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래간만에 동창회에 나가보면 학교 때에는 두각을 못 보이던 친구들이 인생역전에 성공한 케이스를 종종 만난다. 이들은 운이 좋은 친구들일까? 아니면 운 이외의 다른 요소가 작용한 것일까?

이 상황만 가지고 설명하기는 부족하다. 보다 온전한 설명은 이들이 만들어낸 성공이 지속가능한지에 달려 있다. 지금 보이는 성공이 지속가능하게 계속 죽을 때까지 이어진다면 이들의 성공은 운을 넘어서 지속적으로 일관되게 성공을 위해 개입시킨 주체적 의도에 의해서 결정된 것이다. 운조차도 이들의 일관되고 지속적인 의도에 협조하지 않으면 안되는 조건이 만들어진 것이다. 그렇지만 지속가능한 성공이 아닌 벼락 성공이라면 치솟았다 곤두박질치는 주가처럼 반드시 어려움을 겪게 된다. 순전히 운이 좋아서 성공한 경우다.

부모를 잘 만난 것도 유전자 복권이라는 최고의 운에 당첨된 것이다. 성공을 마치 자신이 노력해서 만든 것처럼 주장하나 이런 운을 타고나지 못했는데 노력만으로 성공할 개연성은 거의 낙타가 바늘구멍 통과하는 확률과 비슷하다. 이들이 이런 행운의 당첨자라는 사실을 겸허히 받아들이지 못하고 마치 자신이 잘나서 이런 운이 찾아온 것처럼 밀납으로 봉한 이카루스의 날개를 달고 태양을 향해 날아 오르면 불운의 표적이 된다.

진성리더가 지속가능한 성공의 주인이 될 수 있는 이유도 여기에 숨겨져 있다. 진성리더는 자신의 운에게 먼저 존재목적이라는 명을 선언한 사람이다. 또한 죽는 순간까지도 어떤 어려움이 닥쳐도 운에게 명을 선언한 사람이라는 자기 정체성을 잃어버리지 않는 사람이다.

진성리더는 어떻게 성공할 수 밖에 없는 운명을 어떻게 만들어낼까?

운명과 명운의 차이에 비밀이 있다.

운명(運命)이라는 한자의 운은 회전해가며 반복적으로 도는 시간의 움직임이고 명은 그 도는 움직임이 수렴하는 곳을 의미한다. 마치 복권당첨을 위한 화살을 던지는 상황이 운명이다. 빠르게 돌고 있는 복권판에 화살을 던져서 좋은 상황을 만든 것은 운이 좋은 상황이다. 문제는 또 한번의 복권상황에 오면 같은 운을 재현하기는 힘들다. 지속가능하지 못하다. 반복적으로 도는 시간이 움직임이 수렴하는 곳을 찾아내지 못하면 모든 것은 그냥 운으로 끝난다.

진성리더는 자신의 삶을 회전하는 판에 맞추는 운명을 택하기 보다는 일단 회전판 중에 본인이 원하는 성공에 화살을 꼽아 놓고 이 회전판을 돌리는 사람이다. 처음에는 회전판의 무게 때문에 돌지 않아도 지속적으로 돌리면 회전판은 어느 순간 가속도가 붙어서 돌기 시작한다. 운명을 따라가던 사람들이 회심하고 같이 돌려서 반복적으로 도는 시간의 흐름을 추월하는 속도가 만들어진 것이다. 진성리더는 자신의 명을 운에 맡기는 사람이 아니라 명을 정해 놓고 시계를 돌려 운이 따라오게 하는 명운의 삶을 산다.

진성리더에게 반복적 시간이 수렴하는 명은 존재목적이다. 진성리더는 자신의 삶의 주인공이 되어 도달해야 할 여정의 마지막 목적지가 먼저 명으로 명확하게 설정된 사람이다. 지속적으로 돌고 도는 운이라는 삶의 변화 속에서도 삶의 개입이 끝나는 죽는 순간까지 도달해야 할 수렴의 목적지를 정한 사람이다. 진성리더는 운으로 도는 세상에서 탈로하지 않기 위해 자신에게 고유한 네비와 나침반을 운용한다. 나침반과 네비의 도움으로 아무리 세상이 운대로 빨리 돌아도 행로를 벗어나지 않는다. 목적지에서 벗어난 길을 운전할 때 네비는 지속적으로 경고음을 보내고 나침반은 부르르 떨린다.

