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는 개념의 감옥을 벗어난 사람들이 개념화 능력을 통해 차이를 극복한 더 나은 메타 차이를 실현할 때 만들어진다. 사람들이 많이 혼동하고 있는 것이 차이를 인지하지만 차이에 갇혀 사는 개념 능력과 차이를 극복해 메타 차이(초차이)를 만드는 개념화 능력에 대한 구별이다. 미래는 개념이 만들어낸 차이를 극복해 더 높은 곳에 지금보다 더 평평한 공의의 운동장이라는 더 생산적 차이를 만들어 내는 개념화 능력을 가진 사람들이 만든다.

어린 왕자에 보면 여우가 개념능력과 다른 개념화 능력을 다음처럼 설명한다.

여우: 안녕

왕자: 넌 누구냐? 예쁘게 생겼네.

여우: 난 여우야.

왕자: 나하고 놀자. 난 심심해.

여우: 너하고 놀 수 없어. 난 길들여지지 않았어.

왕자: 길들여지는 게 뭐니?

여우: 관계를 맺는다는 뜻이지.

왕자: 관계를 맺는다?

여우: 너는 나에게 몇 천만 다른 아이와 같은 아이야. 그래서 내겐 네가 필요 없어. 또 너도 내가 필요하지 않고. 나는 너에게 다른 여우와 똑 같은 여우니까. 네가 나를 길들이면 우리는 서로가 필요할 거야. 너는 내게 이 세상에서 하나밖에 없는 아이가 될거고. 나도 너에게 세상에서 하나밖에 없는 여우가 될거야.

여우와 어린 왕자의 대화에도 함축하고 있듯이 개념능력이란 대상에 대해 사람들이 어떻게 정의했는지를 이해하고 이 도식에 맞춰 행동하는 것을 의미한다.

개념능력이라는 것은 사람들이 세상을 공통적으로 어떻게 보고 있는지를 잘 이해하고 이에 맞춘 삶을 살아가는 것을 의미한다. 개념을 만들기 위해서는 실제를 구성하는 것 중 개념에 도움이 되는 중요한 공통적 요소를 표집하고 나머지를 버리는 작업이다. 공통적 요소에 표함되지 않은 요소는 폐기되고 없는 현실 취급 당한다. 문제는 이런 개념적 도식은 개념에 잡힌 요소를 중심으로 한 고정관념을 만들어내고 이 도식에 포함되지 새로운 현상은 무시되고 없어져야 할 대상으로 취급된다. 개념에서 벗어나는 행동은 상식적이지 않은 행동으로 손과 발이 잘려나간다. 개념은 세상에 새롭게 드러나는 차이를 억압하고 압제하고 사람들을 이 개념이라는 고정관념과 편견의 감옥에 가둔다.

개념의 특징은 범주화이다. 어떤 알려지지 않은 대상에 대해 집단을 만들어 토의를 시키면 모든 집단에서 이 대상의 한 쪽 면 만을 부각해서 강조해서 싸우는 양극화 현상이 발현된다. 결국 이 대상은 집단 내에서 이원론적 개념으로 정리된다. 정치에 대해서 집단에게 이야기를 나누라고 판을 깔아주면 진보와 보수로 양분되는 것과 마찬가지 현상이다. 정치를 이해하기 위해 만든 진보와 보수지만 일단 개념으로 만들어지면 사람들은 이 개념이 실제와 같다 착각을 하고 이 개념 속에 갇히는 현상이 생긴다. 좌든 우든 자신을 한쪽에 분류해 놓고 상대를 개념이 없는 사람으로 규정하고 판단한다. 개념능력을 너무 신봉하다보면 진영논리의 감옥에 갇힌다.

개념화 능력은 여우가 이야기하는 관계로 길들이는 능력이다. 관계로 길들이는 능력의 최고봉은 이원론적으로 나눠 놓은 개념을 양극단으로 세워서 잣대를 마련하는 것이 아니라 둘을 독립적인 축으로 세우고 교차시켜 이 둘이 높은 지점에서 만나는 공간을 찾아내는 능력을 의미한다. 좌와 우가 교차하고 이 둘이 다 높은 지점의 공간을 찾아내 상상적 도식을 마련하고 이 도식에 근거한 새로운 운동장을 새로운 개념으로 정의해내는 능력이 개념화 능력이다.

이원론적으로 양분된 개념에 갇혀 사는 행동이 개념 능력이고 이 이원론을 교차시켜 더 높은 지점을 찾아내 이곳에 더 평평한 운동장을 상상해내고 사람들이 이 지점에 도식에 대한 새로운 개념을 만들어내는 능력이 개념화 능력이다.

