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영남씨는 최근 일고 있는 자신의 작품의 대작논란에 대해 자신은 개념을 제공하고 실제 그림은 새끼작자들이 그렸고 그렇게 하는 것이 미술계의 관행이라고 자신을 변호하고 있다. 개념이 예술에서 그만큼 중요하다는 것을 나름대로 잘 지적한 것이다.
이를 응원하는 입장에서는 죽음과 삶을 소재로 한 설치미술로 대작을 내고 있는 데미언 허스트나 마르셀 뒤샹처럼 어떤 객체에 자신의 사인을 해서 작품으로 출품 한 사례를 예로 든다. 물론 이 경우 회화는 아니기 때문에 이런 미술행위에 대해 자연스럽게 받아들인다. 논란의 여지는 있지만 허스트는 자신만의 세계와 철학이 있어서 어떤 객체를 자신이 선정해서 사인했다는 자체가 이 작품에 자신의 개념과 철학을 내재화하는 증거로 받아들인다. 마르셀 뒤샹은 창조는 새로운 물건을 만드는 것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새로운 눈을 갖는 것이다라고 규정했다. 초현실주의의 시작을 알렸다.
회화에서 개념예술의 효시는 뱅시이다.
밑의 그림은 뱅시의 <악의 평범성 the banality of evil>이란 그림이다. 이 그림은 5만원 짜리 인간과 자연의 조화를 상징하는 평범한 그림을 뱅시가 사들여 평화롭게 경치를 감상하고 있는 나치 군인을 그려 넣어 다시 완성하였다. 이 그림은 경매에서 6억 여원에 팔렸다. 그림에서 뱅시는 악은 타고난 악마들에 의해서 행해지는 것이 아니라 우리의 일상에 우리와 같은 모습을 하고 사는 평범한 이웃 사람들에 의해서 자행될 수 있다는 새로운 "개념"을 제시하고 있다. 이 그림를 그린 후 뱅시는 그림을 홈리스 피플을 돌보는 단체의 문 앞에 놓고 사라졌다.
허스트나 뱅시는 대작논쟁에 휘말리지 않는다. 모작에다가 자신이 어느 부분을 개념화 시켰는지에 대해서 사람들은 다 알고 있고 그것이 작품의 가치를 만들었다는 것을 알기 때문이다. 조영남씨가 이들처럼 처음부터 이 점을 분명히 밝혔다면 문제가 됐을 일이 아닐 것이다.
문제는 조영남씨의 그림을 산 사람들이 조영남의 개념을 선택적으로 산 것이라기보다는 조영남씨라는 가수가 그림에도 천부적 재능이 있다는 회귀성을 보고 그림을 비싼 값에 매입했을 것이다. 개념만 제시했다는 것을 고백했다면 사람들은 지금처럼 비싼 가격에 그림을 사지 않았을 것이다. 한 마디로 조용남씨는 자신이 덧칠한 그림을 온전히 자신의 것으로 포장하여 장사를 한 것이다.
아마도 조영남씨에게는 그림을 잘 그리는 화가가 되보고 싶은 강한 컴플랙스을 가지고 있었을 것이다. 또한 이것을 증명하는 방법으로 사람들이 자신의 그림을 비싸게 사주면 될 것이라고 스스로를 설득했을 것이다. 하지만 이러한 개인적 욕망을 실현하기 위해서는 그림을 잘 그리는 자신의 수족이 필요했다. 또한 외부적으로는 이런 속마음을 들키지 않게 위장해가면서 모든 것을 자신이 다 완성한 것처럼 완벽하게 연기해야만 했을 것이다.
이런 추리가 사실이라면 조영남씨는 예술가로서 진정성이라고는 눈꼽만큼도 없이 교묘하게 연기한 것이다.
진정성이란 자신이 자신에게 이야기하는 스토리와 남들에게 이야기 하는 스토리가 같아지도록 측은하게 노력하는 과정에서 표출되는 정서이기 때문이다.
조영남씨가 진정성 있는 예술가라기보다는 자기 과시가 심한 가짜라는 생각은 실제 그림을 그려준 사람을 지나칠 정도로 싸게 부려 먹었다는 점에서도 드러난다. 착취당했다는 생각에 화가난 실제 작가가 조영남씨의 연기를 폭로하기로 작심했을 것이다. 조영남은 한 마디로 과시욕과 돈에 대한 욕심이 지나치게 많은 장사치처럼 보인다. 6억원이 넘는 자신의 그림을 자선단체에 몰래 기부한 뱅시와는 너무 차별화 되기 때문이다.
지나친 탐욕과 욕망이 화를 부른 것이다.
작성일 : 16-05-23 18: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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