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성일 : 24-02-12 18:17
[N.Learning] 임재란 무엇인가?
 글쓴이 : 윤정구
조회 : 109  

임재(Presence)란 무엇인가?
진주의 탄생
일전에 (사)한국조직경영개발학회(회장 이창준)의 산하 모듈인 진성코칭 프랙티쿰에서 학회 도반인 김예림 코치의 <코칭에서 임재(Presence)>에 대한 발표를 감명 깊게 들었다.
임재란 어떤 살아 있는 실체가 자신의 눈에 보이지 않음에도 마음 속에 뿌리(준거)를 내리고 있어서 관련된 일이 생길 때마다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는 경우다. 나의 존재가 다른 사람들 마음 속에서 자리 잡고 있어서 상대방 눈에 보이지 않아도 내가 마치 상대의 마음 속에 있는 것처럼 영향력을 미치는 상태가 임재다.
당연히 사랑하는 사람들에게 상대는 임재의 대상이지만 진정한 임재는 연인 관계를 넘어선 모든 인간 관계에서 작동한다.
리더십에서도 구성원들 마음에 리더가 받아 들여져 뿌리를 내리고 있어야 준거적 파워인 영향력을 행사하게 된다. 리더십에서 임재가 작동하는지를 알아보는 것은 예상 외로 간단하다. 임재는 돌아가신 부모님이나, 사랑하는 사람이나, 심지어는 건강 조차도 존재가 눈앞에서 사라졌을 때 더 크게 느껴진다. 마찬가지로 리더의 임재를 판단해보기 위해서는 리더가 출장을 갔다고 가정해보면 된다.
리더가 보이지 않으면 직원들이 오늘은 간만에 어린이 날이 왔다고 좋아하고 즐긴다면 리더는 구성원의 마음 속에서 임재하는 것은 고사하고 가시가 되어 작동하는 상황이다. 설사 리더가 출장을 가서 눈에 보이지 않아도 리더가 중시하는 사명과 목적이 리더가 눈 앞에 있는 것처럼 생생하게 작동해서 마치 리더와 같이 현장에서 협업으로 일하고 있는 상태가 만들어지면 리더는 구성원 마음에 임재한 리더가 된다.
집에 어린 딸이 있는 아빠를 상상해보자. 당연히 아빠가 출근한 후에도 딸은 아빠를 마음 속에 임재시켜서 기다리고 있을 것이다. 저녁에 아빠가 나타나면 문 앞에서 기다리고 있다가 열렬하게 환영한다. 아빠에게 달려가 하루 동안 자신이 얼마나 아빠가 기뻐할 사명을 제대로 수행했는지를 재잘재잘 설명할 것이다. 아빠는 눈 앞에 없어도 하루 종일 딸 마음 속에 임재해 있었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다.
신과의 관계에서도 임재가 작동한다. 자신이 숭모하는 신이 마음 속 중심에 자리잡고 있어서 모든 일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면 신은 임재해 나와 같이 살고 있는 것이다. 그리스 로마 시대는 이렇게 숭모할 대상의 신을 많이 세워서 다양성을 기반으로 한 민주주의 질서를 정초했다. 기독교는 하나님이라는 한 명의 전지전능하신 신으로 통일해 임재가 분산되는 것을 막았다. 불교에서는 부처는 보통명사라고 규정하고 이 보통명사를 받아들여 스스로를 온전한 부처로 거듭나게 만들어 자신 이름이 붙은 고유명사의 부처를 찾아냈을 때 임재를 경험한다고 규정한다.
코치와 내담자 사이의 관계에서도 성공적인 코칭이 실현되면 임재가 작동한다. 처음에 코칭관계를 시작할 때 코치는 내담자를 고장난 기계(Thing)로 생각하는 관점을 벗어나 자신과 같은 아픈 사람(Being)으로 받아들일 것이다. 내담자가 자신의 문제를 이야기할 때 코치라면 문제를 상대의 마음 속에 해결하지 못한 고통으로 해석하고 고통의 근원적 이유를 내담자와 같이 찾아 나설 것이다. 내담자의 문제를 내담자의 고통으로 이해한다는 것은 코치가 내담자를 긍휼로 환대하는 것을 의미한다. 상대의 고통을 긍휼로 환대할 때 코치는 같은 고통을 느낀다. 코치의 마음 속에도 까시가 생긴 것이다. 적어도 진성코치라면 이 가시를 외과적 수술로 빼내기보다는 긍휼의 관점에서 녹여내서 더 이상 아프지 않은 진주로 조련해낸다. 코치의 마음 속에서 어느 순간 내담자가 가시에서 진주로 변화했다면 임재의 상태가 만들어진 것이다. 코치의 임재 체험이다.
