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성일 : 24-11-26 08:05
[N.Learning] 지혜로운 사람은 어떻게 만들어지나? <이 사람을 보라 (Ecce Homo)>
 글쓴이 : Administr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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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혜로운 사람은 어떻게 만들어지나?
<이 사람을 보라 (Ecce Homo)>
에케 호모(Ecce Homo)는 라틴어로 <이 사람을 보라>이다. 니체가 정신병으로 병원에 입원하기 전에 쓴 마지막 자서전 책의 제목이다. 니체는 이 책 제목에 대한 영감을 요한복음 19장 4절에서 6절의 구절에서 얻었다.
"빌라도가 다시 밖에 나가 말하되 보라 이 사람을 데리고 너희에게 나오나니 이는 내가 그에게서 아무 죄도 찾지 못한 것을 너희로 알게 하려 함이로라 하더라; 이에 예수께서 가시 면류관을 쓰고 자색 옷을 입고 나오시니 빌라도가 저희에게 말하되 <보라 이 사람이로다 ecce homo(behold this man)> 하매; 대제사장들과 하속들이 예수를 보고 소리 질러 가로되 십자가에 못 박게 하소서 십자가에 못 박게 하소서 하는지라 빌라도가 가로되 너희가 친히 데려다가 십자가에 못 박으라 나는 그에게서 죄를 찾지 못하노라.
이 장면은 향후 이천 년간 진리의 등대가 될 예수와 진리의 화신을 알아보지 못하고 십자가에 못박으라고 주장하는 몽매한 근시안의 제사장과 유대인 사이의 긴장을 묘사하는 대목이다.
니체는 자신을 예수에 준하는 탁월한 지혜 때문에 세상에 대해 장님인 힘 있는 사람들에게 고통과 박해를 받고 십자가를 진 인물로 세우고 싶었다. 이들이 믿는 교회에 의해 물상화되고 제도화된 신은 이들에 의해 죽임을 당했다고 선언한다. 신을 잃은 교회가 신의 무덤이라고 선언한다. 동시에 자신이 고통을 극복한 인물이라는 점을 강조하고 싶어 했다. 약간의 정신증 환자의 냄새가 풍김에도 자신의 책에서 니체는 유대인들이 예수를 십자가에 매달음을 통해 자신의 신을 살해했듯이 자신이 몽매한 사람들이 맹목적으로 믿던 신의 죽음을 선포하고 시대적 현자가 될 수 있었는지를 설명한다.
한 마디로 니체의 주장을 요약하면 니체는 자신에게 닥친 엄청난 고통을 피하지 않고 받아들이고 극복하고 치유하려는 긍휼감과 연민에 대한 의지가 자신을 이렇게 현명하게 만들었다고 설명한다.
첫째, 니체는 인간은 필연적 내면의 고통을 이해하고 받아들이고 극복함을 통해 온전한 인간으로 성장한다고 생각한다. 고통을 인간의 실존으로 받아들이는 사람들만 자신에 대한 온전한 이해에 도달할 수 있고 고통에 대한 자기이해를 통해 인간은 선입견과 편견의 감옥에서 해방된다고 설명한다. 자신의 아픔을 객관적으로 이해한 사람들만 진실한 삶의 본질에 대해 알게 되고 자신의 삶에서도 진실의 사람으로 거듭난다. 현명한 사람은 고통을 받아들여 몸으로 진실을 체득한 사람이다.
둘째, 니체는 고통을 받아들여 고통을 통해 성장한 사람들만 지적 독립성을 누릴 수 있다고 보았다. 자신의 몸, 정신, 마음의 고통을 극복해 자신을 주체적으로 완성한 사람들만 대중을 맹목적으로 따르거나 사회에 맹목적으로 순종하는 몽매함에서 벗어난다고 주장한다. 고통을 자신의 몸으로 체현해 극복한 사람들만 남들에게 들은 추상적 현명함을 넘어 구체적이고 생생한 현명함을 구사한다.
셋째, 고통을 이긴 사람들은 탁월한 전문성으로 세상을 보기 때문에 현자의 지위를 누린다. 니체에 따르면 자신의 고통을 넘어서 타인의 고통을 이해하고 자신의 고통으로 받아들여 해결하는 노력이 탁월함의 기반이다. 고통을 받아들여 원인의 수준에서 탐구하고 극복하는 과정이 탁월한 수월성을 만든다고 보았다. 니체는 "나를 죽이지 못하는 고통이 나를 강하게 만든다"고 설명한다.
