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 #KT #국민연금 #낙하산

#지배구조 #글로벌_초우량기업

#기업시민

지난 3일 포스코홀딩스 후보추천위원회(후추위)가 4차 회의 결과를 담은 보도자료를 배포했했다. “그간 지원서를 제출한 내부 후보에 대한 1차 심사를 통해 다음 단계인 ‘평판조회 대상자’로 8명을 선정했다”는 내용이었는데 현 회장의 이름이 들어가 있지 않다. 현 회장이 후보 경선에서 사퇴하겠다는 공식적 선언이 없었음에도 알 수 없는 이유로 후추위가 경선후보에서 현 회장을 임의로 뺀 것이다.

후추위에 알려지지 않은 입김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이런 추측이 가능한 것은 포스코 홀딩스의 최대 지분인 6.1%의 지분을 가진 국민연금 김태현 이사장이 주주행사권이 아니라 언론 플레이를 벌여가며 포스코 후보 추천위가 돌아가는 방식에 대해서 지속적으로 문제제기를 하고 있다. 이런 노력에 화답이라도 하듯 지금까지 포스코 회장은 한번도 대통령의 순방이나 대한민국 기업인들의 공식 행사에 초대받지 못했다.

김대기 실장의 사퇴와 관련해서도 기업총수 인선에 관한 뒷담화가 나올 정도로 대한민국 기업 경영이 정치 카르텔에 의해서 심하게 흔들리고 있는 모습이다. KT 회장 선임 과정에서 벌어졌던 사태가 그대로 포스코에서도 재현되고 있다. 김영섭 KT 대표이사는 첫 인사에서 대거 낙하산을 동원했다. 외부 영입 인사로 이명박 전 대통령의 대선 후보 시절 정책특보(홍보단장)를 지낸 임현규 경영지원부문장(부사장)과 특수부 검사 출신인 이용복 법무실장(부사장)을 기용했다. 올해 초 다시 영입된 인사들은 추의정 감사실장(전무)과 허태원 컴플라이언스추진실장(상무)으로 모두 검사 출신이다.

"최정우 회장은 2018년 7월 포스코 회장에 올라, 2021년 3월 주주총회에서 연임에 성공했다. 재임 기간 2차전지 소재 분야에 과감히 투자해 ‘성장의 정점을 지난 철강회사’로 평가받던 포스코를 미래 소재 기업으로 탈바꿈시켰다는 평가를 받는다. 포스코홀딩스, 포스코인터내셔널, 포스코퓨처엠 등 3개 주요 상장사 시가총액이 취임 때 35조원에서 지난해 말 80조원으로 불어났다. 이런 실적은 포스코가 민간기업이 된 뒤 처음으로 ‘정권 교체 뒤에도 회장이 남은 임기를 채우는’ 사례를 만들었다(한계례 정남구 기자 1-7일)".

포스코는 대일청구자금을 시드머니로 세워진 회사다. 포스코는 고 박정희 대통령의 철강은 산업화의 쌀이라는 신념과 산업화의 쌀을 대량 생산할 수 있는 국가 기업이 필요하다는 생각에서 설립되었다. 제철을 통해 대한민국을 선진국으로 산업화 시키고 이를 통해 국가에 보은한다는 제철보국이라는 사명을 가지고 박태준 회장이 주도해 포항제철이란 초기 이름으로 설립했다. 대한민국의 산업화에 기여해왔던 포스코는 박정희와 박태준 회장이라는 거대한 울타리가 사라지자 국민기업이라는 명목을 앞세워 달려드는 정치꾼들의 숨겨진 밥상으로 전락했다. 정권이 바뀌면 임기를 마치기도 전에 전임자들은 수장 자리를 내려 놓아야 했다.

