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시대는 모든 존재하는 것들이 연결되어 공동 운명이라는 생태계를 구성하는 초연결시대다. 사람과 사람이 연결되는 것을 넘어서 사람과 사물, 사물과 사물, 시간과 공간, 아날로그와 디지털, 미래와 과거 등등 우리가 존재하는 것으로 믿는 모든 것들이 연결되어 상호 의존적으로 영향을 미쳐가며 살아가는 환경을 구성하고 있다.

세상을 지탱하는 빙산의 밑둥이자 하부구조는 연결과 연결로 서로의 운명에 영향을 미치는 리좀 생태계로 진화하고 있다. 뿌리가 서로 연결된 줄기 뿌리가 숲을 구성하고 있는 리좀 생태계는 독립적 나무가 각자의 토양에 뿌리를 내리고 영양분을 섭취하기 위해 경쟁해가며 살아남은 나무들이 숲을 구성하고 있는 수목형 생태계와는 다르다.

수목형 생태계에서 작동하는 성공의 개념은 주로 신자유주의 원리가 차용했다. 신자유주의에서 경제 주체는 모두 독립적 의사결정자이자 자신의 이득을 실현하는 거래를 위한 독립적 협상자다. 독립적 거래 주체인 수목이 모여서 자유주의 시장이라는 숲을 구성한다고 가정한다. 이런 가정에 따라 신자유주의자들은 성공을 경쟁에서 이겨서 일등이되거나 이등이 되는 것이라고 정의한다. 일등이 되거나 이등이 되려는 순수한 욕망으로 모든 사람이 경쟁에 참여하려는 정신이 보이지 않는 손으로 작동된다고 믿는다.

이런 성공의 개념은 시장이 무한하게 성장하고 팽창할 수 있다는 전제 하에서 작동된다. 지금처럼 L자 경기가 굳어져서 더는 성장이 가능하지 않을 때는 신자유주의 성공의 개념은 각자도생이라는 동물의 생태계로 전환된다. 각자도생은 일단 어떤 방식으로든 자신부터 살고 보자는 전략이다. 각자도생 전략은 우로보러스 현상을 수반한다.

우로보러스는 배가 고프면 자신의 꼬리를 먹는 뱀이다. 지금처럼 경기 상황이 어려워지면 지금까지 1등이나 2등 했던 주체들이 자신도 살아남기 위해서 우월한 역량을 총동원해 경기의 패자들을 먹어 치우는 현상이 발생한다. 지금 우리가 직면하는 양극화는 우로보러스가 만든 결과물이다. 경제는 모든 사회 영역과 맞물려 있어서 경제에서 시작한 우로보러스는 다른 영역으로 침투해 사회 모든 영역을 양극화시킨다. 일례로 교육과 직업도 정점에 있다고 사람들이 믿는 의사와 법조인으로 몰려서 다른 직업들을 모두 삼키는 양극화 현상이 발생하고, 교회도 대형 교회가 소형 교회를 삼키는 양극화를 벗어나지 못한다. 한 마디로 제 무덤을 스스로 파는 현상이다. 이런 양극화는 인간의 생존의 조건인 다양성을 파괴한다.

다행히 생존의 일선에 서 있는 기업가들이 먼저 신자유주의 거버넌스가 L자 불경기에서는 우로보러스를 가져오고 오로보러스의 결과인 양극화는 다양성을 파괴해서 인류의 지속가능성에 빨간불이 들어오게 만든다는 것을 각성하기 시작했다. 이런 각성은 미국 기업을 대표하는 총수들이 모여 신자유주의 거버넌스를 포기하는 선언으로 이어졌다. 2019년 8월 19일 미국의 전경련에 해당되는 총수들이 BRT에 모여 공식적으로 신자유주의가 시대적 소명을 다했음을 선언했다.

이들은 무한 경쟁을 통해 1등이나 2등을 하는 성공 개념이 결국 대주주와 대주주를 제외한 나머지 사람들 사이의 우로보러스를 가져오고 결국 이런 양극화는 기업의 생태계를 산성화 시켜서 반기업정서를 불러왔고 결국 기업이 스스로 몰락하게 만드는 토대가 되었다는 사실을 인정한 것이다.

이들은 성공을 기업이라는 초연결 네트워크 위에 울타리를 만들어 구성한 플랫폼을 이용해 플랫폼에 연결된 많은 사람들을 성공시키는 일에 성공하는 메타 성공을 성공으로 다시 규정했다.