초인이라는 지위도 고통을 넘어서서 세상의 고통을 품고 해결할 수 있는 관점을 얻을 때 생성된다고 주장한다. 자신과 타인의 고통을 외면하지 않고 받아들여 극복하려는 노력이 탁월성의 기반이다. 초인 Übermensch (Overman)도 주어진 고통을 초월해 신과 같은 탁월성에 이르려는 노력이 만들었다고 설명한다.
넷째, 고통은 기반은 몸, 정신, 마음에서 생긴다. 몸, 마음, 정신에 깃든 고통의 원천을 이해하고 몸, 마음, 정신이 협업해 고통을 이겨낼 때 가장 높은 수준의 현명함에 도달한다. 니체는 고통을 건강하게 극복한 몸, 마음, 정신이 세상을 현명하게 보는 날카로운 통찰력의 원천이라고 주장한다.
다섯째, 각자의 사람들이 고통을 극복해서 만들어낸 자아는 다를 수 밖에 없다는 차이와 다양성을 인정할 때 세상을 통체적으로 볼 수 있다고 주장한다. 각자가 극복해 만들어낸 개성을 다양성으로 포용할 수 있을 때 현명한 사람이 될 수 있다. 사회적 영민함은 각자가 고통을 극복해 만들어낸 본연의 모습에 따라 살아가는 다양성을 인정하고 포용할 때 생긴다.
여섯 째, 니체는 올바르게 고통을 극복한 사람과 이들이 낸 책, 혹은 제도에 둘러 쌓여 사는 것이 최고의 지적 발전을 위한 환경을 구성한다고 설명한다. 고통을 무시하고 요행을 찾는 사람들이나 고통을 부정하고 행복만 추구하는 사람들에 둘러 쌓이기 시작하면 세상을 볼 수 있는 안목이 점점 제안되고 편파적이 된다고 경고한다.
마지막으로 고통을 극복하는 수준을 넘어 예술로 승화시킬 수 있는 사람들이 최고 수준의 현명함에 도달한다고 주장한다. 니체는 삶을 고통을 극복하며 만들어낸 창조적 행위이자 예술품으로 생각했다. 고통이 예술품으로 승화되는 삶을 사는 사람들은 천재적 현명함을 향유한다.
솔로몬이 지혜의 대왕이 될 수 있었던 이유도 자신이 추구하는 공의로운 세상에 대한 의지가 인간이 가진 고통과 긍휼의 태반에서 밀알로 잉태되고 길러질 때 진실의 모습으로 현현 된다는 것을 알고 실천했기 때문이다.
우리 주변에도 다른 모든 조건이 같다면 아픈 손가락을 가진 부모가 보는 세상이 더 따뜻하고 더 사려 깊고 더 현명하다는 것을 안다. 마찬가지로 자신에 대한 아픔을 외면하지 않고 받아들이고 극복하려 노력해가며 주체적으로 산 사람이 부모가 물려준 유전자 복권에 의존해 산 사람들보다 현명하고 분별력이 넘친다.
니체는 <자신을 사람을 보라 Ecce Home>에서 솔로몬이 약속했던 의가 긍휼의 태반에서 밀알로 종묘되고 싹으로 자라고 나무로 성장하고, 진실의 열매를 맺는 과정을 설명한다. 니체는 고통 속에서 주체적으로 만들어낸 진실의 열매가 삶에서의 현명함을 입증한다는 철학을 완성했다. 니체는 쇼펜하우어가 고통을 삶의 본질로 본 것을 인정하고 고통을 삶을 만들어가는 초깃값으로 받아들였다. 니체는 한 발 더 나아가 인간은 고통의 아픈 측면에 쉽게 굴복하지 않고 의지를 불살라 고통을 극복해 각자의 예술적 고유성에 도달한다는 희망의 끈을 놓지 않았다.
니체의 철학을 한 마디로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지혜는 고통을 외면하지 않고 바라볼 수 있는 용기에서 시작한다. 지혜의 열매는 고통을 극복하여 자신의 고유성을 만든 사람이다. 고통을 용기 있게 바라보고 받아들여 극복하는 행동인 긍휼(Compassion)이 지혜의 원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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