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성일 : 13-12-01 10:35
[N.Learning] 우리는 왜 진정성에 주목해야 하는가?
 글쓴이 : 윤정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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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우리는 왜 진정성에 주목가?

‘진정성’은 올 초 서울대 소비트렌드 분석센터의 소비자 경향조사에서 ‘한국인의 마음을 사로잡는 단어’로 선정되었는데요. 2011년 ‘더타임즈’지에서도 ‘2011년 세계인들이 가장 주목하는 언어’로 꼽히기도 했습니다. 이처럼 진정성은 국내뿐만 아니라 세계 모든 이들의 마음을 사로잡고 있는 시대적 화두어로 떠오르고 있죠.

정보의 민주화 혁명을 일으킨 SNS의 발달

SNS(Social Network Service)의 활성화는 정보의 민주화에 큰 역할을 했습니다. SNS가 활성화되기 이전에는 모든 정보가 기업들에 의해 통제되었다고 봅니다. 각 회사들은 자신에게 필요한 정보만을 광고 등으로 포장해서 소비자에게 일방적으로 전달했고, 소비자는 이 광고를 일방적으로 받아들일 수밖에 없었구요. 심지어 어떤 회사가 부정을 저지른 것이 신문기사에 실릴 경우 해당 회사 홍보 담당자들은 모든 신문사의 가판기사들을 검색해 로비를 하고 부정내용이 기사화되지 않게 막기도 했었다고 해요. 하지만 SNS의 발달은 정보를 막강한 조직에서 소비자들 개개인에게 넘겨주어 정보의 민주화 혁명을 일으킨 것으로 보는데요. 이제는 고객 개개인도 자신이 제품과 서비스를 소비하는 과정에서 느낀 개인적 체험을 SNS를 통해 다른 많은 사람과 공유하고 전파하게 돼었죠. 고객은 어떤 제품이나 서비스에서 불만스러운 체험을 했을 경우 더 이상 방관자로 머물지 않고, 자신의 주변 사람들이나 팔로어들에게 이를 희화화하여 노래를 만들거나 스토리를 만들어 전파하여 제품과 서비스를 판매한 회사를 곤혹스럽게 만듭니다. 반대로 좋은 체험을 한 경우에는 회사가 시키지 않아도 이 회사의 제품과 서비스를 적극적으로 소개하기도 하죠. SNS의 발달은 소비자를 ‘정보의 일방적 소비자’에서 ‘정보의 적극적 생산자’이자 소비자로서의 지위를 부여한 셈이라고 합니다.

진정성을 표현하는 일러스트 남자와 여자들이 어울려 밭을 일구고 있고 여러 밭 앞에는 햇살론이라는 간판이 세워져 있는 일러스트

기업의 진정성 스토리가 후광효과로 작용한다

고객 개개인의 체험의 중요성이 부각되자 제품과 서비스의 질에 집중되어 가격이 산정되던 기제(인간의 행동에 영향을 미치는 심리의 작용이나 원리)가 ‘체험의 진정성’을 중심으로 평가되는 기제로 옮겨가고 있습니다. 즉 회사가 제공하는 서비스나 제품이 고객에게 진정성 있는 체험을 가능하게 하는지가 제품과 서비스의 질을 대체하는 가격의 논리적 근거가 되고 있다는 말이죠. 문제는 고객에게 진정성 있는 체험을 전달하기 위해서는 제품과 서비스의 질도 좋아야 하겠지만, 평소 회사가 어떤 진정성 있는 스토리를 가지고 운영되고 있는지도 고객의 체험에 후광효과로 작용하게 된다는 점이 중요합니다. 진정성이 떨어지는 방식으로 회사를 운영할 경우 제품의 질과 서비스의 질은 월등해도 고객들이 외면하는 경우가 생겨나기 시작했기 때문입니다. 얼마 전에 ‘노스페이스’가 소재의 가격을 부풀려 소비자들에게 거품 가격을 제공하고 있다는 스토리가 전해지자 매출이 반토막 난 사건이 대표적인 사례인데요. ‘노스페이스’ 상품의 품질이 아무리 뛰어나다 하더라도 회사의 경영진이 진정성 없이 회사를 운영하고 있다는 이야기가 SNS를 통해서 퍼지자 이 제품의 진정성을 체험하는 많은 고객들이 구매활동을 중단했다고 합니다.

진정성은 선택이 아니라 필수다

진정성 있게 회사를 운영한다는 것은 대기업에서보다는 중소기업에서 더욱 쉽게 구현 가능합니다. 대기업은 그간의 관행이라든지 문화가 고정되어 있어서 이것을 하루아침에 바꿔나가는 것이 어렵다고 해요. 또한 진정성 있는 스토리의 플롯은 기업이 가지고 있는 미션과 비전 가치에 의해서 만들어지는데 대기업들의 비전, 미션, 가치는 명목상으로만 존재하는 ‘플라스틱 비전’, ‘미션’, ‘가치’인 경우가 많죠. 이들이 설파하는 비전, 미션과 달리 실제로 회사를 운영하는 방식은 따로 있으니까요. 대기업에서는 고객이나 주주에게 전해지는 스토리와 회사를 실질적으로 운영하는 스토리 간에는 간극이 존재하게 된다고 해요. 진정성이 안과 밖이 같은 상태를 말한다면, 이와 같이 회사를 운영한다는 사실은 회사의 진정성에 심각한 손상을 가져올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한마디로 고객이나 주주에게 설명하는 가치는 회사를 멋지게 포장하기 위한 것이고 자신만의 돈을 버는 방식이 따로 존재하는 것이죠. 이 같은 표리부동은 산업이 체험적으로 재편 될 때 고객들에게 진정성 있는 체험의 아킬레스 근으로 작용할 것입니다. 대기업과 달리 중소기업에서는 CEO의 확고한 의지만 있다면 진정성 있는 운영이 지속・유지될 수 있다고 해요. CEO가 ‘진정성 있는 스토리’를 갖고 회사를 운영할 때 종업원들은 자신의 일과 관련된 진정성 있는 스토리를 실험해볼 수 있는 ‘행운아’들이 된다는 말입니다. 사장님이 제공한 진정성의 토양 위에 자신의 진정성 있는 스토리를 심어 볼 수 있는 기회를 얻게 됩니다. 이렇게 진정성 있는 스토리들이 같은 토양에서 자라나 숲을 이룰 때 이 회사는 진정성 있는 회사로 명성을 날리게 되구요. 또한 회사는 산소를 펑펑 뿜어내는 숲 하나를 갖게 되어 모든 종업원들이 열정적으로 활기차게 일할 수 있는 여건이 마련되게 됩니다. 모든 구성원들이 합심해 진정성 있는 스토리를 써가는 회사를 이길 수 있는 회사는 없을 것입니다.

 

지금까지 진정성은 필요한 경우에만 선택할 수 있고 최소한의 진정성만을 가지고 진정성이 있는 것처럼 연극을 하는 사람들이나 기업들이 성공하는 것처럼 보였지만, 앞으로 기업의 운영에 있어서 ‘진정성’은 선택이 아니라 반드시 있어야 하는 ‘필수’ 요소로 작용할 것입니다.

진정성을 나타내는 일러스트 나무들이 많이 자란 숲 사이에 올라와 잇는 아파트와 그 주변에서 웃고 있는 사람들 일러스트

글 | 윤정구(이화여대 경영대학 인사/조직/전략 교수, 대한리더십학회장) 그림 | 서춘경 작가
자료출처 | 서울신용보증재단 제공 SUCCESS지 7-8월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