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성일 : 24-02-12 18:18
[N.Learning] 대한민국의 붕괴된 신뢰, 회복할 수 있을까? 신뢰에 관한 잘못된 미신
 글쓴이 : 윤정구
조회 : 111  

대한민국의 붕괴된 신뢰, 회복할 수 있을까?
신뢰에 관한 잘못된 미신
존재하는 모든 것이 연결되고 연결된 지점에는 항상 CCTV가 달려 있어서 데이터가 수집되고 감시되는 초연결 플랫폼 사회는 외견상으로는 보이는 범죄가 사라지고 서로에 대한 신뢰가 증가하는 것으로 보여진다. 당연한 결과다. 한 두 대도 아닌 많은 CCTV가 여기저기서 지켜보는데 지갑이 떨어져 있고 사람들이 없다고 지갑을 그냥 슬쩍 들고 갈 바보는 없다. 위험을 감수하고 얻어지는 유익보다는 발칵되어 더 큰 비용을 치르는 일에 연루될 개연성이 높다.
사회가 공공선에 대한 개념이 취약하다면 모든 불법적 거래는 CCTV가 작동되지 않는 곳으로 더 내밀하게 숨어버릴 개연성이 높다. 사회의 구성원과 지도자들이 공공선에 대한 개념이 취약하자면 CCTV가 걸러낼 수 있는 잡범 수준의 범죄는 줄어들지 몰라도 CCTV가 비춰지지 못하는 곳에서의 더 고도화되고 지능화된 화이트 칼러 범죄는 더 기승을 부리고 이런 범죄가 사회를 무너트릴 개연성은 상상을 초월한다. 이런 화이트 컬러 범죄단이 서로 공모해서 카르텔 세력으로 범죄를 세탁하기 시작할 때 사회는 급속도로 붕괴한다.
독일 베를린에 본부를 둔 반부패운동 단체인 국제투명성기구는 매년 국가별부패인식지수(CPI)를 발표한다. 이 지표는 이 글이 염두에 두고 있는 화이트 컬러 카르텔 범죄수준에 대한 인식도를 기반으로 한다. 올 1월 30일에 발표된 2023년 신뢰 평가에서 한국은 100점 만점에 63점으로 조사 대상국 180개 중 32위를 차지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가입 38개국 중에서는 22위로 순위는 개선되지 않고 있다. 한 마디로 대한민국에는 보이는 범죄는 사라졌지만 보이지 않는 범죄는 개선되지 않고 있는 셈이다.
투명성이 개선되지 않으면 모든 거래에 거래비용이 수반된다. 거래자체를 성사시키기 위해 적어도 뇌물이나 선물이 개입되어야 한다. 이럴 비용을 감당하지 못하면 거래에 끼어들 방법이 없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결국 거래를 통해 얻는 이익보다 거래비용을 감당하지 못해서 거래에 끼어들지도 못한다. 거래비용을 감당하고 거래를 한 사람들은 거래비용으로 들어간 비용을 보전하기 위해 터무니 없는 비싼 가격에 물건을 팔던지 성사된 거래를 더 비싸게 하청으로 넘기든지의 방법으로 마지막 수혜자 혹은 마지막 고객에게 비용을 전가시킨다. 피땀 흘려 일하는 국민들을 조롱해가며 거래비용으로 계약을 성사시키는 사람들이 국가와 사회 전체의 경쟁력을 갈가 먹는 주범이다.
최근 논란이 되고 있는 김건희 여사의 사례가 대한민국의 현 상태를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카르텔들끼리 공유하는 혈연, 지연, 학연, 연고. 부모의 시절 인연도 모두 투명한 거래를 무너트리는 거래비용에 반영되지만 최소한 김건희 여사를 만나기 위해서는 이런 카르텔 연고를 넘어 플러스 명품백이라는 실제 돈으로 환산되는 거래비용을 낼 수 있어야 한다. 이런 식으로 국가의 중요한 과제가 논의되고 결정된다면 일이 수행되는 모든 세세한 과정 과정에서 거래비용이 개입되고 부풀려져 국가는 경쟁력을 잃고 결국 무너진다. 권력의 정점을 점유한 주체인 김여사가 연루된 사건은 대한민국 공공에서 신뢰가 파산 선고되었음을 보이는 상징이다.
대한민국에서 파산한 신뢰는 어떻게 복원되어야 하나?
