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직신뢰 어떻게 구축하나?
신뢰를 측정하는 방법은 다양할 수 있으나 내가 상대를 위해서 어느 정도의 희생을 감수할 수 있는 지가 가장 흔히 사용되는 방식이다. 예를 들어 친구가 나에게 돈을 빌려 달라고 요청할 경우 나중에 못 받을 경우를 가정하고 얼마 만큼을 빌려줄 수 있는 지가 척도일 수 있다. 100만원까지는 떼 먹히더라도 괜찮다고 생각할 수 있고 어떤 친구는 천만원까지도 가능하다고 희생의 범위를 정할 수 있다. 100만원 범위에서 빌려줄 수 있는 친구와 천만원 범위에서 빌려줄 수 있는 친구사이의 신뢰관계는 결국 10배 이상 차이가 난다.
사람들이 신뢰를 중시하는 것은 불확실성 때문이다. 불확실한 상황이 증가하면 모든 것을 계획해서 수행하는 것이 불가능하기 때문에 전략도 세울 수 없고 미래에 대해서 계획할 수 있는 방법이 없다. 신뢰란 불확실성 속에서 예측가능성을 높히기 위한 도구인 것이다. 회사가 종업원들을 신뢰한다는 것은 종업원들을 외줄타기 곡예사라고 가정할 때 회사가 이 곡예사가 실수로 떨어질 경우를 대비해서 밑에 안전그물을 설치해주는 것과 같다. 이 곡예사는 회사를 믿고 많은 혁신적 곡예 기법을 개발해낼 수 있게 된다. 신뢰가 없는 회사는 그물도 없이 종업원에게 위험한 곡예를 시키는 회사이다. 종업원들은 새로운 곡예기술을 위험부담을 지고 개발하기보다는 자신의 생존을 보장해주는 최소한의 곡예만을 한다.
대부분의 회사에서는 불확실성을 줄이고 행동과 태도를 예측가능하게 만들기 위해서 많은 조치를 취한다. 가장 전형적인 방식은 신뢰롭지 못한 예측을 벗어나는 일탈 행동을 했을 경우 벌을 주는 것이다. 문제는 이런 조치가 떨어지는 순간 사람들은 다시 신뢰로운 행동을 하지 않는다. 두 번째의 방식은 스킨십을 강화하는 전략이다. 회식을 하거나 스킨십을 통해서 서로와 서로를 더 잘 알게 된다면 서로에게 마음을 열기 때문이다. 소위 GWP를 주로 하는 회사들의 방식이다. 하지만 서로 마음을 연다고 해서 예측가능한 행동이 저절로 생기는 것은 아니다. 또한 이런 일과성 스킨십이 없어지는 순간 언제 그랬느냐는 식으로 신뢰 기제는 작동하지 않는다.
하지만 진정으로 신뢰구축에 성공하는 회사의 비밀을 따로 있다. 가장 신뢰로운 회사는 회사가 가지고 있는 사명과 가치를 구성원들이 마음 속으로 받아들이는 회사이다. 사명과 가치가 구성원들 마음 속에 심어졌을 경우 구성원들의 예측 가능한 태도와 행동과 언행은 모두 이 가치와 사명에 의해서 자동조절된다. 사람들의 행동과 태도와 언행 자체를 일관되고 예측가능하게 만들기 위해서 돈을 쓰거나 일과성 GWP 조치를 취할 필요가 없다. 문제는 회사가 중시하는 가치와 사명을 구성원들의 마음 속에 받아들이게 하는 것이 중요한데 회사의 사명이나 가치가 자신의 홈페이지에 고객과 투자자들을 유인하기 위해서만 존재하는 플라스틱 사명과 가치일 경우 구성원들이 이것을 받아 들일 리는 만무하다. 회사가 실제로 이 사명과 가치에 따라 비지니스를 하는지가 진정성의 관건이다.
회사의 사명과 가치에 대한 진정성이 결국 구성원들의 신뢰의 정도를 결정한다.
작성일 : 15-02-04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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