터브만은 자신이 태어난 노예제가 합법화된 매릴랜드 주에서 노예자유주이었던 펜실바니아로 탈출해 자유를 얻은 후 남부에 침입해 들어가 노예들을 필라델피아로 탈출시키는 사명에 평생을 바쳤다. 그 당시 사람들은 그녀의 이동경로를 은유적으로 지하철도로 그녀를 기관사로 불렀다. 그녀는 흑인 동족들의 자유를 찾아 해방시켜주었기 때문에 모세로 불리기도 했다. 그녀는 진성리더의 상징이자 자신의 진북이었던 북극성에만 의존해서 밤에 이동했다. 터브만은 남북전쟁에 참여한 최초의 흑인여성이기도 하다. 남북전쟁에서도 스파이의 임무를 맡아 주로 남부의 흑인노예들을 탈출시키는 일을 했다. 말년에는 뉴욕 오번에 정착하여 노인들과 가난한 사람들의 거처를 세웠고 여기서 93세의 나이로 타계했다. 사명을 세우고 어려운 과정에서도 이를 실천함으로 미래세대에게 변화를 선물한 대표적인 진성리더이다.

여성이자 흑인이 지폐의 표지모델로 채택된 것은 다문화 사회인 미국의 본질을 지키고 직시하겠다는 오바마 대통령의 의지가 반영된 것이다. 20달러의 표지모델이었던 7대 대통령 잭슨은 20달러 뒷면으로 자리를 이동한다. 잭슨 대통령은 스스로도 노예제를 옹호하고 스스로도 노예농장을 운영하여 역사적으로 논란이 되었던 인물이다. 이와 더불어 5달러 뒷면에는 마틴 루터 킹 목사가, 10달러 뒷면에는 여성 인권 운동가 5명의 얼굴로 바뀐다.

이와 같은 경향은 최근 일고 있는 미국의 변화의 바람과 미국인들 심리 속에 숨어 있는 사명의 가치와 과거 기득권층의 가치가 갈등하는 이중몰입 (competing commitment)를 반영한다. 일반 미국인들은 자기자신들끼리만 있을 때는 유사리더의 대명사 공화당의 트럼프를 옹호하지만 남들이 지켜보는 자리에서는 진성리더 오바마를 옹호하는 양면적 가치가 분열되어 스스로 심각한 내면적 갈등을 경험하고 있다.

지금 우리나라도 같은 상황이다. 한국인의 머리 속에도 시대적 사명의 전령사 진성리더를 옹호해야 한다는 생각과 한편으로는 기득권층의 수호자 유사리더에 대한 애증을 보이는 이중몰입으로 갈등하고 있다. 이를 슬기롭게 이기지 못한다면 후세들에게 자랑스런 한국을 물려주는 일과 이를 통해 우리가 세계에서 존경받는 문화시민으로 거듭나는 일은 물건너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