증거다.
정윤성은 자신의 프로크루스테스 침대를 운용하기 위해 제주 4.3 사건도 공부한 것으로 보인다. 학폭 피해자에게 "제주도에서 온 돼지새끼", "좌파 빨갱이", "더러우니까 꺼져라" 등 폭언을 한 사실이 그것이다. 식사를 위해서 옆에 앉은 친구에게 동물이 어떻게 감히 인간계에 같이 끼어드냐고 언급했던 것도 충격이다. 정윤성씨의 프로크루스테스 침대는 일배수준을 넘어선다. 조선일보를 구독하지 않을 뿐 아니라 자신의 생각에 동조하지 않는 친구들은 모두 인간이 아니라 개돼지다. 민중은 "개 돼지로 취급하면 된다"는 발언으로 물의를 일으켰던 나향육 교육부 관리의 생각이 이들 특권층 머리 속에는 광범위하게 공유된 내밀한 정신세계임을 드러낸다.
학폭 공소장 내용을 보면 더 충격적 사실이 밝혀진다. 이런 프로크루스테스의 침대를 설계하고 물려준 장본인이 검사인 아버지였음이 공개된다. 정윤성은 친구들에게 아빠가 잘 나가는 검사고, 아는 사람도 많고, 판사랑 친해서 재판에서 무조건 승소한다고 검사 아빠가 물려준 프로크루스테스 침대를 자랑하고 다녔다. 친구에 따르면 정씨는 평소 아버지 자랑을 하며 ‘검사라는 직업은 다 뇌물을 받고 하는 직업이다’, ‘아빠는 아는 사람이 많은데, 아는 사람이 많으면 다 좋은 일이 일어난다’ 등의 발언을 했다는 증언을 했다.
기독교에서 프로크루테스는 선악과를 따먹은 사람을 은유한다. 창세기 시절의 선악과와는 달리 21세기 선악과란 단순히 세상의 옳고 그름을 알게 되는 것을 의미하지 않는다. 틀린 옳고 그름을 신봉하는 잘못된 믿음이 선악과이다. 선악과는 세상의 모든 선악의 중심에 신이 아니라 자신이 서 있다는 착각이 만드는 환각의 과일이다. 선악과를 따먹은 사람은 자신이 보고 경험한 것만 옳다고 믿는다. 선악과가 가져오는 더 심각한 환각 증세는 자신의 욕망과 이득을 키워주는 것만을 선한 것이라고 주장하게 한다는 점이다. 선악과를 따먹은 사람들은 자신이 자의적으로 정한 기준에 따라 남을 판단하고 심판하고 정죄하는 편견의 사람으로 전락한다. 자신의 기준만을 절대적 기준으로 믿고 남들을 자신의 침대 크기에 맞춰 자르고 늘리는 프로크루스테스로 전락한 사람이다. 선악과를 먹은 사람들이 일상에서 범하는 죄는 편견을 가지고 남을 판단하고, 심판하고, 자기 멋대로 정죄하는 것이다.
정씨의 아버지와 어머니, 판사출신 아버지 친구 변호사가 아들의 학폭에 대응해가며 지속적으로 이차 삼차가해를 행하는 행태를 추적해보면 이들 집단은 단순히 선악과를 따먹은 정도가 아니라 너무 많이 먹어 배탈이 난 것조차도 인지하지 못하고 선악과로 배를 채우고 있는 집안이다. 그렇지 않고는 대물림 시킨 프로크루테스의 침대가 이렇게 견고할 수는 없다. 더 놀라운 사실은 정순신씨가 판사출신 친구까지 동원해 아들 학폭 무마사건에 이차 가해자로 개입하던 때 직책이 검찰의 인권감독관이었다.
본인은 요즈음 기회가 있을 때마다 롤스가 설정한 정의론 가정이 현대의 상황에 맞지 않아서 수정되어야 함을 주장하고 있다. 롤즈 정의론의 근거인 "무지의 커튼"(Veil of Ignorance)을 걷어내고 세운 반박가정으로 유전자 복권(The premium of biological inheritance)이라는 말을 자주 쓴다.