한 사회적 경제 포럼에서 본인이 발표한 <초연결 플랫폼 시대 사회경제의 토대: 분산신뢰>에 본인이 진단하는 신뢰가 붕괴된 원인과 이것을 복원하는 방법에 관한 제안을 담았다.
지금은 chat GPT와 휴머노이드 로봇에 대한 이슈로 일견 죽은 것처럼 보이는 블록체인 경제에 대한 논의가 다시 활성화될 것으로 보인다. chat GPT의 할룩시네이션이이나 이런 뇌가 로봇에 인간로봇으로 장착되기 시작하면 가짜가 진짜를 몰아내는 세상이 본격화된다. 인간보다 더 인간같은 연기와 흉내의 달인인 생성AI나 휴머노이드 로봇에게 인간의 자리를 물려주어야 할 처지다. 넘쳐나는 가짜뉴스를 넘어서 유사인간과 인간의 진실성 대결이 본질이다.
가짜와 진짜를 확인하는 방식은 원본과 비교해보고 이 사실을 모든 사람이 공유하게 만드는 기제가 블록체인이다. 결국 생성 AI와 휴머노이드 로봇이 인간의 의도를 가질 수는 없기 때문에 가짜로 이득을 볼 수 있는 사람들이 이들에게 자신의 의도를 주입해서 가짜를 생산하고 유포해 이득을 챙길 것이다. 이에 대한 체계적 대항마가 블록체인에 의한 분산신뢰다.
진짜보다 더 진짜같은 가짜가 진짜임을 주장하는 유사산업 경제가 활성화되면 모델에 제시된 것처럼 사회는 사회적 자본에 의한 신뢰에서 제도적 신뢰를 거쳐 분산신뢰(distributed trust) 사회가 될 것이다. 분산신뢰는 모든 거래내용이 기록되고 공유되고 문제가 생기면 같이 들춰 검증함을 통해 누구도 거래장부를 조작할 수 없을 때 가능한 신뢰다. 공공에서 추진되다 현 정부 들어서 멈춘 프로토콜 경제는 분산신뢰 개념을 전제한다. 수요자와 공급자의 직접거래하고 다시 다른 사람들과 거래할 때 원장을 공유하는 형태가 분산신뢰다.
우리 인간이 미래의 불확실성을 극복하는 방안으로 사용했던 신뢰에는 블라인드 스팟이 존재한다. 심지어 블록체인 기반의 분산신뢰가 성숙되도 이 블라인스 스팟에서 파생된 신뢰의 문제는 신뢰로 다 해결할 수 없다.
블록체인을 통한 분산신뢰도 결국은 과거의 거래자료에 기반한 것이다. 어떤 상황이 불확실해지거나 이런 비슷한 상황에서 한 두 번 사기를 당한 경험이 있다면 사람들은 당장 상대의 과거의 행적을 조사해서 신뢰할만한 사람인지를 알아내려한다. 다 과거의 행적을 조사하는 것이다. 현재 뿐 아니라 미래 상황이 달라지면 과거의 행적이 아무 도움이 안된다. 신뢰는 현재의 상황적 조건이 유지되는 것을 전제로 특정 행위자의 행동이 예측가능한지의 추정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블록체인에서 예측한 신뢰로도 상황이 바뀐 상황에서 상대의 일관된 행동을 담보할 수 없다. 블록체인도 과거의 거래자료에 기반해 신뢰를 예측하는 것이지 미래 달라진 상황조건에서 신뢰를 예측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과거의 정보만으로는 미래의 시시각각으로 달라지는 불확실한 상황에서의 신뢰행위를 예측할 수 없다. 예를 들어 미래의 큰 한탕을 위해 과거에서 현재까지 신뢰를 연기해가며 사는 사람이 심지어는 미래의 D데이에까지 신뢰롭게 연기하다 D데이에 큰 사기행각을 벌이고 도주하면 누구도 속수무책이다.
블락체인에 의한 분산신뢰를 비롯해 모든 신뢰의 원천은 자신이 자신에게 하는 약속과 이 약속에 영향을 받는 사람들에게 하는 공개적 약속이 같은 상태(True to Oneself)인 진정성(Authenticity)다. 진정성은 자신을 삶의 주인으로 만드는 존재목적이 있고 이 존재목적을 실현하기 위해 스스로 손해보고 상처받을 용기를 보여주는 것이다. 한 마디로 진정성이란 "자신이 정한 존재목적의 주인이 되기 위해 스스로 어려움과 상처를 감내할 수 있는 용기를 행동으로 보여주는 것"이다.
