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성일 : 23-07-15 08:12
[N.Learning]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고 이종호 명예회장님
 글쓴이 : Administra…
조회 : 93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고 이종호 명예회장님
미국의 갑부들은 돈은 본인이 살아 있는 동안 사회가 나에게 빌려준 어음이고 이 어음은 죽을 때 사회에 다시 갚아야 하는 것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다. 한국에도 돈은 사회에 갚아야 할 어음이라는 생각을 가지셨던 분이 계시다.
어제 노환으로 작고하신 JW그룹의 고 이종호 명예회장이 그런 분 중 한 분이다. 재 작년 어느 봄날 기업의 진성리더를 발굴하는 프로그램의 일환으로 이종호 회장님과 대담을 나누던 중 돈에 대해 다음과 같은 말씀을 들려주셨다.
"나는 회사가 이렇게 커졌어도 개인 생활은 회사에서 주는 월급만 가지고 생활해왔습니다. 회사의 주식 가치가 커져 내 지분을 팔아서 돈을 물처럼 쓸 수도 있지만 그렇게 할 수 없었어요. 이 돈은 사회에 돌려주어야 할 어음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이경하 회장에게 회사를 맡기고 경영일선에서 물러난 후 내가 키워온 지분을 찾아서 재단을 설립했습니다. 지금도 생활은 재단 이사장으로 받는 월급의 범위를 벗어난 적이 없었습니다. 나는 돈자체를 혐오하지는 않지만 돈에는 독이 숨겨져 있다고 생각합니다. 이 독에 감염된 사람을 돈독이 올랐다고 말하지 않나요. 결국 돈에 숨겨진 독을 해독하는 유일한 방법은 자신의 땀 밖에 없다고 생각합니다. 내가 내 땀으로 해독한 돈은 결국 월급이어서 평생 월급의 범위에서 사치 부리지 않고 살았습니다. 돈 독이 올라 회사 돈을 욕심껏 취했다면 결국 돈 때문에 문제가 생겼겠지요."
JW 그룹은 제약구세 한다는 사명으로 수액을 최초로 국산화 하여 보급했던 이기석 사장이 설립한 회사이다. 아들인 고 이종호 명예회장이 회사를 지금과 같이 키웠고 지금 경영은 아들인 이경하 회장이 맡고 있다. JW 그룹은 순전히 가족승계를 통해 커온 회사임에도 어떤 중견기업이나 어떤 제약회사보다 CEO 리스크가 없기로 유명하다. 돈 뿐만 아니라 경영전반에 설립자와 이종호 명예회장의 도덕적 원칙이 살아 있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다.
이종호 명예회장의 가르침대로 도덕적 원칙이 살아 있는 조직에서 성공하기 위해서는 열심히 노력해서 자기 자신의 실력을 쌓아 인정 받는 땀의 원칙 (Equity of Sweat) 말고는 다른 방법이 있을 수 없다. 이것이 바로 모든 사람을 꾸준히 노력하게 하고 공정한 경쟁을 가능하게 하여 이것을 통해 조직과 조직성원 모두가 일류로 건강하게 성장하게 되는 것이다. 시간이 걸리지만 더 큰 실력을 차근차근 쌓게 하는 쪽으로 구성원들을 몰입하게 하는 신성한 힘이 바로 도덕적 원칙이다.
고 이중호 명예회장께서는 JW 중외그룹을 통해 대한민국 K신약과 K제약의 뿌리를 내리게 만드는데 크게 기여했다. 이기석 사장은 각종 만병통치약이라는 이름이 붙은 비타민제나 가짜 약이 아닌 사람을 치료할 수 있는 "약다운 약만 만든다"라는 기업의 존재목적을 세웠다. 이 존재목적에 따라 JW 중외제약은 우리나라에서 가장 많은 치료제 중심 의약품과 치료제를 주사할 수 있게 만드는 세계 최고 품질의 수액을 만들고 있다.
2013년에는 세계 3대 수액전문회사 박스터와 3 체임버 영양수액 신 제품에 대한 독점 라이선스 아웃 및 공급계약을 체결함으로 명실공히 세계 최고의 수액회사이자 치료제 전문기업으로 성장했다. 이기석 사장의 철학과 사명으로 대한민국 한강수로 만든 수액이 세계 시민들의 혈액 속에 공급되고 있는 셈이다. BTS가 세계 젊은이들의 문화 속에 한류를 흐르게 했다면 JW 그룹은 한강수로 세계시민의 혈류를 흐르게 만든 회사이다.
작년 가을 어느 즈음에 마지막으로 뵈었을 때까지만 해도 90이 넘은 연세가 무색할 정도로 탁월한 기억력과 체력을 가지셨다고 생각했는데 누구도 세월의 무게를 비켜갈 수는 없어보인다. 아마도 편안하게 노환으로 자연사하신 것으로 보인다.
만나뵙는 동안 많은 이야기를 들려주셨는데 모든 이야기에는 중심 플롯이 있다. 어떤 어려운 상황에서도 정직함을 포기하지 않은 것, 김포에서 상경한 시골 촌놈으로써의 겸손과 도전, 아픈 환자들과 소시민에 대한 절대적 환대가 중심 줄거리다. 만나면 항상 점심 식사로 환대해주시는데 한번도 고급식당에서 대접받아 본 기억이 없다. 가격은 절대적으로 싸지만 동네 숨겨진 맛집만 골라서 식사로 환대해주셨다.
항상 구두쇠 비슷하게 행동하셨지만 내가 항상 에코백을 들고 다니시는 것을 보고 측은하다는 생각이 들으셨는지 어느 날은 조용히 부르시더니 좋은 가방을 선물해주셨다.
제약업계의 큰 어른이 운명하셨다.
고인의 명복을 위해 기도드립니다.
2023년 5월 1일
윤정구
PS: 제약업계의 진성리더 탐구: JW그룹 창업자 성천 이기석 리더십, 《리더십연구 10권 3호》 2019: 59-93.
http://nlearners.org/gnuboard4/bbs/board.php?bo_table=nlearning&wr_id=2212&sca=&sfl=wr_content&stx=%C0%CC%B1%E2%BC%AE+%BB%E7%C0%E5&sop=an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