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의 변화는 우리가 주체가 되어 우리를 중심으로 이뤄지는 것으로 보이지만 사실은 우리를 둘러쌓고 있는 사람들의 지지와 저항으로 주름이 생기고 이 주름이 윗주름이 되거나 아랫주름이 되어 지평을 새롭게 정의하는 과정이다.
운명의
스토리의 단초를 만든 것은 스토리의 주인공인 본인이지만 이 스토리를 집행하는 것은 내 운명과 관련이 있거나 영향을 받는 사람들이 나와 상관 없이 모여 만들어내는 협업을 통해서다. 변화는 협업이 만들어내는 주름현상이다.
뒷담화(Gossip; Insulated Negative Feedback)는 나의 스토리에 대한 부정적 피드백이다. 구성원들이 나에 대한 부정적 피드백을 가지고 있을 경우는 새로운 프로젝트가 생성될 때마다 내가 주체로 나서는 것을 막을 것이다. 결국 내 운명은 내가 없는 상황에서 다른 사람들의 의견에 의해서 결정되는 셈이다. 이런 부정적 뒷담화를 전달 받아서 고치지 못한다면 이들에 의해 아랫 주름을 만들어지고 내가 세상에 존재하는 것에 대한 부정적 외재성이 커져서 이들의 토굴에 갇혀서 결국 사라지게 된다.
임재(Presence)는 뒷담화와는 반대로 존재와 관련된 스토리가 긍정적 외재성을 가지고 다른 사람들 마음에 선한 영향력의 준거적 근거로 심어져 작동하고 있는 상황이다. 존재가 긍정적 외재성을 가지고 선한 영향력의 준거로 주변 사람들의 마음에 뿌리를 내리고 있는 임재의 경우 토굴이 생겨서 매장되는 아랫주름과는 반대로 윗주름을 형성한다. 이런 임재도 주체인 우리가 없는 상황에서 결정되고 집행된다. 이처럼 임재가 행사하는 기적은 우리가 없는 사이에 사람과 사람의 관계를 통해서 찾아온다. 윗주름이 만들어지면 주체는 윗주름이 만든 언덕에 올라가 세상을 볼 수 있는 통찰력을 얻는다. 윗주름을 점하게 되면 다른 장소에서 다른 윗주름을 점하고 있는 다양한 사람들이 찾아와 연결을 시도한다. 초뷰카시대 세상은 윗주름을 점한 사람들에게는 무궁무진한 기회의 땅이다. 이들은 자신의 운명을 주체적이고 주도적으로 개척한다.
아랫주름을 만들어내는 뒷담화나 윗주름을 만들어내는 임재나 모두 우리가 없는 사이에 우리의 운명을 결정하는 동학이다. 이런 동학은 어떤 삶의 스토리를 가지고 있고 존재와 삶에 대해 어떤 약속을 하고 있고 이 약속을 지킬 수 있는지에 대한 주변사람들의 믿음의 강도에 의해서 결정된다.
상당기간 동안 공격적 방어력을 발휘해서 윗주름에 해당하는 언덕을 만들지 못한다면 어느 순간에는 우리를 중심으로 지반이 무너져 내리는 아랫주름인 토굴현상을 먼저 경험하게 될지도 모른다. 지금과 같은 변화 속도를 인지하지 못하면 자신도 모르게 순식간에 토굴족으로 전락한다.
최소한 나 몰래 돌아다니는 뒷담화가 아랫주름을 형성하는 것을 막을 수 있게 부정적 피드백이 전달되는 통로를 확보하고 부정적 피드백을 반영해 토굴에 갇히지 않는 것이 필수적이다. 부정적 피드백이 전달되는 통로를 확보하는 것이 토굴의 비상구이자 위급한 상황에서 기도를 확보한 후 산소를 공급받기 위한 인공호흡기인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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