운명의 목적지를 알려준 삶을 항해하는 진성리더의 항해는 세 가지 특권을 갖는다.

첫번째의 특권은 자신이 어디에서 왔고 지금은 어디에 서 있고 앞으로는 어디로 갈 것인지를 잘 알기 때문에 명확하고 단순한 정체성을 갖게 해준다는 점이다. 혼돈과 상실의 시대에 단순하지만 심금을 울리는 명획한 정체성을 가진다는 것은 리더로서의 최고의 자산이다. 정체성을 알고 있는 사람은 세상이 아무리 혼탁하고 혼돈의 회오리에 휩싸여도 길을 잃지 않기 때문이다. 길을 잃었다하더라도 자신의 목적의 나침반으로 자신의 지점을 찍어서 필요한 지도를 유연하게 그려낼 능력도 있다.

둘째 운명의 목적지는 진북(true north)이되어 진성리더의 삶을 연금술사의 삶으로 바꾼다. 연금술 때문에 이 진성리더의 주변에는 끊임없는 변화와 혁신이 일어난다. 금을 만들어내지는 못했어도 연금술이 있었기 때문에 금을 만들기 위한 시도를 이끌어 냈고 이런 노력이 현대 화학을 탄생시켰다. 진성리더는 목적지에 도달하기 위해 끊임없이 문제를 제기하고 이 문재를 해결하기 위해 다른 사람들이 상상하기 어려운 신선한 시각으로 혁신한다. 진성리더의 곁에는 항상 혁신이 넘쳐나고 이들의 혁신은 세상에 의미있는 변화를 선사한다.

마지막으로 운명의 목적지에 대한 믿음을 가진 사람은 장애나 벽을 만나면 이것을 넘어서 마지막에 수렴할 목적지에 대한 여행을 계속한다. 운명의 목적지인 명에 대한 믿음이 없는 사람은 벽을 만나면 본능적으로 되돌아간다.

목적지를 잃은 운명의 운명은 무엇일까? 운명은 항상 운과 명의 갈림길에서 우리에게 선택의 기회를 부여한다. 사명이란 명에 목적지를 위임하는 행위를 말 한다. 소명이란 네비가 보내는 경고음이고 나침반이 보내는 떨림이다. 목적지가 정해진 명을 스스로 선택하지 못했을 경우 우리의 삶은 남은 선택지인 운에 의해서 결정된다. 삶의 모든 일은 자신이 통제할 수 없다는 불가지론자가 되거나 아니면 남이 통제한다는 환경 결정론자가 된다. 삶이 불가지론자으로 채워지거나 환경결정론으로 채워지면 삶의 비극이 시작된다.

환경결정론자들은 환경이 언제든 자신에게 불리하게 바뀔 수 있기 때문에 현재 가진 기득권을 제대로 지키는 것이 최상의 목표가 된다. 보수적인 사람이 되어 세상의 진화를 따라잡지 못하고 삶아 죽는 개구리가 되어 세상에서 조용히 잊혀진다. 한 마디로 이들의 운명은 소멸과 죽음과 잊혀짐이다.

진성리더는 자신의 존재목적 즉 명의 씨앗을 내재화 시켜 자신만의 고유한 향기 나는 진실한 품성인 진성(眞性)의 열매를 만들어낸 사람이다. 이들은 진성으로 선한 영향력이라는 더 안전한 회전판을 만들어내 일어서지 못하는 사람들을 일으켜 세워 자신 삶을 명의 주인으로 살게 도와주는 세르파이다. 진성리더란 목적을 자신에게 내재화해 더 나아지는 세상을 위한 근원적 변화를 완성하는 사람이다.

자신의 존재목적이라는 명으로 성공을 따라오게 만드는 진성리더의 삶을 선택하지 못한다면 결국 세상을 빌려 쓴 랜트비도 못 내고 유전자 복권으로 얻은 것들을 지키는 기득권으로 rent seeking 하다가 세상을 떠나는 불운한 운명을 받아들일 수 밖에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