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성리더십 아카데미(원장 이창준, 교감 세르파 유미애) 세미나 3회차에서 다음과 같은 세 가지 이슈에 대한 집중적 토의가 이뤄졌다. 여기에 계신 분들도 리더십에 관심이 있으실 것 같아 요약해보았다.

1. 리더는 학습을 통해 길러질 수 있는 것일까?

리더십은 학습할 수 있는 측면과 학습할 수 없는 측면이 혼재되어 존재하는 영역이다. 리더십의 필요조건에 해당되는 파트는 학습을 통해 채워질 수 있지만 리더십의 충분조건에 해당되는 영역은 사건에 대한 체험을 통해서만 만들어질 수 있다. 리더를 학습을 통해 길러낼 수 있다고 믿고 시도하다가 좌절을 맛보는 사람들은 대부분 이 두 영역을 구별하지 못한 경우다.

리더는 구성원보다 더 높고 더 멀리 더 깊이 자신과 상황에 대한 매타인지를 할 수 있는 사람을 지칭한다. 자신에 대한 메타인지를 수행하기 위한 리더의 도구가 네비게이션으로 비유되는 정신모형 I과 나침반에 비유되는 정신모형 II라는 세상을 이해하고 행동지침을 결정하는 지도다.

네비게이션으로 비유되는 정신모형 1의 영역은 학습이 가능한 영역이다. 네비게이션을 업데이트 하는 학습을 게을리하면 자신에게 돌아 오는 불이익이 눈에 뻔히 보이는 영역이기 때문이다. 리더십에서는 리더로서 구성원들과 같이 일할 때 필요한 역량이나 이런 역량들이 조합된 리더십 스타일 등은 네비게이션의 영역으로 학습이 가능한 영역이다.

리더가 현재에서 미래에 이르는 길에 관련된 지도를 마련하는 정신모형 II의 영역 즉 나침반으로 비유되는 영역은 학습이 아니라 사건에 대한 체험에 의해서 변화하는 영역이다. 학습이 아니라 자신의 삶의 내러티브에 대한 각성과 목적에 대한 검증을 의미하는 고난 사건 등을 통해서만 변화한다.

정신모형 II가 리더십의 충분조건이라면 정신모형 I은 필요조건의 영역이다. 따라서 필요조건의 영역은 학습이 가능하지만 충분조건의 영역은 사건에 대한 체험을 통해서만 개선된다. 리더의 고유성의 영역이기도 한 정신모형 II를 학습을 통해 개선하려는 모든 시도는 무위로 끝난다. 학습시켜 리더를 만드는 기획이 실패하면 "사람은 변화하지 않는다"라는 잘못된 철학을 주창한다. 학습으로 바꿀 수 있는 영역과 바꿀 수 없는 영역을 구별하지 못한 실수 때문에 잘못된 철학을 미신처럼 믿게 된다.

회사 HRD 부서도 학습할 수 있는 것과 사건적 체험을 새롭게 디자인하는 것을 구별해 가며 리더 육성 프로그램을 운용할 것을 제안한다.

2. 진정성을 연기해서 성공하는 사람들이 많아져서 이런 시대에 대항해 진정성으로 정면 승부하는 진성리더십이 얼마나 실효성이 있는지 궁금하다.

진성리더의 진정성이란 목적에 대한 진정성을 말한다. 목적에 대한 진정성이 없음에도 마치 있는 것처럼 연기하는 리더들이 승승장구하는 것처럼 보이는 현상을 어떻게 해석할까? 한 시점에서는 이들의 연기가 힘을 발휘해서 마치 성공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이들의 성공은 연기가 발칵되지 않는 지점까지 한 시적이다. 성공의 범위가 커질수록 연기가 발칵될 개연성은 더 높아지고 결국은 이카루스의 날개를 달고 추락할 운명이다. 초연결 사회는 모든 것이 연결되고 연결된 것이 CCtv를 달고 감시하고 있어서 연기가 더욱 힘들어진다. 초연결시대 연기로 승부하려 시도한다는 것은 무모하게 보인다.

주변에는 이카루스의 날개를 달고 승승장구하다 추락하는 사람들이 생각보다 많다. 이들은 초연결시대 대세를 거슬러 연기로 승부할 수 있다고 믿다가 밀랍으로 붙인 날개가 녹아서 떨어진 사람들이다.

3. 성과 평가에서 목적을 통한 KPI OKR 케스케이딩이 잘 작동하지 않는 이유는?

목적이나 비전이 없는 회사에도 마치 비전이나 목적이 있는 것처럼 가정하고 여기에서 성과 목표를 도출해서 부서 팀 개인에게 KPI를 할당한다. 가짜 목적에서 캐스캐이딩해서 마련한 KPI OKR를 통한 정렬은 잘못된 정렬이다. 각 단위로 할당되자마자 숫자로 할당된 KPI나 OKR을 달성해서 인센티브와 승진을 따는 것이 목적으로 전치되고 이런 숫자를 도출하기 위한 전제로 삼았던 목적은 이 숫자를 만들어내기 위한 도구로 전락한다. 목적이 수단으로 전락해 결국 KPI나 OKR에 의해 죽어버렸음에도 누구도 심각하게 개념 않는다. 목적은 처음부터 홈페이지에만 존재하는 죽은 플라스틱 목적이었기 때문이다.

이런 숫자로 할당된 KPI나 OKR은 경기 상황이 어려워지면 배고픈 뱀이 자신의 꼬리를 먹는 오노보러스 현상을 가져오고 결국 이런 일들이 반복되면 회사는 무너진다.

정렬이란 이런 가짜 목적에서 캐스캐이딩한 논리적이고 명목적인 정렬이 아니라 자신의 역할과 과제에 조직이 공유한 목적의 씨앗을 가져와서 역할과 과제를 통해서 실현해내는 것이 실질적 정렬이다. 회사의 입장에서 실질적 정렬은 목적을 제품과 서비스에 반영하여 새 결과를 창출하고, 프로세스에 반영하여 혁신을 만들어내고, 인재육성에 반영하여 리더를 길러내고, 회사의 포토폴리오 구성에 반영하여 지속가능성을 만들어내고, 회사의 브랜드에 반영하여 회사의 가치를 높일 수 있을 때다.

공동 목적을 드라이버로 삼아 창출한 결과를 공정하게 평가하고 배분해서 구성원에게 나눠주는 강화제를 차별화 시키는 것이 제대로 된 성과평가다. KPI OKR 성과평가 작동이 안 되는 이유는 비전이나 미션에 대한 생각이 없는 회사가 드라이버를 재무적 목표로 표현한 숫자로 정하고 강화제도 재무적 성과를 해석한 수치로 정하는 순환론의 함정을 벗어나지 못하기 때문이다. 결국 이런 재무적 성과지향 회사는 회사를 통해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는데 점점 실패하고 결국 고객과 회사를 지지해주는 공동체로부터 소외되기 시작한다. 목적이라는 씨앗을 품고 회사의 다양한 영역에서 쇄빙선이 되어 새로운 가치를 만들 수 있는지가 관건이다.

OKR이나 KPI가 작동되는 경우는 이런 목적을 실현하는 과제를 회사의 쇄빙선 과제로 규정하고 쇄빙선 미션의 성공을 측정하기 위해 KPI OKR이 설정될 때이다.

회사의 지속가능한 성공은 이런 한 두 해의 재무적 목표치를 달성하는 것으로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라 회사가 약속한 목적을 쇄빙선 과제로 실현해 가치를 창출했는지 약속을 지키는 회사인지에 의해 결정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