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무성(Accountability)이란 어떤 발생한 일에 대해서 상식적인 수준에서 설명이 가능한 상태를 의미한다. 상식적으로도 설명이 불가능해서 그 사건이 왜 발생했는지를 이해하지 못하면 그것을 기반으로 한 다른 파생적 행위를 할 수 있는 근거가 사라진다. 대부분의 프로젝트가 더 이상 진행되지 못하고 지지부진해져 결국은 무산되는 이유는 리더가 어떤 사건에 대해 책무성을 잃었기 때문이다.

설명이 상식적으로 타당하면 더 이상의 문제가 제기되지 않는다. 하지만 일반인을 넘어 리더라고 한다면 상식적 수준을 넘어서 진정성 있는 설명을 제공할 것이 요구된다.

어떤 설명에 상식을 넘어 진정성이 있다는 것은 장본인 자신에게 할 법한 설명과 그 사건에 영향을 받는 외부인에게 설명할 때의 설명이 같다고 느끼는지의 문제다. 제 삼자가 들어도 같다고 느끼는 지가 설명의 진정성이다.

리더는 자신이 주체가 되어 일으킨 어떤 사건이 구성원에게 부정적 영향을 주게 될 때 설명을 요구당한다. 이 사건을 일으킨 리더가 자신의 이득을 챙기거나 어떤 속내를 숨겨가며 사건을 일으켰을 때 자신의 숨은 속내를 숨겨가면서 설명한다. 설명이 꼬이기 시작하고 새로운 사실이 밝혀짐에 따라 이전의 설명은 점점 설득력을 잃게 된다. 리더가 자신이 설명하는 설명이 구성원에게 상식적 의혹도 풀어주지 못하고 더 큰 의혹만을 불러 일으키고 있다면 구성원은 이 리더가 주체로 나서서 하는 모든 프로젝트에서 마음을 뗀다. 신뢰를 잃은 리더로 전락한다.

자신에게 하는 설명과 영향을 받는 외부인에게 하는 설명이 일관성이 있을 때 리더는 진정성을 획득하고, 진정성은 신뢰잔고를 생산하는 근원이 된다.

책무(Accountability)와 달리 책임(Responsibility)이라는 것은 설명이 끝난 어떤 행동의 부정적 결과에 대해서 주체인 리더가 나서서 책임을 지는 것을 의미한다. 리더가 어떤 사건의 부정적 결과에 대해 책임을 지지 않을 때 신뢰를 잃은 것은 너무나 당연한 일이지만 리더는 설명을 요구당했을 때 설명불가능한 상태에 머무는 책무성의 부재 때문에 더 많은 신뢰를 상실한다.

일말의 진정성이 있는 리더라면 자신의 실수와 숨겼던 속셈을 자복하고 미래에는 이런 실수가 일어나지 않게 하기 위해 어떻게 할 것인지를 선제적으로 약속하고 이 약속을 지키기 위해 자신의 자리가 아니라 자신의 목숨과 명예를 건다. 리더가 자신이 땀흘려 획득하지도 않은 자리를 거는 행위는 책무성을 감추기 위한 전형적 연기다.

최근 양평 고속도로와 관련해 원희룡 장관의 설명을 보면 새로운 사실이 밝혀질 때마다 설명이 바뀐다. 자신에게 설명하는 설명과 외부인에게 설명하는 설명이 다르기 때문에 생긴 현상이다. 또한 고속도로 건설 무산의 책임도 남에게 전가 시키고 있다. 원희룡 장관은 리더로서의 책무성도 잃었고 책임도 지지 않는 가장 나쁜 리더십의 선례를 남겼다. 스스로 장관직을 걸기 이전에 이미 국민들 마음 속에 해고되었다. 이번 사건으로 원장관은 식물장관으로 전락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