재임하는 기간 동안 한남노 폭우로 냉천이 범람해 고로를 멈추는 사고와 화재 사고 등 많은 사건 사고도 있었지만 최정우 회장은 국민기업이라는 시대에 맞지 않는 낮은 울타리가 포스코를 정치 탐욕의 경연장으로 만든 것에 각성하고 "기업시민"이라는 더 높은 울타리를 세우는데 성공했다. 정치가들도 국민기업이 아닌 시민기업을 표방하고 가치기준을 높인 포스코의 울타리를 뛰어 넘어 들어와 정치적 영향력을 행사하기는 부담스러웠다. 포스코는 시민기업이라는 울타리 안에서 심리적 안정감을 누려가며 대한민국과 글로벌의 첨단 소재를 생산해 인류 미래의 인프라를 구축에 기여한다는 기업 사명도 새롭게 설정했다. 쓰나미처럼 밀려오던 ESG 탈탄소 정책에 맞추어 기업의 존재이유를 다시 공진화 시켰다. 계열사의 모든 경영을 새롭게 설정한 미래를 향해 정렬시키는데 성공해 지금의 초우량기업 포스코의 기틀을 만들어내는데 기여했다. 포스코는 자타가 공인하는 세계 최고의 철강기업이다.

국민연금은 정부의 기금이 아니라 국민들의 피와 땀을 통해 만든 국민의 기금이다. 국민연금과 정부가 해야 할 일은 대한민국 기업들이 자신의 존재 목적과 가치를 세워가며 미래의 가치를 창출할 수 있도록 민주적 지배구조의 플랫폼 운동장을 제공해주고 자신들은 스튜어드십을 발휘하는 일이다. 국민연금이 해야할 책무는 이런 선진적이고 투명한 지배구조의 플랫폼을 제공해 대한민국 기업들이 주체적으로 일어서 글로벌에서도 초우량 기업으로 거듭나도록 돕는 일이다. 지금처럼 피라미드의 정점에 서서 마름 노릇해가며 기업 위에 군림하라고 기금을 모아준 것이 아니다.

기업 위에 서서 소수의 지분으로 지배군주로 군림해가며 지금과 같은 정치적 언론 플레이로 지배구조를 흔든다면 어떤 기업도 자율성을 가지고 경영에 매진해가며 미래의 가치를 만들지 못할 것이다. 자신들이 생각한 후보를 총수로 세운다는 것은 포스코 임직원을 경영의 주인으로 생각하지 않는 것이다. 소수 지배지분을 가지고 기업 위에서 군림하는 후진적 지배구조 간섭은 포스코의 기업가치에도 그대로 반영될 것이다. 국민연금과 정부가 기업에 대한 정치행위로 기업가치가 훼손된다면 이들이 국민들에 대해 끼친 고통과 손해에 대해 반드시 책임을 져야 할 것이다.

다시 한번 국민들의 땀과 피를 모아서 만든 국민연금은 마치 유신독재 시대처럼 대한민국의 기업들 위에서 군림하는 정치 행위를 멈출 것을 경고한다. 이들 기업들이 자신들의 전문성을 가지고 놀이터를 운영할 수 있도록 스스로를 낮추고 스튜어드십으로 헌신하는 플랫폼으로서의 역할과 책무를 다해야 한다.

포스코의 지분구조는 이미 외국기관투자자가 50% 이상을 넘게 점유하고 있다. 포스코는 대한민국의 토굴 정치가들이 흔들 수 있는 기업이 아니라 글로벌 초우량 기업이다. 정권과 결탁한 정치적 토굴 세력에 의해서 포스코가 좌지우지 되는 모습을 보인다면 글로벌 투자자들에게 많은 시그널을 전달할 것이다. 어렵게 쌓아온 기업가치를 하루아침에 무너드릴 수 있는 위험천만한 행위를 멈추기 바란다.

국민연금은 글로벌 초우량 기업인 포스코를 자신들의 수준으로 끌어내리는 토굴정치행동을 자제할 수 있기를 바란다. 국민연금 이사장은 임명권자의 눈치를 보는 것을 넘어서 국민들의 마음의 소리가 어디로 향하고 있는지를 들어야 하는 책무를 제대로 이행하기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