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성일 : 23-07-15 09:01
[N.Learning] 초격차 전략 다시 생각해보기 대한민국의 미래
 글쓴이 : Administra…
조회 : 423  

초격차 전략 다시 생각해보기
대한민국의 미래
오늘자 조선 비즈에 심지어 조선일보 조차도 삼성의 초격차 전략을 맹비난하는 기사를 일면 톱 기사로 게재했다.
이재용 회장이 삼성전자의 선장으로 취임한지 1년 동안 실적은 지지부진해지고 특히 AI 시장을 선도할 수 있는 고대역폭 차세대 메모리에서 혁신을 놓쳤다고 비난하고 있다. 기사에서 조선일보는 이재용 회장을 리더가 아닌 관리자로 격하하고 삼성전자를 "전자"가 아니라 낡은 삼성 "전차"라고 폄하하고 있다.
조선일보가 지금 이 시점에 이런 기사를 내는 의도가 심히 의심스럽다. 삼성전자가 조선일보에 광고폭탄을 투하하면 태도는 달라지겠지만 이런 논지는 본인이 오래전부터 지속적으로 삼성의 초격차전략은 변화와 위기가 상수인 초뷰카시대(Hyper Vuca Era)에 초일류기업의 선도 전략으로는시대착오적이라는 비판을 해왔는데 늦었지만 심지어는 삼성전자의 마지막 보루인 조선일보조차도 내 논지에 일정 부분 동조하는 것 같아서 반가웠다.
한국인들만큼 다른 사람들과 격차를 벌리는 초격차 전략에 열광하는 민족은 찾아보기 힘들다. 왜 그럴까?
한국은 선진국이 검증해 놓은 모형을 답으로 알고 이를 따라잡으면서 성장한 나라이다. 이런 후발국의 이점은 선진국들이 치룬 실험과 실패 비용을 치루지 않고 성공한 점만을 골라서 배울 수 있다는 점이다. 앞을 이끄는 선두가 있을 때는 최고로 안전한 전략이다. 한국의 기업에서 한때 벤치마킹 전략이 최고의 전략으로 통용되던 시대가 이 시대를 상징한다.
한국이 경제적으로 앞서가는 형국이 되고 중국 등이 후발로 따라오는 형국이 되자 심각한 불안에 빠졌다. 답이 정해진 미래를 따라 잡을 때 오는 성공의 효율성의 중독에서 벗어나지 못했는데 한국이 답이 없는 미래를 향해서 달아나야 하는 형국이기 때문이다. 이전과는 달리 실패에 대한 학습비용도 대한민국이 고스란히 다 지불해야 한다. 결국 생각해낸 고육지책이 상대가 따라 오는 것을 포기할 수 있을 정도로 멀리 초격차를 내고 달아나는 것이다. 이유는 초격차를 통해 찾아낸 새로운 미래가 아니라 단지 벌어진 초격차만이 심리적 안정감을 가져다 주기 때문이다.
홉스테드의 연구를 거론하지 않더라도 대한민국은 위험에 대한 회피성향이 유난히 큰 나라이다. 역으로 한국사람들만큼 심리적 안전감을 중시하는 나라는 없다.
외국인들도 다 아는 한국인들의 <빨리 빨리>도 따지고 보면 다 위험을 회피하고 안전한 지대로 누구보다 빨리 진입하려는 결사적 시도에서 기원했다. 한국인들은 버스가 오면 정차하기도 전에 먼저 타기 위해서 달려간다. 빨리 빨리 전략을 동원해서 남들보다 먼저 버스에 오르지 못한다면 최소한 버스를 타지 못한다고 생각하거나 최소한 안정적으로 좌석을 확보하지 못할 것이라는 불안 때문이다. 남들보다 빨리 1등이 되거나 2등이 되어야 최소한 안정적으로 살아남을 수 있다는 심리적 불안감과 위험 회피 성향이 일상에서 초격차를 향한 경쟁심리를 부축여왔다. 한국 교육을 붕괴시킨 선행학습도 따지고 보면 이런 남들보다 앞서서 빨리 빨리 안전한 자리를 확보하려는 부모의 초격차 심리가 작동된 것이다.