위대한 케츠비의 작가 피제랄드는 이런 개념화 능력이 새로운 것을 찾아낼 수 있는 창의성의 본질이라고 표현한다.

"창의성이란 사람들이 이질적이라고 생각해서 배척했던 양극단을 교차연결해서 통합해낼 수 있는 능력이다."

이런 창의적 독창성은 삶의 관계를 통해 새로운 도식이 만들어지는 과정과 일치한다. 여우가 이야기 했듯이 관계와 길들임은 개별독립성(Independence)이나 상호 의존성(Mutual dependence)에서 상호독립적의존성 (Interdependence)을 만들어내는 능력이다. 상호독립적의존성이란 상대의 실체의 독립성과 내 실체의 독립성을 씨줄과 날줄로 엮어서 교차점에서 만들어지는 관계다. 이런 상호독립적의존성이란 서로가 지향하는 더 높은 공동의 존재목적을 깨닫고 이 존재목적을 실현하기 위해 서로의 고유성을 기여하는 협업을 관계를 형성함을 의미한다. 공유된 존재목적을 실현하기 위한 협업 관계를 통해서만 상대와 나는 관계 속에서 서로의 고유성을 보존하고 공유된 목적이 이끄는 새로운 차이를 만들어낼 수 있게 된다.

지금 논란이 되고 있는 여성과 남성 사이의 관계도 마찬가지다. 여성과 남성 사이에는 다양한 N개의 성이 있을 수 있음에도 생물학적 성 이원론자들은 남성과 여성으로 이원화 시켜 여기서 벗어난 성을 성으로 보지 않는다.

이런 이원화된 성의 감옥에서 빠져나오지 못한 사람들이 취할 수 있는 선택지는 많지 않다. 남성의 독립성만을 강조해가며 남성이 지배하고 여성 종속을 주장하는 대문자 남성들이 있을 수 있다. 반대로 여성의 독립성만을 강조해가며 여성이 지배하고 남성이 종속되어야 한다는 개념을 주창하는 대문자 여성들도 존재한다. 자녀를 생산하기 위해 서로가 서로에게 반드시 필요한 존재라는 진화론적 생물학에서 강조하는 성분업을 강조하는 사람들은 상호의존성(Mutual Dependence)만을 주장한다. 대문자임을 강조하는 독립성이든 성분업을 강조하는 상호의존성이든 이런 주장들은 모두 이원론의 함정에 빠진 주장이다. 여성과 남성이 더 높은 목적을 가진 온전한 사람으로 개념화 되지 못한다면 남녀평등은 구호일 뿐이다.

이원론적 성 개념에서 벗어난 사람들이 여성과 남성의 새로운 개념화를 위해서 사용하는 관점이 상호독립적의존성(Interdependence)이다. 여성과 남성이 자유로운 독창적 인간이라는 더 큰 목적을 실현할 수 있도록 서로에게 운동장이 되어주고 상대가 이 공유된 운동장에서 독립적 인간으로 설 수 있도록 협업하는 개념이 상호독립적 의존성이다. 남성과 여성 사이의 이원론적 긴장과 갈등은 상호의존성(Mutual Dependence)이나 독립성(Independence)이 공동의 존재목적을 실현하는 상호독립적 의존성(Interdependence)으로 진화해 개념화될 때 해결할 수 있는 문제다. 상호독립적 의존성이 여우가 이야기하는 길들임과 관계맺음의 철학적 본질이다.

요즈음 정치나 기업에서 가장 핫 이슈인 세대 교체도 같은 이슈이다. MZ와 X를 이원론적으로 나눠 놓고 세대교체라는 명목으로 싸워서 해결할 문제가 아니라, MZ와 X세대가 서로를 직각으로 교차시켜 더 나은 미래를 위해 협업의 운동장을 만들어낼 수 있는 지의 문제이다. 답은 세대교체가 아니라 공유하는 목적을 세워서 협업하는 세대교차다.

우리나라에도 초차이(메타차이)를 통해 세대 다양성과 남성과 여성의 차이를 넘어서 인간의 온전성을 볼 수 있는 통찰력이 있는 정치가의 등장을 소원한다. 메타 차이를 이해하는 통찰력을 가진 리더만이 세상은 이기고 지는 게임이 아니라 사회적 가족으로 초대된 다양한 배경의 사람들이 공동의 목적을 세우고 이것을 협업으로 실현해 더 높은 곳에 세워진 더 평평한 <공의의 운동장>을 후세에게 유산으로 남겨주는 것의 본질적 의미를 이해한다.

#성분업 #성협업

#세대교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