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하면 로맨스고 남이 하면 불륜으로 해석하는 것은 남과 나 사이에 경쟁이 심해져 관계에 깊은 계곡이 생길 때 발생하는 비대칭 귀인오류이다. 이런 비대칭 귀인은 사랑하면 단점도 장점으로 보이고 사랑하지 않으면 단점이 더 도드라진 단점으로 보이는 현상 때문에 생긴다.

이런 귀인오류는 두 집단이 내집단과 외집단으로 나뉘어서 경쟁할 때도 생긴다. 두 집단 모두 장점과 단점을 공통적으로 가지고 있어도 사랑하는 내집단을 설명할 때는 장점을 중심으로 설명하고 사랑하지 않는 외집단을 설명할 때는 장점은 일부러 무시하고 단점을 부각시켜서 설명한다. 결국 외집단에 대한 사랑의 부재가 비대칭 귀인의 원인이다. 왜곡된 사랑이 내집단의 행동은 모두 로맨스고 외집단의 행동은 모두 불륜으로 만든다. 이런 비대칭 귀인은 내집단과 외집단이 치열하게 경쟁하고 갈등하는 경우에 더 심각한 수준으로 발전한다. 자신이 속한 집단의 지위를 고양해 외집단에 대해 경쟁우위를 유지하고 이 경쟁우위를 기반으로 외집단을 장악하기 위함이다.

아래 첨부된 논문도 논증하고 있듯이 이와 같은 비대칭 귀인오류는 팔레스타인과 이스라엘, 미국의 공화당과 민주당 등등 집단갈등에서 첨예하게 나타난다. 대한민국에서도 민주당과 국힘당은 정도의 차이는 있어도 서로 내로남불 수준에서는 우열을 가릴 수 없다.

경쟁을 하다 보면 특히 집단을 대표해서 경쟁을 하다 보면 경쟁심이 불이 붙어 상대에 대해 남아 있던 일말의 애증과 사랑도 모두 고갈된다. 경쟁에서 이기는 것이 중요한데 상대에 대해 사랑하는지 않는 지를 묻는 것은 논리적으로도 모순이라고 믿는다.

집단간 경쟁이 심화되면 사랑도 고갈될 뿐 아니라 둘이 더 큰 범주인 같은 대한민국에 속해 있다는 것도 잊는다. 같은 대한한국 국민이어도 민주당과 국힘당은 서로를 북한의 김정은보다 더 미워하는 수준에 도달한다. 김정은과 편을 먹고라도 상대를 이길 수 있다는 생각이 들면 이런 음모 때문에 국가가 망하던 말던 이런 음모에도 가담할 수 있을 정도가 된다. 실제 대한민국에서도 지금까지 선거 때마다 있었던 일이다.

이런 문제는 어떻게 해결할 수 있을까?

개인 간에는 실제로 상대를 사랑하지 않는다면 피드백과 싸움을 자제하는 것이 낫다. 상대에 대해 진정으로 사랑하는 마음이 있다면 먼저 사랑을 표하고 사랑하는 마음이 연결되었다는 전제 하에 자신이 본 장점과 단점을 균형되게 전달해주는 노력이 필요하다.

내집단 외집단 사이에 비대칭 귀인이 벌어졌을 경우는 이 두 집단을 더 높은 수준에서 아우르는 집단의 운명과 존재목적을 살려내야 한다. 더 큰 운명을 공유한 집단의 경계를 살려내 내집단 외집단 간의 경계를 누그러트릴 수 있는 비전과 사명을 제시하는 리더가 등장해야 한다. 제대로 된 리더에 의해 국가의 미래 운명과 공유된 존재목적이 부활하면 서로는 적이 아니라 같은 범주를 공유한 가족으로 되돌아 온다. 서로가 운명을 공유하는 가족이라는 생각이 살아나면 고갈되었던 사랑하는 감정도 살려낼 수 있다.

대한민국의 정치는 민주당과 국힘당이 운전의 주도권을 챙취하기 위해 싸우는 설국열차가 되었다. 국가가 어떻게 되든 국민이 어떻게 되던 다수당이 되어 상대 당만 이기면 된다는 생각으로 장관들을 차출하고 수준에 미치지 못하는 대리 장관을 앉혀 국정을 마비시키고 있다. 개딸 팬덤 정치를 벗어나지 못하는 민주당의 행태도 크게 다르지 않다. 이기는 것에 눈이 멀어 국가와 국민이 어떤 고통을 당하던 고통이 눈이 들어오지 않는 것으로 보인다.

이들의 정쟁으로 국가는 이미 오래 전에 사라졌지만 그나마 남아 있던 국가의 울타리도 모두 사라질 것이다. 정치가들이 정쟁에 미쳐 날뛰는 동안 인간 존엄성의 마지막 보루인 사랑도 고갈되었다. 이들에게 대한민국의 정치를 맡긴다면 대한민국의 미래는 파국으로 치닫는 설국열차다. 어느 당이 승리해도 승자의 저주(Winner's Curse)는 고스란히 국가와 국민이 감당할 것이다. 국가와 국민은 큰 상처를 경험할 것이다. 이런 상처에 대한 책임 공방이 생기면 다시 언제 그랬느냐는 듯 내로남불 비대칭 귀인의 쳇바퀴를 또 다시 돌릴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