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쿠시마 #오염수 #ESG

#시민국가 #시찰단

일본 후쿠시마의 오염수 방류 결정은 국가가 나서서 간신히 불붙기 시작한 환경, 사회 및 거버넌스(ESG) 살리기 운동을 부인하고 있는 셈이다. 인류는 바다를 통해서 연결되어 있고 바다의 오염은 인류의 오염이다. 인류의 오염에 국가가 앞장 서고 있다. 그렇지 않아도 온난화로 상처받고 고통스러워하는 지구에 다시 오염수로 침을 뱉는 꼴이다.

국가가 나서서 바다를 오염시키고 ESG를 부정하는 것은 공동운명체로 묻여 있는 국제 사회의 신뢰잔고에 부도를 선언한 사건이다.

더욱 우스운 일은 국가가 나서서 자연환경파괴를 자행하는데 대한민국이 여기에 들러리까지 서고 있다. 마치 일본이 꼴뚜기로 뛰니 대한민국이 망둥이가 되어 같이 뛰고 있는 셈이다.

일본은 국제사회의 대표적 민폐국가다. 이차 세계대전으로 국제 사회에 준 큰 사회적 고통이 치유되기도 전에 이번에는 국가가 다시 나서서 바다를 피폭시켜 자연에 큰 상처를 남기려하고 있다. 바다는 모든 생명이 잉태되는 어머니의 자궁과 같은 상징적 의미를 지닌 곳이다. 이곳을 국가가 나서서 공개적으로 오염시키겠다는 것이다.

오염수는 2011년 후쿠시마 원자력 발전소 사고로 생성되었고 이후 발전소에 보관되고 있었는데 이번에 방출하겠다는 것이다. 자국 내에서 생활용수로 쓰던지 고체화하여 폐기하던지 다른 대안들이 존재함에도 단지 비용이 많이 든다는 이유로 값싸고 쉬운 방식인 해양 방류를 택한 것이다.

오염수가 암에 미치는 영향은 지금 나타나는 수준의 과학적 지표로는 당연히 예측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다. 단기 과학적 데이터로는 추적이 불가능해도 어떤 방식으로든 암인자가 인체에 유입되는 것을 막을 방법은 없다. 미세한 암 인자가 생선과 해산물에 누적되어 암으로 발아될 때까지는 10년이 넘는 세월이 걸리겠지만 미세한 암 인자라도 인자로 인체에 유입되고 있는 사실을 부인할 수 없다. 지금 당장 일어날 일이 아니라고 손놓고 있을 문제가 아니다.

오염수 방류는 장기적으로 인간에게 미치는 부정적 측면을 넘어서 인류의 심리적 정서적 안녕도 침해한다. 사람들은 태평양에서 나온 모든 생선은 실제로 현재의 방사선 수치와 상관없이 잠재적으로 오염되었다고 생각할 것이다. 태평양에서 산출되는 모든 해산물의 가치는 다 감가 상각될 것이다. 하루의 생존이 문제인 가난하고 배고푼 사람을 제외하고는 건강을 생각하는 일반 사람들이 잠재적으로 오염된 생선을 찾아서 먹을 이유가 없다.

혹자는 광우병 괴담과 같은 수준이라고 주장하는데 광우병 사건이 결국은 광우병에 대한 국민의식을 높혔고 문제의 소지를 사전에 차단했다.

일본 후쿠시마의 오염수 방류는 막 불이 붙고 있는 환경, 사회 및 거버넌스(ESG) 운동에 국가가 나서서 찬물을 끼얹고 있는 형국이다. 설상가상으로 국가가 앞장선 이런 바다 공유지의 비극을 이웃 나라도 나서서 편들고 있다. 원전에 대한 안전성이 입증되어야 대한민국이 낙후된 원전을 외국에 팔아 먹을 수 있는지 모르지만 이런 이유 때문에 일본을 편드는 것이라면 진정성 없는 꼼수다. 이런 속보이는 장사꾼의 논리 때문에 오염수 방류에 이어서 우리가 일본 수산물을 수입해 먹어야 되는가? 국민의 생명을 담보로 원전 장사를 하겠다는 이야기인가? 경제적으로도 논리가 성립하지 않는다. 왜 자국민의 우려까지 불식해가며 국제 사회도 우려하는 일에 국가가 나서서 편을 들어야 하는지 숨은 이유를 도저히 이해할 수 없다.

일본은 더 이상 윤리성을 추구하는 시민국가가 아니다. 시민국가라면 자신들의 행위가 자연환경에 상처를 주었는지, 주변국에 어떤 부정적 영향을 주었는지, 자국민에게는 어떤 침해를 미칠 것인지에 대한 부정적 외재성을 성찰해야 한다. 명백히 보이는 부정적 외재성이 있음에도 그렇게 행동한다는 것은 비윤리적인 것이다. 성찰한 결과가 부정성이 있다면 선제적으로 하지 말아야 한다.

국제사회도 나서야 한다. BlackRock과 UN PRI (Principles for Responsible Investment)가 지금까지 ESG 운동에 보였던 지지와 관심이 진심이라면 일본기업에 대한 투자를 전면적으로 중단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