어떤 자녀가 어떤 부모 밑에 태어난 것은 전적으로 운이다. 당첨을 결정하는 유전자 복권의 로또 판을 돌리는 것은 본인이 아니다. 부모도 아니고 자식도 아니다. 신이 대신 돌려 뽑아준 것이다. 부모의 조상님의 조상님 중 어느 한 쪽의 데이트 스케쥴만 어굿났어도 우리는 지금의 부모 밑에서 태어날 수 없었다. 수백만의 정자를 제치고 한 정자가 되어 난자에 안착할 수 있었던 것도 운이다. 부모와 조상의 정자의 정자 중 하나만이라도 난자에 도달하는 것에 실패했다면 역시 오늘의 나는 존재하지 않는다. 사실 이런 엄청난 경쟁을 뚫고 태어난 것 자체가 운이지만 여기에 더해 뛰어난 머리와, 재능과, 외모와 건강, 개발에 드는 엄청난 학비를 댈 수 있는 재력을 가진 부모 밑에서 태어난 것은 수차례의 복권이 동시에 당첨된 것이다. 북한이 아닌 대한민국의 경상도나 전라도에 태어난 것도 누군가가 대신 뽑아 준 유전자 복권의 결과다. 여성이 아니라 남성으로 태어난 것도 유전자 복권의 결과다. 이런 유전자 복권당첨자들이 자신이 운좋은 사람이라는 것을 인정하지 않고 이 복권당첨을 현금화 하기 위해서 자신의 노력이 가미되어야 한다는 것을 빌미로 당첨금 모두를 자신의 것으로 과도하게 챙기기 시작할 때 이들 삶을 무너트리는 공정성과 정당성의 위기가 발생한다.
이런 점에서 연예인급 외모를 타고 났거나 머리가 비상하게 태어난 것, 예술적이나 체육의 재능을 타고 태어난 것, 뛰어난 건강을 가지고 태어난 것, 학비 걱정하지 않는 부유한 집안의 자녀로 꼭 집어서 태어난 것 등등은 유전자 은행이 운영하는 복권에 당첨된 것이다. 정씨가 좋은 머리와 일반인은 상상할 수 없는 고등학교 학비를 걱정하지 않을 수 있는 재력도 겸비한 부모 밑에 태어난 것은 큰 유전자 복권에 당첨된 것이다. 이들 복권은 한번 당첨되면 마치 건물주처럼 써도 써도 마르지 않는 당첨금을 렌트비로 챙길 수 있다. 복권당첨금으로 인생을 편하게 사는 운이 억세게 좋은 사람들인 것이다.
사회적으로 알려지지 않은 평범한 집안의 사람들이 유전자 복권 당첨 사실을 인정하고 조용히 살 때는 큰 문제가 되지 않는다. 문제는 정권에 연루된 정순신씨 같은 지도자급의 사람들이 유전자 복권을 과도하게 챙길 때이다. 이들을 중심으로 공정에 대한 근원적 질문이 생기고 이에 대해 제대로 대응하지 못하면 정권교체의 빌미가 된다. 유전자 복권을 잘못 관리했던 최순실-정유라, 조국-조민 사건을 기억할 것이다. 최근에 이슈가 되었던 곽상도-곽병채 부자건도 마찬가지다. 현 검찰공화국에서 승승장구하는 대부분 사람들은 유전자 복권당첨자들이다. 이들이 당첨사실을 인정하지 않고 정씨 가족과 같은 행태를 계속한다면 최순실-정유라, 조국-조민의 전철을 밟을 것이다.
정씨 가족 사건은 현정부가 검찰의 칼날을 앞세우며 근거로 제시했던 정의와 공정을 스스로 부정한 것이다. 공정성을 넘어 정당성에 위기가 닥치면 자기방호에 능수능란한 법기술자들도 방호할 수 있는 사건은 아니다. 이번 건은 정권의 심각한 정당성 위기를 자초한 것이다. 정의와 공정의 정당성을 변호해내지 못한다면 국민들의 마음 속에 정권은 이미 무너진 것이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민족사관고의 선생님들이 엄청난 권력을 앞세운 차별과 편견에 대항하는 근력을 가진 분들이었다는 사실이다. 이들이 어렵게 쏘아올린 공이 난쏘공으로 끝나지 않기를 염원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