많은 사람들이 중용을 기계적 중립을 지키는 것이라고 오해한다. 중용은 세상 만물이 돌아가는 원리나 진리와 마음이 합치되어 있는 상태를 의미한다. 세상의 진리는 사람들 마음 속에 심어져서 끊임없이 생장하기 때문에 중용을 제대로 이해하기 위해서는 마음의 기계적 균형(Static Equilibrium)을 넘어서 시간의 개념이 도입된 "움직이는 균형(Moving Equilibrium)"을 이해해야 한다. 중용이란 생장하는 진리의 곡선에 마음이 합치되게 기계적 중립을 극복하고 움직이는 진리의 지향성 속에서 삶의 여행을 성공적으로 마무리하는 것을 돕는 원리다. 진리의 흐름에 대한 통찰력이 없는 사람들이 기계적 중립을 외치다 결국 모두 몰락한다. 중용은 아무나 지킬 수 있는 원리가 아니라 진리에 대한 최소한의 통찰력이 있는 사람들만이 향유할 수 있는 고차원의 원리다.

세상의 진리가 어떤 형태로 발아되어 전개되는 지의 추세를 통찰하지 못하는 사람들이 맥락없이 기계적 균형에 집착하다 중용에 어굿나는 일에 심각하게 말려든다.

세상 사람들의 성공의 기준인 부에 관한 진리도 마찬가지다. 첨부된 그래프는 미국에서 부를 창출하는데 가장 진리에 근접해서 활동하는 모범적 기업 30개를 뽑아서 이들이 창출한 평균 기업가치 지표인 다우존스 100년간 흐름을 그린 그래프다.

삶도 마찬가지지만 부의 진리가 흐르는 핵심은 우상향 그래프다. 각자의 기업이 이런 우상향 그래프의 흐름에 맞춰 경영한다면 지속가능한 100년 기업으로 추대되지만 이 우상향 그래프를 타고가다 사욕에 취해 주가를 임의로 띄우면 주가의 스파이크를 맞아서 주가가 널뛰기를 한다. 움직이는 균형점을 넘어 경영전략이라는 이름으로 묘기를 부리다 주가의 스파이크를 만든 기업은 반드시 몰락한다. 기업이 창출해야 하는 부의 기울기를 상실하고 오랫동안 예년과 같은 평형 상태로 구성원에게 시시포스 돌굴리기 작업을 반복시키는 기업도 결국 추락하는 기업에 이름을 넣는다.

기업이 중용의 정도를 지킨다는 것은 이 우상향 줄타리에서 떨어지지 않고 약속한 마지막 목적지에 도달하는 것을 의미한다. 이렇게 도달하기 위해 자신의 역량을 지렛대로 삼아 순간 기울기를 우상향의 평균 기울기에 맞춰서 경영하는 것을 의미한다. 중용에 기반한 지속가능성 경영에 가장 배치되는 행동은 역량 기반이 형성되지 않았음에도 부에 대한 욕심 때문에 회계 장부나 언론 플레이로 기교를 부리다가 주가의 스파이크를 만드는 경우다. 자신의 역량에 기반하지 않은 주가의 스파이크는 반드시 주가가 급락하는 상황을 경험하게 한다.

중용 23장은 이런 우상향의 그래프를 타고 변화를 만들어가는 미시적 노력을 치곡이라고 설명한다. 치곡이란 세상 풍파가 마음을 시시각각으로 구부려 트리는 상황에서도 리더는 진실을 위해 마음을 우상향의 진리를 향해 다시 곧게 먹는(펴는) 것을 의미한다. 치곡이란 진실을 향한 우상향 그래프에서 상황에 치우쳐 순간 기울기가 마이너스 상태로 떨어지지 않게 마음을 다잡는 것을 뜻한다. 치곡이란 진실을 향한 마음의 지렛대를 작동시키는 것을 의미한다. 진실 때문에 굽히지 않는 마음인 치곡은 그냥 어려운 일에 굴복하지 않는 심리학에서 회자되는 일반 회복탄력성과는 급이 다르다.

숨겨진 진실에 진심을 다해야 한다.

진심을 다하면 정성스럽게 된다.

