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사람이 노를 젓는다.

한 척의 배를.

한 사람은

별을 알고

한 사람은

폭풍을 안다.

한 사람은 별을 통과해

배를 안내하고

한 사람은 폭풍을 통과해

배를 안내한다.

마침내 끝에 이르렀을 때

기억 속 바다는

언제나 파란색이리라.

위 시는 라이너 쿤체의 <두 사람>이라는 시다.

시인은 별을 보고 방향을 찾아 내는 사람과 풍랑 속에서 노를 젖는 근력을 가진 사람, 두 사람이 분리되어 있는 것처럼 표현했지만 읽고 또 읽으면 이 둘은 같은 배를 움직이는 온전한 한 사람이다. 라이너 쿤체에게 파란색은 시적 낭만이 살아 있는 청춘을 의미한다.

별을 보고 방향을 찾는 사람은 존재우위의 삶의 정체성을 풍랑 속에서도 유연하게 노를 젓는 사람은 경쟁우위 삶의 정체성을 의미한다. 결국 지속가능성이 있다는 것은 경쟁우위를 날줄로 존재우위를 씨줄로 고유한 태피스트리로 직조해 자신만의 맥락이 있는 내러티브를 가진 주인공의 삶을 산다는 것을 뜻한다.

아무리 뛰어난 사공이 많은 배라도 별을 보는 사람이 없다면 배는 산으로 간다. 별을 보는 사람이 방향만 제대로 알려 줄 수 있다면 사공은 많을수록 좋다. 힘이 빠지면 다른 사람이 노를 대신 젓고 속력이 필요하면 같이 노를 저으면 된다. 이들은 배 속에서 하나였다.

십자가는 푸릇푸릇한 생명이 삶의 씨줄과 날줄의 직조를 통해 탄생함을 상징한다. 긍휼과 공의가 직조되고, 음과 양이, 질서와 변화, 좌와 우, 여성과 남성이 직조되어 생명이 탄생하고 지속가능한 삶이 공진화했음을 상징한다.

결국 별을 보는 사람과 풍랑을 헤치며 나아가는 사람은 하나였다. 전문화한다는 명목으로 하나였던 생명의 직조를 풀어헤쳤다. 우리는 삶을 난도질해 디커풀링 시킨 원죄를 지게 되었다. 십자가를 질머지고도 자신이 왜 십자가를 지고 고통의 언덕을 오르는지를 이해하는 사람은 많지 않다.

디커풀링 되어 죽어 있는 씨줄과 날줄을 다시 직조해 온전한 삶을 복원하는 것이 우리에게 남겨진 책무다.

안도 타댜오에게도 파란 사과는 생명이 살아 있는 청춘을 의미한다. 라이너 쿤체에게 파랑은 젊은 시인의 낭만이었다. 직조의 십자가를 질머진 안도 타다오와 라이너 쿤체는 두 사람이 아니었다.

진리 속에서 우리는 언제나 온전한 하나다. 하나는 단일성의 숫자를 의미하기도 하지만 더 큰 진리 속에 하나됨이라는 더 큰 하늘을 품었음을 의미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