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마음에도 청소부가 필요해!
조바심과 마음챙김
마음은 의식의 흐름을 지칭한다. 마음의 집은 지금이고 주인은 자기 자신이다. 우리는 세상을 인식하고 자신에게 닥친 문제를 풀기 위해 위해 마음을 세상 밖으로 심부름 보내 정보를 수집한다. 마음은 문제를 현명하고 효율적으로 풀기 위해 자신의 곳간에 있는 것들을 확인하는 검수 작업에 돌입하기도 한다.
심부름
보낸 마음이 세상에 마음을 빼앗겨 돌아오지 않거나 이고(Ego)에 사로잡혀 돌아오지 않는 현상을 조바심이라고 부른다. 조바심이란 심부름 보낸 마음이 주인인 우리의 통제를 벗어나 가출해서 돌아오지 않는 현상을 지칭한다.
조바심이 생기는 원인은 세 가지다. 하나는 밖으로 심부름 보낸 마음이 돌아오지 않는 현상이고, 다른 하나는 자신의 숨겨진 내면인 이고와 소통하도록 심부름 보낸 마음이 이고가 만든 편견의 감옥에 잡혀 못나오는 경우이고, 마지막은 과거와 미래에 심부름 보낸 마음이 자신의 거주지인 현재로 돌아오지 못하는 현상이다. 조바심은 심부름 보낸 하인에게 주인 자리를 빼앗긴 마음의 상태다.
첫 번째 상황이 마음을 밖으로 심부름 보낸 마음이 무슨 일인지 돌아 오지 않는 경우다. 심부름 간 마음이 밖의 자극적인 세상에 매료되어 돌아 오지 않거나 가끔 옷을 갈아입기 위해 집에 돌아오는데 세상 밖에서 가지고 온 쓰레기만 남기고 다시 가출을 반복한다. 마음이 돈, 권력, 명예, 마약, 섹스, 도박에 중독되면 돌아오지 못한다. 텅 빈 마음이 된 주인은 동구 밖에 나가서 조바심으로 기다리지만 가출한 마음은 돌아오지 않는다. 주인은 지쳐서 마음이 점점 황폐해진다.
이런 상황이 발생하는 것은 마음이 통제 범위에서 벗어난 세상에 대해 욕심을 낼 경우다. 축구 경기에서 우리 편 선수가 프리킥을 하는 순간을 상상해보자. 조바심이란 골을 못 넣어서 지는 결과를 초래할 때 생기는 부정적 경험을 미리 당겨 상상적으로 체험할 때 생긴다. 시험을 앞두고 떨어지는 상황을 상상적으로 체험한다면 조바심이 생긴다. 이처럼 조바심은 자신이 통제할 수 있는 원인에 마음을 집중하는 것이 아니라 결과에 마음을 빼앗겼을 때 생긴다. 이런 자신이 통제할 수 없는 결과에 대한 욕심 때문에 마음이 빼앗기기 시작하면 자신의 것이어서 마음대로 할 수 있다고 믿었던 마음에게 배신 당하고 산다는 느낌에 사로잡힌다. 조바심은 영원히 자신 만을 사랑한다고 믿었던 연인이 달아나는 순간 느끼게 될 감정과 비슷한 감정이다.
마음의 조바심을 만드는 두 번째 상황은 문제를 풀기 위해 가용할 수 있는 것들이 무엇인지 자신의 곳간을 확인하러 보낸 마음이 이고(Ego)가 만든 편견의 곳간에 갇혀서 못나오는 경우다.
이고의 곳간은 자신이 부모로부터 받은 유전자 복권으로 채워져 있는 현금 창고다. 운 좋게 머리 좋고 재능이 넘치고 부유하고 건강한 부모 밑에 태어나는 행운이 유전자 복권이다. 사람들은 유전자 복권이 자신에게 당첨된 것을 숨겨가며 마치 모든 재능이 자신이 만들어낸 것처럼 주장하고 싶어한다. 여기서 얻은 모든 행운도 모두 자신의 것처럼 주장하기 시작할 때 이고의 편견이 생긴다. 유전자 복권이 복권 당첨자의 행운이 아니라 마치 자신이 특출 나서 당첨될 수밖에 없다고 주장하기 시작하면 이고의 감옥에 갇혀서 교만하고 거만한 삶을 벗어나지 못한다. 세상에서 자기가 최고라는 관점으로 이고가 편견으로 왜곡되고 이런 왜곡에 반하는 현상이 나타나면 화를 절제하지 못한다. 화가 많은 사람들의 특징이 유전자 복권의 감옥에 갇혀 사는 사람들이다. 이들은 이고의 감옥 속에 유전자 복권으로 건물을 지어 놓고 편하게 건물주 삶을 사나 감옥 밖의 세상이 자신의 삶과 다른 방식으로 빠르게 전개된다는 소문을 들으면 조바심과 원인 모를 불안과 화 때문에 잠을 이루지 못한다.
