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정 자신의 삶의 주인으로 산다는 것은 삶과 관련된 모든 멀미와 구토에서 자유로와졌다는 뜻이다.

꾸불꾸불한 산 고갯길을 운전한다고 생각해보자. 평탄한 고속도로를 운전할 경우에는 체험할 수 없는 운전수와 조수석의 차이를 실감한다. 운전대를 잡고 있는 사람은 멀미에 시달리지 않음에도 조수석에 앉아 있는 사람은 극심한 멀미에 시달린다. 지금의 세상은 고속도로와 같은 세상이 아니라 변화와 위기가 시시각각으로 닥쳐오는 고갯길의 상황이다. 이런 상황에서 운전대를 남에게 맡겼다는 것은 그 자체로 큰 비극이다.

왜 이런 현상이 생긴 것일까?

뇌 과학에서는 고유수용성감각(固有受容性感覺, proprioception)의 차이 때문에 생긴 현상이라고 설명한다. 고유감각은 자신의 신체 위치, 자세, 평형 및 움직임(운동의 정도, 운동의 방향) 등에 대한 감각으로, 우리 몸이 어디에 위치해 있고 어떻게 움직이는지 아는 감각이다. 우리 몸이 감각이 우리 자신에 의해서 주도 되는 것이 아니라 밖의 환경에 의해서 주도될 때 균형을 향한 모형의 예측력이 떨어진다. 고유한 내재적 모형에 의한 예측력이 떨어질 때 느끼는 체험이 멀미다.

예를 들어 자신이 자신의 몸을 간지럼을 피면 간지럽지 않다. 간지럽지 않아서가 아니라 자신의 손으로 치는 간지럼의 정도와 부위와 모든 것을 완벽하게 예측할 수 있기 때문이다. 남이 주도하는 간지럼은 그 수준과 강도와 장소를 쉽게 예측할 수 없기 때문에 예측한 간지럼과 실제 전달되는 간지럼 사이에 간극이 발생하고 간극이 크면 클수록 더 큰 간지럼을 느낀다.

적도에서의 측정한 지구의 자전 속도는 약 1,670km/h로 이는 KTX 열차의 최고속도인 305km/h보다 약 5.5배 빠른 속도다. 이런 속도에 대한 멀미를 못 느끼는 이유는 지구와 한 몸인 우리도 같은 속도로 돌고 있기 때문이다.

남에게 맞는 경우와 자신이 자신을 때리는 경우에 전달되는 통증에도 많은 차이가 있다. 자신의 손으로 자신을 때릴 때 느끼는 통증은 예측 가능하지만 남들이 때리면 통증은 예측 불가능해지고 통증은 실제로 전달되는 통증보다 강하게 느껴진다. 지금은 상상할 수 없지만 이런 원리를 터득한 못된 선생님이 잘못한 아이들에게 서로를 때리도록 하는 벌을 이용했다.

남에게 주도권이 맡겨진 몸이나 삶일수록 자신의 모형이 예측하는 바와 차이를 가져온다. 차이는 멀미와 구토를 가져오고 멀미와 구토에 시달리면 정신이 혼미해져 세상을 제대로 보는 눈을 잃는다. 이런 상태에 오랫동안 노출된 상태로 살았다면 모두가 눈뜬 장님이다. 스스로만 인정하지 않을 뿐이다.

진성리더십에서는 자신을 둘러쌓은 세상을 데이터의 공분산 데이터 매트릭스로 생각하고 리더로서 이 세상을 예측하는 모형을 정신모형이라고 규정한다. 진성리더가 성공할 수 있을 개연성은 자신이 디자인한 정신모형이 예측하는 세상과 실제 데이터로 제공되는 현실 현상과의 적합도에 달려 있다고 본다. 이 적합도를 높이기 위해 정신모형을 디자인 하고 적합도가 늘어나도록 공진화 시키는 방식을 가르쳐준다. 예측하는 세상과 실제로 주어지는 매트릭스 데이터 세상의 갭이 커지면 커질수록 실수를 많이 한다. 실수는 두 세상이 돌아가는 속도나 공간이 신크로 하지 못해서 생기는 멀미이다. 자신의 모형은 땅이라고 예측했는데 실제 세상은 허공이었던 것이다. 실수란 예측이 어긋나 헛발을 딛고 넘어진 것이다. 진성리더십에서 리더는헛발을 방지하는 제대로 된 지도 제작자이다.

