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선거로 우리나라가 남북으로 쪼개지는 것을 넘어 보이지 않는 좌우로 심각하게 쪼개져 있음이 다시 드러났다. 한 쪽은 제주, 호남, 충청, 경기, 서울이고 다른 쪽은 부울경, 대구, 경북, 강원이다. 북한까지 합하면 고구려 신라 백제가 부활한 셈이다.

작은 나라가 서로 협업해 머리를 맞대고 문제를 풀어도 해결하기 힘들진데 다시 보이지 않는 벽으로 쪼개져 반목하니 문제가 생산적으로 해결될 리가 없다.

모두가 이 문제에 책임이 있지만 정치하는 사람들의 잘못이 가장 큰 것으로 보인다. 이들은 정치공학을 동원해 쪼개기와 갈라치기 뺄셈정치로 살아남은 사람들이다. 이들에 의해 서로 얼굴 붉일 없었던 사람들도 상대를 악마화 하는 일에 동원되었다. 이들의 농간으로 사이 좋게 지내던 남성과 여성도 이대남 이대녀 개딸로 갈라치기 당했고 세대도 갈라치기 당했고 운동권, 종북, 지민비조, 이판사판, 비명횡사, 한강, 낙동강 벨트 등 갈라치기가 가능한 모든 것이 동원되어 갈라치기 당했다. 이들 갈라치기가 도달한 마지막 종착역이 선거판세 지도에 나타난 좌우로 쪼개진 나라다.

자신의 의지와 상관없이 갈라치기 당해 양편으로 나눠진 이들은 이유도 모르고 서로에게 분노를 표출했다. 심지어 화목했던 가족 사이에도 갈라치기와 반목을 조장했다. 이들 정치꾼들은 지역을 갈라지기 하는 것을 넘어 표만 된다면 정치공학적으로 쪼개고 난자질 전문기술자로 생존해왔다.

이들 갈라치기 정치공학 기술자들에게 정당의 존재이유를 물으면 십중팔구 정권을 물려받는 수권이라 답한다. 이들에게 왜 자신들이 수권정당이 되어야 하는지를 물어보면 쉽게 답하지 못한다. 자신이 정치하는 이유가 수권 즉 권력을 획득해 생계를 유지하는 것 이상 이하도 아니기 때문이다. 이들이 자신의 생계정치에 한 평생을 바쳐 지역 성별 세대를 갈라치기의 종착역인 좌우로 갈라치기 동안 나라의 전후좌우에는 보이지 않는 건널 수 없는 인위적 루비콘강들이 생겨났다.

갈라치기 뺄셈 정치공학자들은 프로크루스테스의 침대를 운용하는 사람들이다. 프로크루스테스는 희랍 신화에 나오는 신으로 지나가는 사람들을 잡아다 자신의 침대에 눕혀 놓고 침대보다 손이 길면 손을 자르고 발이 짧으면 발을 늘려서 상대를 괴롭혔다. 갈라치기 정치공학자에 침대란 자신의 정치적 이데올로기이거나 자신 패거리가 포함된 계파 카르텔의 이익이다. 기회가 될 때마다 좌는 우를 잡아다 좌의 침대에 눕혀 놓고 괴롭히고 혐오했고 우는 좌를 잡아다 눕혀 놓고 괴롭혔다. 갈라치기 정치가들이 대한민국 혐오와 편견의 주범이다.

좌우로 대변되는 자신 계파의 정치공학을 넘어 우리가 운명을 공유하는 같은 민족이란 각성만 있어도 자신 뿐 아니라 프로크루스테스의 침대를 운용하는 것을 자제했을 것이다. 한번도 자신들이 대한민국이라는 더 큰 공동체를 위해 정치한다고 생각해본 적이 없기 때문이다. 더 큰 대한민국에 대한 각성이 클 때 상대도 자신도 모두 침대를 가지고 서로를 괴롭히고 있음을 각성한다. 침대가 얼마나 큰 고문도구인지를 안다. 나도 상대도 고문과 편견의 침대를 가지고 있음을 이해하고 상대를 자신의 침대로 고문하는 일을 멈출 때 서로 간 숨 쉴 수 있는 공간이 만들어진다. 둘 사이에 공간이 존재할 때 둘을 연결하는 다리도 건설할 수 있다.

22대 국회를 시작으로 이기는 것만을 목적으로 정치공학 셈법을 동원해 성별, 세대를 좌우로 갈라치기 해가며 나라를 좌우로 찢어 놓는 정치공학을 중지할 수 있었으면 한다. 누군가는 좌우를 넘나들며 더 큰 대한민국을 위해 통합의 정치를 실현할 수 있었으면 한다. 좌우 지역을 초월해 공동운명체 대한민국의 미래를 위해 자신이 나서야 하는 이유가 무엇인지 답을 구했으면 한다.

당선자들도 이번 선거에 이기기 위해 운용했던 자신의 프로크루스테스 침대 때문에 상처 받았을 경쟁자와 경쟁자를 지지했던 지역구민들의 상한 마음을 헤아렸으면 한다. 무엇보다 먼저 이들을 찾아가 위로하는데 넉넉한 마음을 쓸 수 있기를 소망한다.

좌우로 쓰러져 상처당한 서로의 상한 마음을 치유하고 일으켜 세워 자랑스런 태극 문양을 다시 직조하는 대한민국을 세우는 일에 모두가 협업할 수 있기를 소망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