코치는 내담자의 고통을 수술로 직접 개입해서 제거할 수 없다. 결국 내담자가 자신의 고통을 스스로 해결할 수 있는 주인의 상태로 훈련하는 것이 과제다. 내담자는 코치와의 대화를 통해서 결국 지금 겪고 있는 고통은 자신의 문제를 주인이 되어 스스로 해결하지 못한 결과로 생긴 것을 깨닫는다. 자신이 주인이 되어 문제를 해결하기보다는 과도하게 유전자 복권에 기대어 해결하거나 유전자 복권이 없을 경우는 유전자 복권을 타고 나지 못한 자신을 비난하는 것에서 더 심각한 문제가 발행했음을 이해한다. 존재로서의 직면해야 할 고통을 고장난 기계 취급하며 문제로 덮어서 생긴 것임을 이해한다.
진성 코치는 근원적 수준에서 고통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유전자 복권을 벗어나 스스로가 주어진 고통의 주인이 되어 스스로 해결할 수 있는 근력을 갖도록 세르파 역할을 할 것이다.
내담자의 입장에서 자신에게 이입된 문제는 마음 속 가시다. 이 가시는 유전자 복권에 근거해서 해결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라 인간이라면 누구나 보편적으로 겪는 고통으로 받아들이고 이를 용기있게 직면하는 긍휼의 마음으로만 해결될 수 있다는 것을 깨달을 것이다. 긍휼의 마음으로 고통을 용기 있게 직면하고 요모조모 스스로 주인이 되어 해결하는 실마리를 발견해 스스로 일어 설 수 있다면 내담자 마음 속 가시는 어느 순간 녹아버릴 것이다. 녹은 가시가 진실한 자아라는 보석으로 다시 탄생하는 것을 경험할 것이다. 이런 과정을 통해 유전자 복권 갑옷 속에 가려져 있던 취약한 자신이 보석으로 발견되어 마음의 중심에서 빛나게 될 때 내담자도 임재를 체험한다. 내담자의 임재는 유전자 복권의 갑옷 속에서 감추어진 자신을 발견해서 주인으로 세우는 체험이다.
코치는 내담자의 고통을 내담자는 자신의 고통을 긍휼로 녹여서 진주로 만들어내는 과정에 성공한다면 모두 임재를 체험한 것이다. 임재란 코치의 마음에 내담자가 보석으로 태어나 대체불가능한 고유한 존재로 드러나는 것이고 내담자에게는 자신이 대체불가능한 존재우위를 가지는 주체로 세워지는 것을 의미한다. 임재는 눈 앞에 보이지 않아도 느껴지는 대체불가능한 존재에 대한 존재우위의 체험이다.
진성코칭이 끝났을 때 코치와 내담자가 두 개의 진주를 체험한다. 코치에게는 선한 영향력의 연합군이 된 또 한 사람의 진주를 내담자에게는 주인이 된 자신이라는 진주다. Scott Peck은 진성 코칭이란 새로운 내담자를 만날 때마다 내담자와 같이 새로운 진주를 얻는 초월적 변환의 과정으로 정의한다. 진성코치가 되었다는 것은 다수의 내담자를 통해 얻은 진주로 진주 목걸이를 만든 사람이다. 어떤 진주 목걸이를 가지고 있는지가 진성 코치의 영향력이다.
세상의 대부분의 일은 사실 내가 존재하지 않을 때 나의 운명에 대해 지분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이 내 삶이 만들어낸 진주인 임재의 크기에 영향을 받아 결정된다. 회사에서 승진하는 것도 내가 현장에 존재하지 않을 때 관련된 사람들이 모여서 임재의 크기를 보고 결정하고, 나에게 특별한 기회를 할당할 때도 내가 없는 사이에 필요한 사람들이 모여서 나의 임재 크기를 보고 결정한다. 결국 리더 뿐 아니라 우리 모두가 삶에 성공하는지의 문제는 내가 없을 때 모인 중요한 사람들에게 미치는 존재감인 임재의 크기에 의해서 결정된다. 사람들이 나의 임재를 체험한다는 것은 내가 중요한 사람들의 마음 속에 대체불가능한 존재우위를 가진 브랜드로 자리 잡고 있다는 증거다.
환경의 변곡점을 점하고 있는 사람들의 마음 속에 임재해서 존재한다는 것은 실패불가능한 사람의 대열에 합류했다는 뜻이다. 우주가 암암리에 나의 성공을 도와준다는 것은 여기저기 각인된 임재가 네트워크를 구성해서 작동하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다.
존재우위에 대한 체험인 임재란 나의 되어감(Becoming)을 통해 완성된다. 처음에 시작했을 때와 비교해 상대적으로 완성된 정도가 존재감(Being)의 상태를 결정한다. 존재감이 지속되지 못하는 이유는 되어감이라는 성숙의 과정을 통해 일관된 모습으로 무르익지 못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