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뷰카 시대는 AI 및 로봇이 이끄는 디지털 기술에 의해서 타고난 지능, 재능에 의해서 전문가에게 차별적으로 부여되던 기회가 모든 사람들에게 평준화 되는 시대다. 전문성의 민주화는 국가, 사회, 개인의 삶의 모든 국면에서 다양한 민주화를 불러 일으킨다. 어느 시점이 되면 민주화가 보편적 표준으로 작동하는 시대가 된다.

산업화 시대만 하더라도 좋은 머리와 좋은 재능과 이런 것을 개발할 수 있는 부를 가진 부모 밑에 태어나서 이것들을 개발해서 전문가로 불릴 수 있는 직업을 차지하는 것이 성공의 관건이었다.

자신의 노력도 필요하지만 같은 노력이 누구에게는 성공을 가져오고 누구에게는 실패로 이어지는지는 유전자 복권을 타고 났는지의 문제였다. 유전자 복권을 타고난 사람들은 이런 좋은 결과를 내기 위해서 자신의 노력을 가미했다는 것을 빌미로 얻어진 결과를 배타적으로 향유하는 과정에서 사회의 양극화가 초래되었다.

요즈음 부모들도 전문가의 정점에 있는 의사와 변호사를 만들기 위해 자녀를 사교육으로 내몰지만 이런 노력은 산업화 시대에 통용되었던 룰이다. 지금과 같은 초뷰카 시대에도 이런 룰이 여전히 작동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점점 믿고 미신적 희망으로 전락하고 있다. 이미 인간 의사나 변호사가 제공하는 서비스가 AI 변호사 AI 의사가 제공하는 서비스의 수준에 이르지 못하고 있고 의사와 변호사가 활동하는 제도적 울타리가 허물어져 이런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플랫폼이 가동되기 시작하면 의사 변호사는 가장 먼저 구조조정의 대상이 될 직업군이다. 이유는 이들이 서비스에 대해 가장 비싼 비용을 요구하고 있는 직업이기 때문이다.

최고로 뛰어난 복잡한 변론의 알고리즘은 AI가 독점할 것이다. 고난도의 수술이 요구되는 의사의 영역은 첨단 로봇에 의해 대체될 전망이다. 기존 의사와 변호사들도 윤리적 곤경에 처한 적이 없는 명망 있는 사람만 살아남아 로봇과 AI가 담당하는 수술과 변론의 윤리적 문제를 판단해주는 일에 종사할 것이다. 인류에 대한 생명과 인권이라는 윤리적 문제는 로봇과 인공지능이 해결할 수 없기 때문이다. 이런 윤리수준에 도달하지 못한 대부분의 변호사와 의사는 모두 구조조정되는 운명에 처할 것이다. 한 마디로 지금과 같은 초뷰카 시대 의대열풍이나 법전원 열풍에 휘말려 이 직업에 올인을 결심한 젊은이들은 이미 상투잡은 사람들이다.

타고난 재능이나 머리가 더 이상 경쟁우위로 작용하지 않는 사회가 성숙해지면 구전을 받고 서비스를 제공해주는 중간 브로커가 사라지고 온전하게 구성원이 주인이 되는 성숙한 민주화가 앞당겨진다.

사안에 대해 직접 의견을 표할 수 있는 플랫폼이 완성되면 민의를 대변한다는 이름으로 나선 국회의원들도 설 자리가 없어진다. 문제와 의견을 취합하는 디지털 플랫폼과 어낼리틱스가 정치적 민주주의의 아고라 광장으로 등장하는 셈이다.

기업에서도 관리자로서 의사결정을 담당하던 중간관리자 계층이 비즈니스 어낼리틱스나 피플 어낼리틱스 플랫폼에 의해서 대체된다. 조직의 구조는 구성원이 중간관리자의 통제 없이 조직이 정한 공동의 목적과 자신의 전문성에 따라 의사결정을 할 수 있는 보다 민주화된 평평한 구조로 전환된다. 중간 관리자가 모두 해고되면 결국 자신의 전문성을 소구할 수 있는 구성원과 회사의 대표로 조직구조가 단순화될 것이다. 결국 조직을 관리할 필요가 없어진 회사 대표의 역할도 구성원들이 조직의 공유목적을 자신의 역할의 전문성으로 실현할 수 있도록 자율적 협업의 플랫폼을 설계해주고 격려해주는 스튜어드십(Stewardship)로 전환될 것이다. 결국 기업에서도 구성원이 모두 리더가 되는 리더십의 민주화가 실현된다.

보편적 민주화 앞에서는 나이도 큰 문제가 되지 않는다. 나이가 든 세대도 이런 시대적 물결을 먼저 각성하고 디지털 기술적 역량을 레벨링 시킨다면 나이와 상관없이 자신이 정년퇴임하는 날자를 주체적으로 정하고 일할 수 있다. 보편적 지능은 나이와 상관없이 AGI의 도움을 받을 것이고 체력적인 문제는 로봇이 해결해준다. 삶의 목적에 대한 각성과 열정만 있다면 나이와 세대를 극복하고 정년퇴임 당할 걱정 없이 주인으로 설 수 있다. 세대와 나이의 온전한 민주화가 다가온다.