니체는 사람들이 멀미를 극복하는 단계를 낙타의 단계, 사자의 단계, 어린이의 단계로 구획하고 있다. 주인의 노예로 살고 있는 단계가 낙타의 단계다. 낙타는 주체적 정신모형을 만들 권한을 박탈당한 사람이다. 주인의 정신모형에 종속된 삶을 살기 때문에 삶 자체가 극단적 멀미 상태다. 자신의 삶의 지도를 남들이 만들어서 강요 당하는 노예 상태로 산다는 것은 절대로 멀미와 구토를 주체적으로 극복할 수 없는 삶이다.

사자의 단계는 권력, 명예, 부를 축적해서 남들을 노예로 부리고 사는 나름대로 지도에 대한 제작권과 설계권이 있는 상태다. 하지만 이들은 남들의 지도를 부수고 감추고 세상을 스스로 왜곡하는 과정에서 현실과는 고립된 지도를 가지고 산다. 자신의 지도를 믿고 따르게 하는 댓가로 엄청난 금전적 사회적 비용을 지불해야 한다. 지속가능한 삶과는 거리가 멀다. 이들은 실제로는 엄청난 멀미를 느끼지만 자신만 안 느끼는 것처럼 마취제를 맞은 혼돈의 상태를 벗어나지 못한다.

마지막 아이의 상태는 삶의 존재목적을 깨닫고 이 존재목적이라는 나침반을 이용해서 세상에 맞는 지도를 그때마다 상황에 맞게 스스로 제작하는 단계다. 아이의 상태는 존재목적이 이끄는 방향대로 스스로가 운전대를 잡고 고갯길을 운전해가며 상황에 맞는 지도를 그때그때 제작해내는 단계다. 존재목적이 이끄는 운전대를 포기하지 않는 한 아이는 멀미를 느끼지 못한다. 아이는 멀미하지 않을 뿐 아니라 곡예 운전 자체를 즐긴다.

목적에 따라 운전대를 놓지 않은 아이에게는 삶이 그 자체로 놀이가 된다. "노새 노새 젊어서 노새" 노랫말처럼 이런 목적의 길의 정의인 도에 따라 움직이는 어린이 운전수 상태를 벗어나서는 놀이가 성립하지 않는다.

우리가 살면서 수많은 부조리, 병리현상, 아노미 상태를 벗어나지 못하는 것은 존재목적이 이끄는 운전대를 놓치고 자신 삶의 운전을 남에게 위임했기 때문이다. 삶에서 시시각각으로 처들어오는 구토와 멀미는 자신이 자신 삶의 지도 제작자라는 책무를 방기했기 때문에 처해진 형벌이다.

정치도 마찬가지다. 삶의 존재목적을 잃어버린 사람들이 좌와 우로 나뉘어서 서로를 향해 속도감을 가지고 돌진하고 있기 때문에 갈등이 극대화된 것이다. 좌와 우의 차이를 넘어서 공동의 존재목적이라는 같은 방향으로 운전한다면 지금과 같은 갈등과 혐오가 있을 리 없다. 정작 서로 다른 방향으로 치닫는 좌파와 우파의 운전대를 잡은 사람들은 멀미를 못 느끼는지 모르지만 여기에 승객으로 편승해서 타고 있는 일반 국민들이 느끼는 구토는 이미 감당할 수 있는 수준이 아니다. 폭발 직전이다.

운전대를 양도하지 않고 자신 삶의 주인이 되어 스스로 운전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운전의 방향을 설정하는 존재목적을 잃었다면 개인의 삶도 좌파 우파가 되어 피터지게 싸우는 전쟁 상황을 벗어나지 못할 것이다. 자신의 확증편향대로 빙글빙글 돌아가며 사는 것이 지혜로운 것처럼 보여도 주변 돌아가는 방향이 잘못된 경우는 더 큰 재앙을 초래한다. 악어강으로 이끄는 누우떼의 비극을 벗어나지 못한다.

삶에서 멀미와 구토를 벗어날 수 있는 방법은 자신의 존재목적을 앞세워 스스로의 운전대를 포기하지 않고 마찬가지로 삶의 목적을 잃지 않고 운전대를 잡은 다른 도반(Fellow)들과 협업해가며 삶을 운전하는 경우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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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S:: 자신이 규정하는 세상과 남들이 규정하는 세상이 어떻게 상호작용해 세상에 대한 인지 지도인 정당성 지도를 만들어가고 이것이 자신과 구성원의 행동과 태도에 어떻게 반영되는지에 관한 보다 전문적인 논문을 보려면 댓글 창의 링크에 따라가서 제 홈페이지 논문을 PC로 다운받아 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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