세 번째 상황은 마음이 자신의 집인 현재로 돌아오지 못하고 과거와 미래로 가출한 상태다. 마음을 채우고 있던 의식이 미래의 예측할 수 없는 결과로 투기되었는데 그 결과가 맞아 떨어지지 않아 현재로 돌아오지 않는 상태도 조바심을 일으키고 과거의 기억 속으로 투기되었는데 과거에 사로잡혀 돌아오지 못하고 있다면 의식은 이미 집나간 조바심인 것이다. 현재와 단절된 과거의 기억 속에 사로잡히거나 현재와 단절된 미래를 상상하며 파랑새만을 쫒는 상태가 집 나간 의식인 조바심의 원천이다. 마음이 자신의 집인 현재 속에 거하고 과거와 미래를 현재로 끌어들여 돌아오게 할 수 있을 때 마음은 조바심에서 벗어난다.
조바심은 조라는 곡식을 채로 수확하는 것이 어려움을 표현한 말이다. 조는 일반 곡식과 달리 작고 생김이 괴팍해서 진짜 조를 남기고 쭉정이를 날려버리기가 힘들다. 조처럼 통제하기 힘든 것이 자신의 마음이다. 마음은 자신이 정해 놓은 시간과 공간을 벗어나 틈만나면 달아난다. 틈만나면 달아나는 괴팍하기 짝이 없는 자신의 마음을 이해하고 자신의 정체성을 복원시켜 내러티브를 통해 달래는 것이 마음챙김의 관건이다. 조바심은 지금까지는 승승장구하는 삶을 누려왔지만 그러는 과정에서 자신의 정체성을 잃은 사람들에게는 단골손님이다. 마음이 달아나 돌아오지 않는 것은 어느 순간 자신과의 대화가 끊어졌고 내 삶에 대한 매력적인 스토리가 사라졌기 때문이다. 매력이 없는 자신을 피해 마음들이 다 매력적인 대상들을 찾아 먼저 달아난 것이다.
현재 속에 마음이 정 붙이고 살 수 있는 자신만의 매력적인 집을 마련해주지 못하면 마음은 또 조바심을 가지고 미래의 파랑새를 쫓아 달아나거나 과거의 영광에 취해 돌아오지 못하거나, 돈, 권력, 명예, 마약이 넘치는 세상에 잡혀 돌아오지 못하거나 유전자 복권이 주인인 탐욕과 이고의 감옥에 잡혀 돌아오지 못할 것이다. 마음이 주인의 명령대로 움직이지 않는다는 것은 주인의 권한을 상실한 것이다.
결국 과거를 현재로 부활시키거나 미래를 현재로 부활시켜 뿌리를 내리지 못한 것이 마음의 가출을 부축였던 것이다. 현재의 공간에 충분한 의식의 집을 마련해주고 과거 혹은 미래 자신과의 지속적인 대화를 통해 지금 당장 현재를 살아갈 수 있는 자신만의 고유한 집을 가진 사람이 조바심에 빠질 이유가 없다.
마음챙김(Mindfulness)란 조바심으로 바람 난 마음을 달랠 수 있는 근력이 있는지의 문제다. 마음챙김으로 조바심에서 벗어난 자유가 장자의 달성편에 나오는 목계 (木鷄)의 자유일 것이다. 살아 있는 목계는 마음은 자유롭지만 어떤 상황 속에서도 자신의 집을 잃어버리지 않는 상태다.
마음챙김과 관련된 질문들: 자신이 마음의 주인인가? 마음이 마음 놓고 거주하고 밖으로 심부름 나갔다 반드시 돌아오게 할 수 있는 따듯하고 매력적인 스스로가 설계해서 만들어낸 마음의 집이 있는가? 부모로부터 물려받은 유전자 복권의 건물주가 되어 이고라는 욕심과 편견의 감옥에서 편하게 사는가? 세상을 편견 없이 받아들이고 인정할 수 있는가? 세상이 잘 난 자신을 알아보지 못하고 모욕한다고 생각해 화를 주체하지 못하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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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s: 최근 의식을 연구하는 뇌과학 연구는 조바심이란 의식이 세상의 문제 풀 때 생긴 단백질 찌꺼기들이 쓰레기로 쌓여서 생긴 현상이라고 분석한다. 뇌과학에 의하면 마음챙김이란 이 단백질 쓰레기를 청소해주는 청소부 역할을 의미한다. 또한 밤이 되어 숙면을 취하게 되면 뇌에서는 저절로 이 단백질 쓰레기를 청소해주는 호르몬 청소부가 나와서 청소해준다고 본다. 뇌과학은 숙면이 최고의 청소부라고 주장한다. 이들은 명상도 이런 청소를 위해 가수면 상태에 도달하는 것이어서 문제가 풀리지 않아고 조바심이 넘칠 때는 낮이라도 의식의 공장을 셧다운 시키고 단백질 청소를 위해 잠을 자라고 조언한다. 실제 잠은 명상에 버금가는 뛰어난 효과를 본다는 연구들이 많다. "쓸 데 없는 걱정 그만 치우고 그냥 잠이나 자라"는 조언이 사실 뇌과학 연구에서 할 수 있었던 최고의 조언이었던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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