초뷰카 시대가 초래한 디지털 혁명은 사회, 국가, 조직의 모든 영역에서 타고난 재능과 머리가 없어도 존재 목적을 공유하고 목적을 실현하는 일에 자신의 역할로 협업할 수 있는 플랫폼을 제공해줄 것이다. 이처럼 유전자 복권을 초월해 건설된 기술적 플랫폼은 모든 영역에서 목적을 각성한 사람들을 주인으로 만드는 민주의 민주화를 실현시킬 것이다. 목적에 대한 각성을 잃지 않는다면 민주주의가 모든 영역에서 숙성되고 보편화 되는 시대가 올 것이다. 물론 기득권 카르텔 세력들이 제도적 법적 기준을 앞세워 자신들의 밥그릇을 지키기 위한 대오를 만들어 지연 작전을 쓰겠지만 이런 노력은 시대의 흐름과는 거꾸로 가는 일이다.

이런 민주의 민주화가 완성되는 시대에 우리가 해결해야 할 과제는 시대적 대세인 AGI와 로봇 기술의 전환을 습득하고 이것을 자신과 남들의 존재이유를 구현하는데 도움이 되도록 사용할 수 있는 자신만의 고유한 철학이 있는지의 문제다. 자신만의 존재우위의 근력을 가지고 있는지의 문제다.

<존재우위>란 <경쟁우위>와 대비되는 개념이다. 존재우위 전략은 자신이 이 세상에서 왜 대체불가능한 존재로 존재해야 하는 지의 이유를 설명한다. 존재목적에 대한 이유를 발견했다면 이 이유를 어떤 난관이 와도 지키겠다는 약속을 하고 이 약속을 실현해 대체불가능한 자신을 만드는 전략이다. 아무 것도 가지지 않고 태어난 텅 빈 형식에 불과한 존재의 빈 배에 삶의 이유와 목적을 실현해 존재의 무게(존재감)를 늘리는 전략이 존재우위 전략이다.

산업화와 신자유주의 시대는 차별적 기술과 차별적 역량 기반의 경쟁우위 시대였다. 하지만 이런 역량, 전문성, 재능이 AI와 로봇에 의해 민주화된 지금은 경쟁우위는 더 이상 삶의 변수가 아니라 현재 시대를 살아 내려면 기본적으로 취득해야 할 상수이다. 지금은 신자유주의가 저물고 AI와 로봇이 전문성의 민주화를 통해 보편적 민주화를 위한 변화를 추동하는 초뷰카 시대다. 플랫폼을 기반으로 자연어 생성 AI와 로봇기술이 접목되어 전문성의 민주화가 달성된 지금과 같은 초뷰카 시기에 이들과 경쟁하여 기술적 경쟁 우위를 도모하는 것은 가능한 일이 아니다. 기술이 상수가 된 시대에 경쟁우위로 승부를 보겠다는 사람들이 내세우는 초격차 전략은 시대착오의 전형이다.

전문가가 아닌 일반 사람이 승리할 수 있는 영역도 존재우위가 있는 영역이다. 다른 사람과 어울려 사는 공동운명체의 지구에서 자신의 대체 불가능성을 입증하지 못한다면 언제든 대체가능한 도구의 수준으로 지위가 격하된다. 일반 사람들에게 존재우위 전략이란 삶을 이김과 패함이라는 이원론적 범주에서 벗어나서 지금 살고 있는 공동운명체의 번성을 위해 자신이 어떻게 차별적으로 기여할 수 있는지의 문제다. 남들과 다른 차별적 기여를 통해 세상에 더 나은 변화라는 차이를 생성해내는 관점이다. 다른 사람이 아닌 자신이 세상을 다녀갔기 때문에 세상이 어떻게 따뜻하고 건강하고 행복하게 바뀌었는 지를 설명하고 입증하는 전략이다.

보편적 민주주의인 민주의 민주화가 실현되는 초뷰카 시대 지속가능성을 누린다는 것은 디지털 플랫폼에서 제공되는 기술적 진보를 이용할 수 있을 정도로 스킬을 업스킬링 시키는 경쟁우위라는 날줄에 자신만의 존재목적을 실현할 수 있는 존재우위의 씨줄을 엮어서 자신만의 고유한 태피스트리를 만들 수 있는지의 문제다. 이런 준비가 되어 있지 못한다면 보편적 민주주의 시대에도 우리는 모두 구조조정 대상으로 전락할 운명이다.

보편적 민주주의 시대 노예는 이런 기술적 역량을 업스킬링 시키지 못한 사람이고, 일반 사람들은 생존을 위해 이런 기술적 역량을 사용할 수 있는 사람이고, 민주화 체험을 극대화 할 수 있는 사람은 공유된 존재목적을 실현하기 위해 다른 사람들과 협업할 수 있는 사람들이다. 초뷰카 시대 디지털 혁신은 이처럼 온전한 민주화를 향유할 수 있는 민주시민을 위해 새로운 아고라 광장을 만들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