모든 사람들이 진정성이 있다면 자신이 공언한 상태와 마음 속 상태가 같은 상태로 행동하기 때문에 신뢰라는 단어가 사라지게 된다. 신뢰라는 샘이 강물을 만들고 바다와 같은 신뢰 천국을 만들 수 있는 원천은 진정성이다.
불확실하고 시시각각으로 급변하는 미래의 상황 속에서 사기를 당하지 않는 통제가능한 삶을 살기 위해서는 신뢰로운 사람이 아니라 진정성 있는 상대를 찾아 일을 도모해야 한다. 진정성은 자신의 내면의 스토리에 일관된 진솔한 삶을 치열하게 사는 사람들의 오랫동안 숙성된 품성을 기반으로 한다. 진정성이 있는 사람들은 미래의 상황적 조건이 달라져도 그들의 행동이 예측가능하다. 안과 밖 사이의 차이가 없는 이 통합된 품성이 어떤 상황에서도 일관된 행동을 유지하게 하는 원천이 되기 때문이다. 미래 상황이 달라져도 행동의 일관성을 유지하려는 힘은 신뢰를 넘어 진정성에 의해서만 실현 가능하다.
신뢰는 상대에게 성실한 사람인 것처럼 보이는 연기를 통해서도 얻어낼 수 있지만 진정성은 안과 밖이 같기 때문에 연기로부터 자유롭다. 단지 이 사람이 어떤 내면의 어떤 존재목적 스토리를 가지고 있는지만 판단하면 된다. 신뢰로운 사람도 상황이 바뀌고 이해관계가 바뀌면 언제든지 마음을 바꾸고 사기를 치고 도망갈 수 있지만 진정성이 있는 사람이 자신이 공언한 존재목적을 포기하고 이런 행보를 보인다는 것은 논리적으로도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 이들의 품성은 존재 목적의 스토리가 발아되어 만든다. 목적은 자신의 존재를 담보로 미래에 대한 약속이다. 진정성이 있다는 것은 미래의 약속을 지킬 수 있는 근력이 있다는 것이다.
블록체인 경제가 성숙되는 상황이라도 주변의 지인들을 자신의 파트너로 삼을 것인지에 대한 결정은 신뢰로운 사람인지를 넘어 진정성이 있는 사람인지로 판단해보자. 신뢰를 맹목적으로 신뢰하지 말자. 우리가 신뢰자본의 파산선고를 할 수 밖에 없었던 이유는 자신 삶의 존재이유가 없고 자신을 높이려는 탐욕의 의도를 숨겨가며 살았던 진정성이 의심되는 사람들을 나라의 리더로 세웠기 때문이다.
가족과 혈연을 제외하고는 믿을 사람이 아무도 없는 캄캄한 사회에서도 유일하게 등대불처럼 신뢰의 희망을 전달하는 사람들이 있다. 자신의 삶의 목적을 세우고 이 목적의 주인이 되는 일에 진심인 사람들이다. 자신의 삶의 영역에서 묵묵히 진정성을 삶의 모토로 추구하는 숨겨진 사람들이 있기 때문에 지금과 같은 표류하는 상황에서 우리는 신뢰의 구명조끼라도 얻을 수 있었다. 다행스러운 것은 대한민국의 지도자는 유사리더 모습으로 진정성을 연기하며 살고 있어도 일반 국민들은 대부분 자신의 삶에서 진정성을 생명처럼 소중하게 여기며 살고 있다는 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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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s: 최근까지 한미일의 신뢰에 대한 연구들을 종합해보면, 대한민국은 혈연, 지연, 학연, 과거 시절 인연 등에 기반한 관계(연고)적 신뢰 모형을 추구하는 하는 국가이고, 일본은 제도적 신뢰(Assurance)를 추구하는 나라로, 미국은 공유된 가치에 대한 신념을 기반으로 한 규범적 신뢰를 추구하는 국가로 알려져 있다. 2023년 180개 국가 중 일본이 16위, 미국이 24위, 한국이 32위라는 점에서 국가적 수준에서는 제도적 신뢰모형을 추구하는 일본이 앞선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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