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영은 돈으로 쉽게 해결할 수 없는 문제를 해결해 상품이나 서비스에 담고 이 가치를 돈으로 환산해서 창출한 가치보다 더 적은 가치를 가격으로 삼아 고객에게 파는 행동이다. 회사의 브랜드 가치란 회사가 제공한 제품의 체험적 가치 마이너스 고객에게 돈으로 파는 가격이다. 회사의 이윤이란 고객에게 판 가격 마이너스 제품과 서비스를 산출하는 데 든 비용이다.
브랜드
가치 = 고객이 체감하는 가치 - 고객에게 판 가격 >
회사의 이윤 = 고객에게 판 가격 - 생산 비용
망하지 않고 경영을 한다는 것은 고객과 회사가 모두 이익을 보는 경우를 의미한다. 이런 조건을 넘어 지속가능하게 경영을 한다는 것은 고객에게 이익인 브랜드 가치가 회사에게 이익인 이윤보다 큰 경우를 의미한다. 이런 등식이 성립하게 하기 위해서는 가격은 조정을 못한다고 가정하면 고객이 체감하는 체험 가치를 올리던지 생산비용을 줄이는 방식을 취해야 한다. 고객이 체감하는 브랜드 가치는 상품과 서비스에 회사가 지향하는 목적 가치를 얼마나 녹였고 이런 가치는 다른 회사 제품에서는 절대로 체험할 수 없는 대체불가능 가치인 경우다. 결국 지속가능한 경영은 드라이버로 회사의 목적을 설정하고 이것을 비즈니스 제품 서비스에 녹인 경우에만 가능하다.
많은 사람들이 경영을 돈 놓고 돈 먹는 투전판 행위라고 착각하지만 이런 투전행위는 금융 공학하는 사람들이 퍼트린 잘못된 미신이다. 경영이란 돈으로 해결할 수 없는 더 큰 다양한 가치를 창출할 수 있을 때에만 성립한다. 돈으로 해결할 수 없는 더 큰 가치를 창출하지 못하는 경영이라면 진정한 경영이라고 규정할 수 없다. 돈으로 해결할 수 없는 것을 창의적으로 해결해서 가치보다 더 싸게 파는 행위가 경영이다.
경영은 돈 놓고 돈 먹는 행위라는 잘못된 생각이 경영의 거버넌스에도 널리 퍼져 있다. 경기가 좋을 때 경영의 기준이었던 신자유주의가 퍼트린 것이다. 신자유주의는 모든 가치를 경제적 가치로 획일화 시켰다. 결국 종업원이 열심히 일하고 싶은 생각이 없거나 이직하는 현상도 경쟁적인 성과 보상 시스템이 결여되어 있거나 복지가 부족해서라고 판단한다. 모든 것을 돈으로 다 해결할 수 있다고 믿는다. 종업원들을 회사에 나오게 하는 것도 돈이고 유능한 직원의 이직을 막는 것도 돈이라고 생각한다. 일견 틀린 말은 아니지만 완전한 설명도 아니다.
경기가 좋을 때나 나쁠 때나 잘되는 조직은 회사가 가진 역량으로 다른 회사가 해결할 수 없는 문제를 해결해서 새로운 가치를 창출할 수 있는 능력이 드라이버로 앞에서 끌어주고 실제로 성과가 났을 때 이를 공정하게 계산해서 보상해주는 방식이 뒤에서 밀어주는 방식으로 작용하는 거버넌스를 운용하는 회사들이었다. 신자유주의 거버넌스가 주장하고 있듯이 기업의 존재이유가 주주에게 돈을 많은 돈을 벌어다 주는 것이고 자신들은 이런 목적을 위해 대리인으로 고용된 사람들이라는 앞에서 끄는 드라이버도 돈이고 뒤에서 밀어주는 것도 돈이라는 견해는 경기가 좋아서 생긴 문제를 모두 돈으로 해결할 수 있을 때 작동되던 방식이다. 지금과 같은 L자 구조적 불경기 상황에서는 위험천만한 방식이다.
