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몬느는 명품 핸드백을 ODM 방식으로 생산하는 회사이다. 아마도 대부분의 명품 핸드백을 보면 자그만하게 시몬느의 이름이 붙어 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을 것이다. ODM 방식은 OEM 방식과는 달리 제품의 디자인까지 책임져 주는 풀 서비스 방식이다. 세계적 브랜드의 화장품을 ODM 방식으로 만드는 한국 콜마와 더불어 한국 ODM 산업의 양대산맥을 구성한다.
이 회사를 창립한 박은관회장의 가슴 속에는 돌아가신 부친이 유지로 세겨준 교훈이 깊이 새겨져 있다. 세상에 돈으로 살 수없는 것은 여러 가지가 있지만 그 중의 하나가 ‘시간의 무게’ 라는 것이다.
그의 어릴 적 기억 속의 아버지는 몇 백 평의 정원을 무엇보다 공들여 가꾸셨다고 한다. 그 당시 아버지는 말씀하셨다. “정원에 몇 천만 원의 잘 생긴 소나무를 사서 심어 놓을 수는 있지만 그 소나무가 진정한 소나무로 정원의 운치를 내려면 최소한 7-10년은 기다려야 한다. 뿌리를 돌려 내리고 전지에서 새순이 나고 그 밑에 있는 바위에 이끼가 끼기까지는 최소한 10년이 걸리기 때문이다. 나중에 사업을 하거든 돈으로 시간의 무게를 사려는 어리석음을 범하지 마라.
박 회장은 최근 자체 브랜드인 시몬느의 ’0914′ 를 이와 같은 심정으로 가꾸고 있다고 고백했다. 이 브랜드가 세계적인 브랜드로 성장하기까지 최소한 10년, 혹은 20-30년은 기다려야 할지도 모른다고 말한다. 어쩌면 자신의 삶 속에서는 꽃피는 것을 볼 수 없을지도 모르지만, 적어도 지금 씨앗을 굳건히 뿌리고 있으니 언젠가 때가 차면 꽃은 만개할 것이라 믿고 있다. 전혀 조급해 하지 않는다. 시간의 무게가 우리 토종 명품 브랜드를 숙성시켜줄 것임을 믿고 있기 때문이다.
시간의 무게는 모든 리더의 삶에 적용되는 원리다. 무엇이든 과실나무로 성장시키기 위해서는 이 나무가 뿌리를 내리는 시간의 무게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시간의 무게를 감내하지 않고 숙성된 명품인생이 존재하지 않는다. 시간의 무게란 심어진 씨앗이 튼튼한 뿌리를 내리는데 걸리는 시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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