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강물은 어떻게 자신이 살아있음을 증명할까? 물꼬전략 <급진거북이: 진성리더의 변화전략 (잉걸북스, 신승철)> 필사단 모임에 참여해 도반들과 토의 도중 물꼬 전략(책 6장)에 대해 깊은 이야기를 나눴다. 강물의 근력은 장애를 만났을 때 물꼬를 만들 수 있는 힘에서 온다. 강물이 장애를 만났을 때 장애를 감싸고 둘러서 흐르는 물꼬를 만들지 못하면 갇힌 물이 된다. 갇힌 물은 강물의 죽음을 의미한다. 흘러내리지 못해 썩은 물은 물고기 등 산 것을 담아내지 못한다. 시냇물은 장애를 만났을 때 감싸 안아가며 흐르는 물꼬 전략으로 강물이 되고 강물은 다시 더 큰 강물을 만들어 바다로 흐른다. 바다는 우리가 상상할 수 있는 가장 평평한 세상이다. 큰 고래조차 품어내 이들이 유영할 수 있는 자유를 선사한다. 흐르는 물이 만들어 내는 물꼬 전략은 어렸을 때 동요로 친구들과 같이 부르는 <시냇물>이라는 노래의 가사 속에도 담겨 있다. 냇물아 흘러 흘러 어디로 가니 강물따라 가고 싶어 강으로 간다 강물아 흘러 흘러 어디로 가니 넓은 세상 보고 싶어 바다로 간다 살다가 불현듯 바다가 보고 싶어지는 이유는 우리의 삶이 장애를 만나서 흐르지 못하고 고인물로 갇혀 죽어가는 불안 때문이다. 이런 상황에 처하면 우리는 고난을 뚫고 도달한 바다를 보고 싶어 한다. 우리는 탁 트인 바다를 보고 삶 속에서 극복하지 못한 숨겨진 가정을 괄호치기(판단중지)하는 법을 배운다. 고난을 감싸고 흐르지 못한 삶의 가정에 대해 판단 중지할 때 바다 속에서 자유롭게 유영하는 자신이 고래의 모습으로 보인다. 바다를 보며 세상의 모든 장애가 극복된 가장 평평한 세상에서 고래처럼 자유롭게 유영할 수 있는 날을 꿈꾼다. 강물이 만들어내는 물꼬전략은 내가 가장 최애하는 인생 영화인 <흐르는 강물처럼 (A River Runs through It)>도 소환해냈다. <흐르는 강물처럼>은 로버트 레드포드 연출, 크레이그 셰퍼, 브래드 피트 주연의 영화로 1992년에 처음 상영되었다. 전 시카고 대학 교수 노먼 맥클레인(1902~1990)이 자신의 삶을 토대로 1976년에 출판한 소설을 원작으로 만든 영화이다. 몬테나의 아름다운 자연 풍경을 배경으로 예술적인 경지에 도달한 플라이 낚시의 환상적인 장면과 더불어, 가족 간의 사랑과 아픔 그리고 인생의 참 의미를 잔잔하게 그려낸다. A river runs through it에서 강물(River)은 흘러가는 인생을 의미한다. 강물의 진리처럼 삶도 고난과 어려움을 뜻하는 It을 감싸고 흘러간다. 목사인 아버지와 대학교수인 형, 지역신문 기자인 동생이 몬테나 강가에서 플라이 낚시를 통해 종종 잡아 올리는 송어는 삶의 의미다. 셋 중 동생이 기술이 가장 뛰어나서 가장 큰 송어를 잡아 올리지만 역설적으로 삶에서 동생은 삶의 의미를 상실하고 강물처럼 흐르지 않고 갇혀서 사사건건 삶에 대항해 싸우다가 사건에 연루되어 죽음을 당한다. 아들을 사랑했던 아버지는 아들의 죽음도 흐르는 강물로 감싸 안으며 극복하려 시도한다. 아들을 못 잊어 마지막 설교에서 어떤 고통이든 "완전히 이해는 못해도 완벽한 사랑을 할 수는 있다"는 말로 흐르는 강물이 물꼬를 만든 힘이 사랑이었음을 전한다. 아마존 강이 발원지인 안데스 산맥에서 대서양까지의 거리인 약 6,992km를 흐를 수 있는 기적도 결국 강의 물꼬 전략 때문이다. 안데스 산맥의 작은 샘에서 시작한 실 개천이 작은 시냇물이 되고, 작은 시냇물이 강이 되고, 강이 더 큰 강이 만들어 흐름의 내력을 가르친다. 강물은 물의 원리에 따라 항상 높은 곳에서 낮은 곳으로 흐르고 장애가 있으면 감싸고 돌아 흐르는 물꼬 전략을 사용한다. 하지만 아마존 강의 힘만으로 바다를 만들지 못했을 것이라는 깨달음도 있었다. 많은 상선약수의 가르침을 받은 개울들이 물꼬 전략을 통해 자신의 자리에서 강을 만들어 모두 바다를 열망하며 흐르는 암묵적 협업전략 때문에 결국 상선약수를 실현한 바다가 생성되었을 것이다. 결국 시작한 자리는 달라도 강이 바다에 도달하면 모든 강은 바다라는 이름으로 친구가 되고 동지가 된다. 흐르는 강이 가르친 물꼬의 힘이다. 물꼬의 힘을 잃는 순간 개울은 생명을 잃고 고인물이 되어 썩는다. 강물이 물꼬를 만들어 흐르는 내력을 만들지 못하면 물은 죽음으로 우리에게 보복을 가한다. 우리가 지금 목격하고 있는 다양한 사회적 병리도 결국은 강물이 물꼬를 만들지 못하고 고인물이 되고 고인물이 썩어 풍기는 악취다. 강물이 흘러 바다에 도달할 수 있는 이유는 장애와 고통을 만났을 때 싸워서 이기는 전략이 아니라 사랑과 긍휼로 감싸고 녹여내는 부드럽지만 강한 힘 때문이다. 중용 23장에 등장하는 치곡(致曲)의 의미에도 물꼬전략이 담겨 있다. 중용에서 치곡이란 장애를 만났을 때 돌아서 도달한다는 의미다. 우리 몸에 생긴 암도 싸워서 이기겠다는 생각보다는 암을 삶의 일부이자 건강의 스파링파트너로 받아들이고 감싸 안고 갈 때 완전히 극복할 수 있다는 생각도 했다. 물꼬 전략은 강물이 살아 있음을 스스로 증명하는 전략이다. 강물은 물꼬전략을 구사해 삶에 절망하고 포기하지 않고 흐르는 한 시간이 지나면 바다에서 만나 서로가 친구이자 동지였음을 고백할 수 있을 것이다. 서로 격려해가며 자신들이 자유와 형평을 누릴 자격을 획득했음을 인정할 것이다. 물꼬 전략으로 강물을 생명으로 살려내서 도달할 자유와 형평의 바다를 꿈꾸고 있다면 우리는 모두 친구이자 동지이자 도반이다!! PS: 필사단은 물꼬전략 이외에도 유미애 진성리더십 아카데미 교감선생님의 주도로 고흐의 삶이 가르쳐준 급진거북이 원리에 대해서도 깊은 이야기를 나눴다. 다음 모임은 2월 22일입니다. 이번에는 연휴로 많은 분들이 참석하지 못했지만 다음 필사단 모임에서는 많은 분들이 모여 더 깊이 있는 이야기를 나눌 수 있었으면 합니다. 필사단 모임에 참여하면 참여할수록 삶의 깊이가 달라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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