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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험(Objective Experience)과 체험(Subjective Experience)은 같아 보이면서도 다른 개념이다. 경험은 다른 사람과 같아지는 삼인칭 과정을 담은 것이고 체험은 다른 사람과 구별되는 일인칭 과정을 담은 것이다. 경험에는 원심력이 작용하고 체험에는 구심력이 작용한다. 흔히들 경험을 통해 외적 통찰(Outsight)를 얻고 체험을 통해 내적 통찰(Insight)를 얻는다고 말한다. 경험을 통해 사람들은 세상의 돌아가는 공동의 운동장을 익히고, 체험을 통해 이 운동장에서 직접 뛰는 선수가 된다.

세상의 규범을 익히고 사람들과 같이 살려면 객관적 경험이 필요하지만 많은 사람들 중에 자신의 고유성을 주장하려면 체험이 필수적이다. 남들이 한 것을 직접 해보던지 아니면 간접적으로 지켜보든지를 통해서 객관화된 경험을 공유하는 과정이 사회화이다. 정상적 성인으로 살기 위해 객관적 경험인 사회화를 통해 다른 사람들을 경험하는 것도 필수적이지만 객관적 경험의 맹점은 자신을 다른 사람과 똑 같은 대체가능한 사람으로 만든다는 점이다. 경험만을 축적할 때 어느 순간 우리는 대체가능한 물건이 되어 있다. 경험의 폭이 넓어지면 마치 스위스 나이프처럼 더 유용한 대체가능한 물건이 된다.

변화가 상수가 되어 한 치 앞도 내다볼 수 없는 초뷰카 세상에서 우리의 대체불가능성은 어떻게 구현되는 것일까?

주관적 체험(Subjective Experience)과 구별되는 초월적 체험(Transcendental Experience)을 통해서다.

객관적 경험(Objective Experience)은 주관적 체험(Subjective Experience)에서 시작하지만 객관적 체험을 자신의 몸과 정신으로 초월해보는 체험이 초월적 체험이다. 초월적 체험을 통해 인간은 경쟁우위를 넘어서 개별적 존재우위를 확보하고 이 존재우위를 통해 대체불가능한 사람이 되어 지속가능성을 향유한다.

우리는 객관화된 경험을 학교에서 배우는 과정을 통해 세상을 인지적으로 이해하지만 학교가 없었을 때 인류가 세상에 대해 처음 배웠던 학습의 단초는 자신의 몸을 통한 주관적 체험을 공유하는 과정을 통해서 였다. 비슷한 사건을 경험한 한 주관적 체험자들이 모여서 자신의 주관적 체험에 대해 대화를 나누는 과정에서 간주간적 체험(Intersubjectivity Experience)를 도출하게 되었고 더 나은 체험이 부가되기까지는 이런 간주간적 체험을 객관적 경험으로 받아들였다. 결국 세상에 대한 지식의 원천은 주관적 체험 -> 간주간적 체험 -> 객관적 경험이다. 우리가 지금 발딪고 서 있는 세상도 100% 객관적이라기보다는 간주간적 체험을 상태를 잠정적으로 객관적이라고 정의하고 공유하고 있는 상태다.

초월적 체험(Transcendental Experience)은 이런 간주간적 객관화된 세상을 자신이 다시 일인칭이 되어서 넘어서는 다음 단계의 체험을 지칭한다. 넘어선다는 것은 객관적 세상을 무시하는 것이 아니라 충분히 익혀서 이것을 날줄로 삼고 여기에 자신이 고유하게 통찰한 미래의 씨줄로 엮어서 자신만의 태피스트리를 만들어내는 경험이다. 객관적 세상을 만들어낸 단초가 된 주관적 체험이 대부분 일인칭 몸의 체험이라면 초월적 체험은 일인칭 몸, 일인칭 마음, 일인칭 정신이 정렬되어 만드는 체험이다.