최근 이런 한국인들의 위험 회피 성향 때문에 초격차 현상이 들끓었던 곳이 부동산 시장이다. 한국인에게 집만큼 안전한 삶을 보장해주는 장치는 없다. 기성세대는 안정적인 직장을 얻어서 저축을 하면 집을 소유할 수 있었고 일단 집을 소유하면 전세를 전전해야 하는 불안한 노마드 삶에서 벗어날 수 있었다. 집은 한국인들에게 위험을 회피하고 안정을 추구할 수 있는 퀘렌시아였다. 한국인들은 집을 소유함에 의해서 재정적 초격차를 통해 미래에 안착했다고 믿는다. 미래에 대한 불안에 누구보다 더 큰 시달림을 받는 연예인들이 돈을 벌면 제일 먼저 하는 일이 집을 마련하는 것을 넘어 건물주가 되는 일이다. 건물주가 미래에 대한 불안을 해결하는 문제에서는 구세주보다 더 믿을만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부동산 가격이 하락하자 불안회피 증후군의 불은 동학개미라는 이름까지 붙은 주식과 촉망받던 국회의원까지 끌어들인 가상화폐로 옮겨갔다.
지금 MZ세대가 더 이상 안정지대가 될 수 없는 공무원이나 초등학교 선생님을 포기하고 모두 의대에 올인하는 현상도 대한민국의 위험회피성향과 어떤 방식으로든 누구도 침범할 수 없는 초격차 안정지대 찾아 떠나는 탈 영토화 현상이다.
한국인들의 불안 회피 심리에 불을 지핀 불씨는 더욱 불안해진 미래에서 불어 닥쳤다. 경기가 L자 경기로 꺾기고 디지털 파고는 변화를 상수로 만들었다. 경제불안과 동시에 변화에 살아남아야 하는 이중고가 뉴노멀이 되자 초뷰카 미래에 대한 초극도의 불안은 한국인들의 위험회피 성향에 다시 거대한 들불을 지폈다.
대한민국은 경제적으로는 더 이상 개발도상국이 아니다. 국민들이 하루 아침에 위험 회피성향과 초격차에 대한 로망에서 벗어날 수 없다면 대한민국은 경제적으로는 이미 한 발 들여놓은 선진국에 영원히 마지막 발을 안착시키지 못할 것이다.
정치와 국가가 해야 할 일은 초격차의 노이로제에서 벗어날 수 있게 국민들에게 미래에 대한 심리적 안정지대의 울타리를 만들어주는 일이다. 왜 대한민국이 초격차를 넘어 존재우위가 있는 대체불가능한 국가임을 각성시켜주는 것이 정치가와 국가의 책무다. 국가가 국민들에게 존재우위를 기반으로 미래에 대한 심리적 안정감을 제공할 수 있는 다양한 정책들이 울타리로 제공되지 못한다면 간신히 진입한 경제적 선진국의 지위도 조만간 박탈당할 것이다.
대한민국 사회적 리더와 정치가 해내야 할 전략은 지금까지 구축해 놓은 디지털 기술적 경쟁우위를 날줄로 대한민국이 미래에 대한 답일 수 밖에 없는 이유인 존재우위를 씨줄로 엮어서 대한민국만의 새로운 태피스트리를 만드는 일이다. 대한민국의 리더라면 새로운 태피스트리를 기반으로 국민에게 미래의 비전을 제시하고 스토리텔링할 수 있어야 한다.
초격차 전략은 모든 사람들이 미래의 답은 한 가지 방향으로 정해져 있다고 믿을 때만 작동한다. 초격차 전략을 정한 사람들의 방향을 다른 모든 사람들이 미래의 답이라고 믿고 따라온다는 가정 하에서만 제대로 작동된다. 따라오던 사람들이 답이 다른 곳에 있다고 생각해 방향을 바꾼다면 초격차 전략은 몰락으로 끝을 맺을 수 밖에 없다. 더 큰 위험은 초뷰카시대 미래는 답이 정해져 있지 않다는 사실이다. 답을 정한 사람이 나잡아보라고 따라오는 세상이 아니라 교류를 통해서 답이 정해진다. 세계 시민들의 마음을 울릴 수 있는 미래에 대한 영감이 없는 초격차는 대한민국 사람들의 위험회피 심리를 일시적으로 충족시킬 수 있을지는 몰라도 국가 전체를 위기로 몰아 넣을 수 있는 위험한 전략이다.
더 큰 문제는 많은 사람들이 혼자서 살아 남겠다고 달아나는 초격차를 수단으로 생각하는 것이 아니라 목적으로 생각하고 여기에 올인하는 줄에 서 있다는 사실이다. 자신만 살겠다고 달아나는 것을 목적으로 삼은 사람들에게 마음을 줄 사람은 없다. 이런 초격차 전략의 미래는 악어가 숨어 있는 강을 맹목적으로 건너는 일이다. 초격차의 선두를 따라 강을 건너는 누우 떼에게 우리의 운명을 맡기는 일이다. 생각만 해도 무서운 일이다.
삼성전자의 몰락은 대한민국 미래를 미리가서 본 데자뷰가 될 수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