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성일 : 15-06-30 11:26
[N.Learning] 우보천리 (牛步千里 )가 빨리빨리를 이긴다:
 글쓴이 : 윤정구
조회 : 4,579  

우보천리 (牛步千里 )가 빨리빨리를 이긴다:

우보천리란 소걸음으로 뚜벅뚜벅 천리를 간다는 말이다. 우보천리는 요즈음처럼 급격하게 변화하는 디지털 시대와는 안 맞는 개념이라고 생각할 수 있다. 하지만 지금처럼 급박하게 돌아가는 시대에 가장 필요한 교훈이 바로 우보천리의 교훈이다. 특히 빨리빨리를 글로벌 세상에 유행시킨 한국사람들에게는 반드시 새겨들어야 할 말이다.

우보천리는 거북이와 토끼의 달리기에서도 그 전략의 우수성이 입증되었다. 단거리경주에서야 토끼가 거북이를 이기겠지만 장거리 경주에서는 특별한 이유가 없다면 거북이가 토끼를 이길 수 밖에 없다. 우리 삶이 한 두번의 단거리 경주를 하고 생을 마감할 운명이라면 토끼의 전략 즉 우리 모두가 채용하고 있는 빨리 빨리의 전략이 더 먹혀들어가겠지만 한번 대박치고 자신의 인생이 종질 것을 바라는 사람들은 아무도 없다. 달리기에서도 달리기가 장거리 경주일 경우 초반에 스퍼트를 내는 전문적 달리기 선수는 없다. 인생은 그자체로 장거리 경주일수밖에 없다.

장거리 경주에서 거북이의 우보천리가 토끼의 빨리빨리 전략을 이길 수 밖에 없는 첫째 이유는 목적지에 대한 생생한 믿음 때문이다. 목적지에 대한 믿음이 내 마음을 온통 장악하고 있기 때문에 한 번도 목적지를 버리고 딴 생각을 한 적이 없다. 토끼가 주변의 환경에 눈이 팔려 목적지에 대한 생각을 잃어버리고 잠을 자거나 딴짖을 할 때도 목적지에 대한 믿음을 가지고 길을 떠난 사람은 주변의 급격하게 변화하는 환경에 일일이 대응하지 않는다. 잠자고 일어나서 시작해서 시간날 때마다 뚜벅뚜벅 걸음을 멈추지 않은 이유도 바로 이 목적지에 대한 믿음이 내 마음을 활활 태우기 때문이다.

둘째로 토끼의 빨리빨리의 전략에서 중요한 것은 다른 경쟁자를 이기는 것이지만 우보천리에서의 거북이 전략은 자신과의 싸움이 핵심이다. 자신과의 싸움은 항상 자신을 겸손하게 만들고 이 겸손을 통해서 자신을 지속적으로 학습하고 성장하게 만든다. 반드시 필요한 장기적 역량이 늘어날 수 밖에 없다. 반대로 토끼의 빨리빨리 전략은 남들에게 뒤지면 열등감을 남들을 이기면 우월감을 가져다주기 때문에 자신에 집중해서 학습하는 능력을 떨어트린다. 잔머리를 굴리는 재주는 늘어도 역량이 축적되지 않는다.

마지막으로 거북이의 우보천리 전략은 주변사람들을 멀리가기 위한 동행으로 생각하는 전략이다. 아프리카 속담에도 단거리를 빨리 가려면 혼자가고 멀리 가려면 동행을 구하라는 말이 있다. 빨리 빨리의 전략은 세상의 모든 사람을 경쟁자로 만들고 단 한 명의 우승자와 나머지의 모든 패배자로 만드는 전략이다. 우보천리의 전략을 실천하는 사람 주변에는 항상 훌륭한 파트너가 많이 몰리는 이유이다.

살다보면 시간에 쫒겨서 단기적으로 일을 처리해야 할 때가 없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시간이 쫒기면 쫒길수록 걸음을 멈추고 자신을 돌아 보는 우보천리의 전략이 필수적이다. 자신이 그렇게 옭다고 믿고 전력질주해서 달려온 수천리 길이 잘못된 길이었다는 것을 길의 마지막 막다른 골목에서 알게 되는 비극의 주인공이 자신일수도 있기 때문이다.

윤정구님의 사진.
윤정구님의 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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