이런 거버넌스의 오류를 간접적으로라도 검증하기 위해서 우리 랩실의 연구팀(김문주, 윤정구, 김지은)이 나서서 종업원 조직몰입 연구를 진행했다.
요즈음처럼 이직이 자주 일어나는 시기에 조직몰입(Organizational Commitment)이 있는 직원을 구한다는 것은 하늘의 별 따기보다 힘들다. 조직몰입을 보인다는 것은 경쟁사가 더 높은 연봉을 제안해와도 현 회사가 신의를 위배하지 않는 한 회사를 떠날 생각이 없는 상태를 의미한다. 조직몰입이 있다면 회사는 자발적 이직율 제로 상태에 도달한다.
회사와의 관계를 결혼 및 약혼에 비유하면 직무열의(Engagement)는 회사와 약혼 상태이지만 몰입(Commitment)는 결혼 상태다. 결혼이란 서로에게 중대한 위반사항이 발생하지 않는 한 더 나은 상대가 나타나도 서로 헤여지지 않는 상태다. 지금과 같은 시기에 외계인이라고 볼 수 있는 조직몰입을 유지하고 있는 종업원과 이들을 보유하고 있는 회사는 어떤 회사일까?
우리 연구팀은 대한민국의 214개의 기업을 무작위 층화 표집해 722명의 직장인을 대상으로 기업 수준과 종업원 수준의 조직몰입을 연구해봤다. 아무도 기대하지 않는 조직몰입을 다시 연구하게 된 계기는 지금과 같은 시기에도 조직몰입이 있는 직원들이 실제로 있다면 모든 회사가 고민하고 있는 이직의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깊은 비밀을 담고 있을 것이라는 생각 때문이다.
지금과 같은 이직이 보편화된 시기에 조직몰입을 제공하는 기업들의 거버넌스인 드라이버와 강화제가 제대로 차별적으로 설계되었는지에서 찾았다. 신자유주의는 드라이버도 경제적 성과이고 강화요인도 경제적 보상이다. 정도 경영을 해온 기업들에게 드라이버는 회사만이 고유하게 창출할 수 있는 가치이고 강화제는 공정한 보상이다.
지금과 같은 어려운 시기에 신자유주의 거버넌스는 드라이버와 강화제를 모두 경제적 가치로 장착시켜 시지포스 돌굴리기 식의 번 아웃을 유도한다. 직원은 번아웃을 경험하면 이직할 곳을 찾는다. 회사를 옮기지만 드라이버와 강화제를 차별하지 못하는 모든 회사는 그 나물에 그 밥이다. 번아웃이 학습된 무기력으로 번지고 어떤 자극이 와도 쓰러져 일어서지 못하는 직원의 대열에 합류한다. 이런 직원들이 대다수를 차지하는 회사가 아무리 돈을 퍼부어가며 자극해도 새로운 가치를 창출할리 없다.
연구는 직원들이 일하는 의미를 산출하게 하는 공유된 목적, 목적을 기반으로 한 사명과 가치의 울타리, 조직이 구성원에게 제공하는 신의가 드라이버(Driver)로 앞에서 이끌어 주고 이런 드라이버를 통해 산출한 성과에 대한 공정한 평가와 보상이 뒤에서 밀어주는 강화제(Reinforcer)로 작용할 때 가장 높은 수준의 조직몰입을 이끌어내는 지를 탐구했다. 다른 모든 조건이 같다고 가정할 때 조직몰입을 이끌어내는 유일한 변수는 조직몰입의 드라이버로 가정한 공유된 목적, 사명의 울타리, 조직의 신의였다.
연구결과를 토대로 이직이 늘어나면 구성원이 성장과 번성을 누려가며 의미있게 일을 하게 만드는 유의미한 가치를 창출하고 있는지의 전방의 드라이버를 점검해보기보다는 후방의 강화제인 임금을 올리는 방식으로 쉽게 문제를 해결하는 경영자는 회사 돈으로 배임행위를 하는 것이라는 생각을 했다. 돈으로 쉽게 문제를 덮으라고 비싼 연봉을 주며 전문 경영인을 영입한 기업들은 없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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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24-02-12 17: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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