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성일 : 14-04-21 13: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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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이 :
윤정구
 조회 : 68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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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 유감:
타이타닉 침몰 후 선장과 승무원이 목숨을 바쳐 설정해놓은 사명이 승무원들은 "승객을 먼저 구하고 자신들은 최후에 탈출해야 된다" 였다. 이 사명은 선장과 승무원을 직업으로 하고 있는 세계 모든 사람들 사이에 불문율 처럼 받아 들이고 있었다. 얼마전 침몰한 이탈리아의 여객선 선장과 한국의 선장이 이 불문율을 깨버린 불명예를 안게 되었다. 이번 사건은 한국을 대표하는 불명예 사건으로 세상의 모든 사람들에게 오랫동안 기억될 것이다.
선장과 승무원들이 사건이 일어나자 먼저 탈출하게 된 것은 세월호 선장과 선원들은 자신의 직업에 대한 기본적인 미션도 지키지 못한 것이다. 한 마디로 세월호 사건은 요즈음 한국을 흔들어 놓는 큰 사건들에서 드러나고 있듯이 사명을 잃고 표류하고 있는 한국사회의 치부를 그대로 드러내 보여주었다.
세월호 사건에 대한 직접적 원인은 아직 논란의 여지가 있지만 이와 같은 대형사건들을 심층적으로 분석해보면 대부분 인재로 결론나고 회사의 경우 이 인재의 원인은 경영과정 상의 문제로 집약된다.
직접적 원인은 위기의 상황에서 자신의 사명을 헌신짝처럼 버린 선장과 승무원들에게 있다. 하지만 이들이 이런 사명을 버리는 행동을 촉발한 것은 세월호를 운영하는 회사가 평소 직원들의 사명을 어떻게 강화했었는지에 달려 있다. 회사는 직원들이 사명을 실험하고 복원하는 플랫폼이고 이들을 단련시키는 운동장이다. 결국 청해진해운은 이와 같은 역할을 전혀 하지 못한 것으로 드러나고 있다. 오히려 회사가 나서서 사명을 죽이고 이윤을 따라서 회사를 운영하는데 선두에 선 회사인 것으로 드러났다. 회사가 존재하는 이유인 사명을 헌신짝처럼 버리고 신자유주의 논리에 따라 효율성을 높히고 비용을 줄이기 위해 최선을 다한 회사의 경영형태가 가져온 결과가 세월호 사건이다.평소 적절한 수준의 월급도 주지 않고, 근무시간을 쥐어짜고, 이윤을 위해 직원들의 교육비용을 줄이고, 인건비를 줄이기 위해서 계약직으로 대체한 상황에서 이들에게 사명을 위해 목숨을 바치라고 주문하는 자체가 이율배반적일 수도 있다. 평소 회사에 불만을 품고 있었을 선장과 직원들이 똘똘 뭉쳐서 고객을 버리고 자신들만 탈출에 성공한 것이 이를 대변한다.
이번 사건은 신자유주의 시장경제론을 무비판적으로 받아 들여 사명의 사망선고를 주도한 한국사회가 만들어낸 인재이다. 사명이 복원되어 이 사명이 회사를 장악하지 못할 경우 이와 같은 사고는 앞으로 일어날 수 있는 많은 사고들의 전조라는 생각을 하니 식은땀이 난다. 이번 사건으로 한국은 사명을 상실하고 표류하는 대표적 국가라는 낙인이 찍혔다.
이런 와중에 선사의 직원도 아닌 협력사 안내직원이었던 박지영씨는 지난 16일 침몰하는 상황속에서 학생에게 구명조끼를 양보하고 승객의 대피를 돕다가 변을 당했다.
"왜 구명조끼를 입지 않느냐"는 한 학생의 걱정스러운 물음에 박씨는 "승무원들은 마지막까지 있어야 한다. 너희들 다 구하고 나도 따라가겠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져 많은 이들의 가슴을 아프게 했다.
한국사회가 살아날 수 있는 희망의 불씨는 말만 번지름한 정치가들에게도 돈만을 쫒아 영혼을 버린 회사들에게서는 찾아볼 수 없다. 우리의 희망은 이들과는 독립적으로 알아주던 알아 주지 않던간에 자신의 사명을 지키기 위해 자신의 목숨까지 기꺼히 희생해 가며 사명의 불씨를 꺼트리지 않는 숨겨진 분들에게 있다.
꽃다운 20대의 나이에 세상을 등진 박지영씨와 유가족분들에게 심심한 조의를 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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