정성스럽게 되면 형태가 만들어지고,

형태가 만들어지면 겉으로 드러나고,

겉으로 드러나면 명백해지고,

명백해지만 남을 감동시킨다.

남을 감동시키면 변화하게 되고,

변화하면 되어진다.

그러니 오직 세상에서 지극히 진리를 위해 정성을 다하는 사람만이 나와 세상을 변하게 할 수 있다.

其次(기차)는 致曲 曲能有誠(치곡 곡능유성)이니

誠則形(성즉형)하고

形則著(형즉저)하고

著則明(저즉명)하고

明則動(명즉동)하고

動則變(동즉변)하고 變則化(변즉화)니

唯天下至誠(유천하지성)이아 爲能化(위능화)니라

많은 사람이 치곡(致曲)을 작은 일에 최선을 다하는 것으로 해석하지만 이것은 중용을 곡해할 수 있는 한 가지 해석에 불과할 뿐이다. 작은 것에 정성을 다한다는 뜻이 있는지 모르지만 치곡이 가르치는 것은 세상 풍파에 시달려 굴곡진 마음이나 의식을 다시 펴서 곧게 펴서 진리가 흐르는 방향과 일치하게 만드는 것을 의미한다. 설사 작은 일에도 정성을 다할 수 있는 힘은 본인이 하려는 것이 선하고 의로운 진리이라고 믿기 때문이다.

치곡은 진성리더십에서 진정성(Authenticity)의 원래 의미다. 진정성의 정의는 True to oneself로 자신에게 이야기하는 것과 다른 사람에게 이야기하는 것이 같은 상태(곧게 펴진 상태)를 의미한다. 자신의 의도와 구성원의 의도가 다른 상태라면 리더는 자신의 의도가 들키지 않기 위해 연기을 통해 구부림(曲)을 숨기고 덮어야 한다. 의도자체가 선한 의도가 아닐 경우 이 의도를 실현하기 위해 구부러짐을 펴는 것이 아니라 덮고 드러나지 않게 숨기는 일에 치중해야 한다. 자신의 마음은 굴곡지고 구부러져 있는데 겉으로는 곧게 펴진 것처럼 연기하는 리더를 유사리더라고 부른다. 이들이 하는 세련된 연기는 마음을 더 굴곡지게 만든다.

자신에게는 자신의 탐욕이나 욕심을 실현하는 굴곡진 것을 이야기하지만 이런 이야기를 할 경우 주변사람들이 도와주지 않을 것을 알고 다른 이야기를 할 때 곡(曲)의 삶을 살고 있는 것이다. 자신에게 하는 이야기와 다른 사람에게 하는 이야기가 같은 이야기를 하는 의식과 마음의 상태를 만드는 것이 치곡(致曲)이다.

중용에서도 어려운 상황 속에서도 치곡을 통해 자신의 긍휼과 목적에 대한 선한 의도에 정성을 쓰면 이것이 목적의 형태 Fractal로 드러나고 이 목적에 숨김의 상태가 없이 명백해지면 구성원을 감동시킨다. 구성원에게 자신의 목적에 대한 진정성을 소구받아서 구성원은 자신의 마음 속에 뿌리를 내리는 것을 허락한다. 마음 심자가 들어간 진정성의 상태에 도달한다. 치곡이 함축하는 근원적 변화는 혼돈이론에서 새로운 질서를 만들어가는 과정을 <#급진거북이(잉걸북스, 2024)>의 여정을 설명한다.

목적에 대한 진정성이 소구되어 구성원의 마음 속에 뿌리를 내리면 구성원들은 자발적으로 목적을 실현하기 위해 협업하고 협업은 목적에 대한 진실이 드러난 상태를 실현해 최초의 변화의 상태인 진실을 산출한다.

진실이란 약속한 선한 의도가 담긴 목적이 최초로 실현된 상태를 의미한다. 이 실현된 진실이 많은 사람들에 의해서 공유되고 전파되면 진실은 보편적 진리로 통용된다. 변화의 완성이다. 변화의 완성은 진실이 실현된 오얏과 복숭아 향기에 취해 많은 사람들이 과수원을 찾아오는 길을 만들어내는 단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