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의 뇌는 파충류의 뇌에서 시작해서 전전두엽을 진화시킨 것으로 알려져 있다. 파충류 뇌의 가장 중요한 부분이 아몬드 모양을 가진 편도체(Amygdala)다. 편도체는 생존과 관련한 감정을 통제한다. 편도체의 기본적 모드는 자기보다 강한 대상이 접근하면 공포를 생성해 도망(Flight)가는 양태를 취하고, 자기보다 약한 대상이 나타나면 아드레날린을 생성해 싸워 이겨(Fight) 잡아 먹는 모드를 취한다. 생존에 집중해 싸우거나 도망치는 전략(Flight-Fight Strategy)은 파충류 뇌인 편도체가 생성한 전략이다.

인간의 뇌에 해당하는 전전두엽은 파충류 뇌의 본질인 동물적 반응을 제어하는 역할을 수행한다. 최근 편도체와 전전두엽의 연결성에 관한 연구를 보면 어렸을 때는 주로 편도체가 활성화되고 청소년기에는 전전두엽과 편도체가 힘겨루기로 서로 충돌하고, 성인이 되면 편도체는 전전두엽이 통제 하에 들어간다. 어렸을 때는 전전두엽이 발달하지 못해 파충류 뇌인 편도체가 생존모드를 장악하고 문제가 되는 청소년기는 편도체가 이기기도 하고 전전두엽이 이기기도 하는 무정부 상태가 발생한다. 사춘기의 청소년들의 행동을 제어할 수 없는 것이 편도체가 과도하게 활성화되는 것을 전전두엽이 충분히 제어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인간은 오래전에 자연환경에서 벗어나 사회문화적 환경에 적응하고 살고 있다. 남들과 같이 살아야 하는 사회 문화적 환경에서 원시시대 동물과 경쟁하던 자연환경에서 생존의 문제를 해결해주었던 편도체가 과도하게 활성화 되는 것을 제어하지 못하면 큰 문제를 야기할 수 있다. 전전두엽이 발전되지 못하고 편도체가 과도하게 활성화된 사춘기의 파충류 뇌를 사람들은 사회 문화적 환경과 자연환경을 다르지 않다고 가정한다. 이들 파충류 뇌를 가진 사람들은 동물과 경쟁하던 시절의 약육강식의 전략을 시도 때오 없이 과도하게 사용한다.

전전두엽이 발달하지 못하고 편도체가 과도하게 활성화되면 세상은 생존의 문제가 가장 중요하기 때문에 자신에게 "나가서 싸우라"고 주문한다. 어디서 많이 듣던 소리일 것이다. 자신보다 강한 사람이 나타나면 편도체는 도망가라고 명하지만 사회문화적 환경에서 도망은 비현실적 전략이고 "내노남불"로 강한 상대와 자신을 절연시키라고 명한다. 내노남불을 과도하게 쓰는 정치인들은 "도망가라"는 모드를 현시대에 맞게 번역해서 전략으로 사용하고 있는 셈이다.

전전두엽(PFC) 중 특히 배측(vPFC)과 중간(mPFC) 전전두엽이 편도체를 통제하는 기능을 담당한다. 전전두엽이 통제 근력이 충분이 만들어졌을 때 생성되는 최고의 감정이 긍휼감(Compassion)이다. 긍휼감이란 파충류 뇌를 벗어난 인간만이 고유하게 경험할 수 있는 최고의 윤리적 감정이다. 긍휼감은 전전두엽이 편도체를 제대로 길들이고 훈련시켜 삶을 최적화 시켰을 때 만들어지는 감정이다. 긍휼감은 남들도 세상의 문제를 제대로 해결하지 못해 자신과 같은 아픔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이해하고 이 고통의 문제를 같이 손잡고 해결하려는 행동 성향의 정서다.

성인이 되었음에도 아직도 청소년기를 벗어나지 편도체가 장악하는 파충류의 뇌를 가진 사람들도 있다. 전전두엽을 충분히 발달시키지 못해 파충류의 뇌인 편도체가 과도하게 활성화되면 어른이라도 청소년기의 유아적 행동을 벗어나지 못한다. 목숨을 걸고 단식투쟁하는 사람을 잡범에 비유하는 것도 아직도 편도체에 의해서 장악된 청소년기 뇌를 벗어나지 못한 사람만이 보일 수 있는 말과 행동이다. 목숨이라는 것은 자신이 상상할 수 있는 가장 극한의 고통스러운 상태를 직면하는 행동이다. 잡범이 파충류 뇌이자 편도체의 명령인 생존을 넘어서 자신의 목숨을 거는 일은 상상할 수도 없다. 전전두엽이 작동하지 않고 편도체 수준에서 내린 자기 추론으로 세상을 과도하게 일반화하고 있는 셈이다. 이런 이야기를 공공의 매체로 흘려보낼 정도로 편도체가 만용을 부리는 사춘기 뇌를 벗어나지 못한 사람이 한나라의 장관 자리에 앉아 있다. 국회에 나와서 답변하는 모습은 말 그대로 사춘기 소년이 부모에게 꼬박꼬박 말대꾸해가며 싸우는 그 모습이다.

정치가들을 보면 전전두엽에 손상을 입은 사람이 아닌가 의심날 정도의 여전히 청소년 사춘기 파충류 뇌를 구사하는 사람들이 많다. 유독 정치가들 중에는 리더로서의 일말의 긍휼감도 찾아 볼 수 없는 사람들이 많다. 긍휼감이 떨어지면 모든 대상을 자기편과 적으로 편을 가르고 이 편에 해당하는 카르텔을 동원해 파충류 뇌가 시키는 대로 생존전략을 짜는데 올인한다. 편을 갈라가며 싸움을 부추기는 사람이 파충류 뇌의 범인이다. 유전자 복권으로 운좋게 머리 좋은 부모 밑에 태어나서 부모가 물려준 머리로 시험 잘 치르면 모든 사회적 직위와 리더의 직위를 오직 시험 성적에 따라 나눠준 한국 사회의 참극이다.

뇌과학적으로 전전두엽이 편도체를 통제하고 정서를 조율할 수 있는 리더십의 표상은 긍휼감이 넘치는 사람이다. 우리 사회 리더십의 문제는 머리가 좋고 능력이 있어 보인다는 이유 하나 만으로 긍휼감은 찾아볼 수 없는 파충류의 뇌를 가진 리더를 사회의 다양한 요직에 세운 것이 문제다. 대한민국의 모든 제도는 오랫동안 파충류 뇌를 가진 사람을 보상하는 쪽으로 정렬되어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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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s: 아래 장표는 어린이, 청소년, 어른의 전전두엽과 편도체간의 연결관계를 스케닝한 그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