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세상을 볼 때 눈으로 보는 것은 극히 제한적이고 과거의 성공경험이 미리 그려놓은 이렇게 하면 반드시 성공한다는 믿음의 지도로 본다.

문제는 세상이 바뀌어서 성공공식도 바뀌어야 하는데 새롭게 성공하는 운좋은 경험이 생기지 않으면 성공에 대한 믿음의 지도는 저절로 바뀌지 않는다. 결국 옛날에 만든 믿음의 지도를 버리지 못하고 이 지도가 시키는대로 새롭게 전개된 세상에 토굴을 파고 산다.

세상은 끊임없이 변하기 때문에 토굴생활도 오래가지 못한다. 또 한번의 지각변동으로 토굴이 무너지는 경험을 한다. 여기서 기사회생하면 기존 믿음의 지도를 버리고 토굴생활을 벗어난다. 늦게 깨달음을 얻었지만 시간이 많이 남아있지 않다. 변하지 않을 것같은 사람이 변하는 모습을 보면 죽을 때가 되었다고 생각한다. 애처롭지만 맞는 말이다. 우리는 죽을 때가 되어서야 잘못되었음을 깨닫는 사후예지력 hindsight의 대가들이다.

세상을 보는 지도인 믿음은 큰 성공경험이 있거나 실패경험이 없다면 스스로는 바뀌지 않는다. 세상이 변하는 모습에 대응해 본인의 믿음의 지도를 바꿀 수 있는 지도술사는 대단한 통찰력이 있는 사람이다.

믿음의 지도는 두 종류다. 하나는 네비게이션에 장착된 지도처럼 일상생활을 위해 만들어진 지도이고 다른 하나는 자신이 과거에 어디서 시작했고 지금은 어디에 서 있고 미래에는 어떤 목적지를 향해 가고 있는지를 알려주는 정체성과 관련한 시계열 지도다. 제대로된 정체성의 지도를 그려내기 위해서 나침반이 동원된다.

시간여행을 위한 나침반 지도와 현재 삶을 위한 네비게이션 지도가 모두 작동하면 기존에는 보이지 않던 것들이 보이기 시작한다. 제대로된 믿음은 보지 못하는 세상을 보게 하는 통찰력의 눈을 제공한다. 우리는 세상을 실제 눈으로도 보지만 숨어 있는 세상은 믿음의 눈을 개안했을 때만 본다.

비전이란 제대로된 믿음의 눈으로 보게된 세상이다. 아브라함이 모든 종교를 초월해 믿음의 아버지로 추앙받는 이유는 세상에 올바른 믿음의 지도로 장님의 상태에서 해방시키는 비전을 주었기 때문이다. 기독교뿐 아니라 우리에게 정통으로 받아들여지는 일반 종교는 나름대로 제대로된 믿음의 눈으로 비전을 준다.

문제는 이 믿음의 눈은 저절로 만들어지는 것이 이니라 지도술사의 의도적 개입을 통해서만 바뀐다. 세상이 진화하는 속도에 맞추어 믿음의 지도를 공진화하지 못하면 문제다.

세상의 변화에 맞추어 진화하지 못한 믿음은 자기가 보고 싶은 것만 보고 믿고 싶은 것만 믿게 만드는 사이비 종교의 감옥으로 전락한다. 이 감옥에 갇히는 순간 변화하는 세상은 위험한 세상이니 감옥이라도 감옥 안에서 지내는 것이 안전하다고 자신을 설득한다.

보수 논쟁이 거센데 잘못된 보수는 과거의 믿음에 갇혀 사는 사람들에게서 주로 탄생한다. 골수보수보다는 숫자가 적어도 리버럴 중에도 사이비가 탄생하는 것은 마찬가지일 것이다. 믿음은 시대의 흐름에 맞춰 제대로 진화시킬 때는 통찰력의 기반이지만 시대를 이끌지 못하고 시대에 이끌려나갈 때는 자신을 가두는 감옥으로 변하는 양날의 칼이다.

소위 지도자라고 나서는 사람도 과거의 성공이나 과거 정신이 명민할 때 제시했던 미래에 대한 예지력 때문에 지도자가 되었는지 모르지만 지도자로 추앙받는 동안 한번도 네비게이션을 업데이트 하지 못했거나 나침반이 부러져 극성을 잃은 상태로 지내는 사람이 많다. 이런 지도자는 마치 조선시대의 임금이 현생해 갓쓰고 사람들에게 호령하는듯한 기시감을 준다. 말할 때마다 설화의 주인공으로 전락한다.

종교인들이나 소위 독실한 신자로 알려진 분들 중 이상한 행동을 하시는 분들이 특히 많은데 이들 대부분은 믿음의 통찰력을 상실하고 믿음으로 생계를 유지하다 자기 믿음의 감옥에 갇히게 된 경우이다.

나침반이 작동해야 그려낼 수 있는 존재목적에 대한 믿음의 지도와 네비게이션에 장착되 경쟁우위에 관여하는 믿음의 지도가 하나라도 작동하지 앓는다면 길잃은 사람이다. 이들은 세상이 변했음에도 변한 세상을 받아들이지 못하거나 나침반이 극성을 잃어 새롭게 전개되는 세상을 새롭게 해석하지 못하고 믿음을 문서적으로 고사시킨 율법주의자들이다.

믿음을 절대로 물로 보지 말자! 제대로된 믿음은 우리에게 네비게이션과 나침반을 제공해 지도를 제대로 그려 번성을 주기도 하지만 업데이트되지 못한 낡은 네비 속에 장착된 지도와 극성이 멈춘 나침반이 그린 믿음 지도는 길을 잃은 사람들을 양산한다. 세상과 울림이 창출되지 않는 죽은 믿음 믿음은 우리를 감옥에 가두고 노예로 부린다.

제대로된 나침반과 네비로 인생의 지도를 그려내는 진성 지도술사가 되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