BRT는 기업의 정의도 수목형 생태계가 아닌 리좀 생태계 개념에 맞게 바꾸었다. 존재이유인 목적을 분명히 하고 목적을 실현하는 사명과 업을 통해 공정한 이윤이 따라오게 할 수 있을 때 기업은 기업다운 기업이라고 정의했다. 이런 정의는 기업(企業)의 한자에도 오래 전부터 반영된 정의다. 기업의 ‘기(企)’는 ‘사람 인(人)’과 ‘머무를 지(止)’가 합쳐져서 만들어졌다. 사람들이 머물러가며 업을 수행하는 곳이 기업이다. 기업다운 기업에서 이윤은 업을 수행한 결과로 따라오는 것이지 이윤을 따라가는 개념이 아니었다. 기업다운 기업의 원래 의미는 존재이유를 실현할 수 있는 가치의 울타리를 세우고 이 울타리 안에 업의 성소를 세우고 성소에서 약속한 목적을 실현시키기 위해 구성원들이 신 나게 일하며 뛰어놀 수 있는 협업의 운동장이었다.

우리가 발 딛고 삶을 영위하는 생태계가 수목형 생태계가 아닌 리좀형 생태계로 전환되고 있다면 개인들의 성공 전략도 이에 맞게 바뀌어야 할 것이다. 리좀형 생태계에서 지속 가능하게 성공하는 사람들은 목적을 세우고 이 목적의 씨앗을 뿌려서 결실을 거두는 사람들이다. 목적의 씨앗을 삶의 터전에 뿌려 가꿔왔기 때문에 수확이 자연스럽게 소출되는 선순환 구조를 가진 사람들이다. 목표는 목적을 정하고 이 목적을 실현한 사람들에게 자연스럽게 따라오는 것이다.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경주하는 사람들이 운 좋게 한 두 번 목표를 얻을 수 있는지 모르지만 결국 이런 경주 과정에서 남들에게 준 누적된 손해 때문에 지속적으로 지속가능하게 목표를 달성하는 것은 논리적으로도 불가능하다.

시대는 수목형 생태계와 달리 지금과 같은 리좀형 생태계의 시대로 전환되고 있다. 평소 자신의 씨앗도 뿌리지 않은 사람들이 추수 때가 되면 법 망을 교묘하게 피해가며 남들이 가꾸어 놓은 수확을 자기 것처럼 취하기 위해 1등 2등 경주를 벌이는 사람이 설 자리는 없다.

시대는 수렵 채취 시대를 지나 운명 공동체를 만들어 협업하는 농경시대로 전환되었음에도 아직도 자연으로부터 무작위로 수렵과 채취를 하기 의해 단거리 달리기를 일삼는 사람들에게는 점점 설 자리가 없을 것으로 보인다. 성공은 삶에서 목적의 씨앗을 뿌리고 길러낸 것을 스스로 추수하는 작업이다. 아직도 수렵채취 시대가 지나지 않았다고 믿고 남의 길러 놓은 수확물을 무단으로 수렵하고 경쟁적으로 채취하는 사람들에게 성공이 설 자리는 없다.

성공은 자신이 삶의 주인으로 목적의 씨앗을 뿌리고 길러낸 사람들에게 자연스럽게 따라오는 것이다. 한 두 번의 예외는 있는지 모르지만 성공을 따라가서 성공을 잡을 수 있는 방법은 없다. 주변 사람들도 목적의 씨앗을 뿌리고 농부의 마음으로 자신의 추수를 길러낼 수 있게 토양도 제공해주고 노하우도 알려주는 사람들만이 초연결시대 메타성공의 비밀을 터득한 사람들이다.

온전한 성공이란 성공이 성공을 따라오는 메타성공을 의미한다. 남들이 뿌려 놓은 것을 무단으로 채취하고 수렵하는 것이 아니라 업을 세워 씨앗도 뿌리고 가축도 길러내는 일에 성공했을 때 그 결과로 성공이 따라오는 것이다. 이런 일로 남들도 많이 성공시켰을 때 따라오는 것이 성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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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s. 지구 상에 현존하는 가장 지속가능성을 증명한 생명체는 미국 유타주에 있는 판도 사시나무 숲이다. 이 숲의 생존 연대는 8만 혹은 9만 년이다. 개별적 나무의 평균 생존 기간은 평균 100년 200년 안팎이지만 숲 자체의 나이는 지금까지 생존한 생명체에서 가장 나이가 많다. 이 숲이 지속가능성의 대명사가 된 비밀은 숲을 구성하고 있는 나무들의 뿌리가 서로 연결된 리좀 뿌리로 구성된 생태계라는 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