변화가 없는 세상에서는 답이 과거에 의해서 정해진 시대였기 때문에 자신의 경쟁력이란 얼마나 보편적 경험을 통해 더 많은 전문적 지식을 가지고 있는지에 의해 결정되었다. 하지만 지금처럼 변화가 상수이고 이 변화 속에서 모두가 길을 잃을 수 밖에 없는 초뷰카 세상에서 경쟁력은 객관적 전문성을 넘어서 자신이 왜 대체불가능한 존재우위를 가진 사람인지를 소구함을 통해서이다. 지금은 심지어 chat GPT에 의해 전문적 지식이 민주화된 시대이기 때문에 이런 전문적 지식이 왜 자신을 통해 실현되어야 하는지에 대한 존재우위를 소구하지 못한다면 자신이 대체가능한 사람임을 동네방네 떠들고 다니는 자살행위다.

전통적으로 코치는 산파의 역할을 하는 사람이었다. 산파는 아이를 낳은 경험이 많아서 아이낳은 사람들의 간주간적 체험을 객관화시킨 지식을 가진 전문가이다. 이 전문가가 나서서 생애 처음으로 아이를 낳은 주관적 체험의 공포에 시달리는 사람들을 도와준다. 이들이 도와주는 방식은 아이를 낳은 사람이 경험하는 체험이 자신에게만 발생하는 특수한 체험이 아니라 많은 사람들이 경험한 간주간적 객관적 경험이라는 사실을 알려주어 산모를 안심시켜 안전하게 아이를 낳게 도와주는 역할이다.

맨토란 초월적 체험에 대한 가이드이다. 자신만의 태피스트리를 세워 세상의 지평을 자신의 몸과, 마음과 정신으로 넓혀 본 체험을 가진 사람들이 자신의 고유한 존재우위를 위해 씨줄을 마련하기 위해 나선 사람들의 세르파로 나서는 것이 맨토링이다. 맨토는 자신만의 고유한 씨줄을 발견하고 이 씨줄을 이용해서 자신의 고유한 초월적 태피스트리를 직조할 수 있게 도와주는 세르파들이다.

삶이 변화가 없는 고속도로를 달리는 상황이라면 조수석에 앉아 있는 체험과 운전석에 앉아 있는 체험이 구별되지 않는다. 앞만보고 달려야 하는 운전수보다는 조수석에 앉아서 운전을 넘어 밖의 경치도 감상하고 목적지까지 가는 체험이 더 유리하다. 하지만 변화가 상수인 초뷰카시대에 조수석 체험을 고수한다는 것은 치명적 약점이 된다. 언덕이 이어지는 고갯길을 운전하는 사람이나 구불진 비탈길을 운전할 때 조수석에 앉아 있는 사람들은 누구나 구토와 멀미에 대한 체험을 벗어날 수 없다. 이런 상황에서 운전석에 앉은 사람은 구토하거나 멀미하는 법이 없다. 운전자의 일인칭 체험이 구토와 멀미를 초월(Transcendental)하는 비밀인 셈이다.

지금과 같은 초뷰카시대 객관적 경험에만 의존해가며 자신을 삼인칭에 머물게 하는 것은 치명적이다. 자신의 삶에 대해서 작가가 되어 스스로 스토리를 쓰고 이 스토리의 일인칭 운전자로 나서는 사람만 구토와 멀미에서 벗어난다. 자신 삶의 작가가 되고 일인칭 주인공이 되어 삼인칭으로 객관화된 자신을 넘어서는 초월적 체험으로 고유한 삶의 태피스트리를 만들어가는 사람들만 경쟁우위를 넘어 존재우위를 확보한다. 존재우위를 확보한 사람들만 지속가능성을 체험한다.

자신의 몸과 정신과 마음을 통한 존재우위에 대한 체험이 주관적 체험을 넘어선 초뷰카 시대가 요구하는 초월적 체험의 본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