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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발 먹방 좀 자제하라

Mar 31, 2019 ·3분 ·jkyoon · 2,363

제발 먹방 좀 자제하자
소확행과 악마의 간계

파우스트는 궤테가 젊어서 시작해서 노년에야 완성할 수 있었던 인간 신 악마와의 관계를 다룬 대작이다. 악마는 능력있는 사람들을 지옥으로 충원해서 지옥이 옭다는 것을 증명해보이고 싶은 마음에 총명하지만 연한 마음을 가진 파우스트를 데리고 오게 해달라고 신에게 청한다. 신은 악마가 파우스트를 최대한 타락시켜 타락이 완성된 순간 <아 아름답다, 시간이여 여기서 멈춰라>라고 파우스트가 자신의 입으로 외치게 할 수 있다면 파우스트를 지옥으로 데려가도 좋다고 허락한다.

악마는 지상으로 내려와 파우스트에 갖은 향락을 제공해가며 타락시키는 일에 몰두한다. 향락이 주는 기쁨에 취해 시간이여 멈춰라라는 말을 외치도록 조종한다. 하지만 악마의 간계와는 달리 파우스트는 쾌락에 쉽게 빠졌으나 결국은 방황을 통해 더 사랑을 이해하고 더 성숙한 인간으로 커간다. 성숙한 인간으로 성장한 파우스트는 삶의 목적을 구현하는 것이 인간에게는 진리라는 사실을 깨달고 이 진리를 실현하는 프로젝트를 성공시킨다. 그리고 외친다. <아 아름답다, 시간이여 멈추어라>.

악마는 파우스트가 타락한 순간 이 말을 외쳐야 함에도 반대상황에서 이 말을 외쳤다는 것을 알고 패배를 인정한다. 파우스트는 친구들과 사랑했던 사람들의 찬양과 영접을 받으며 천국으로 향한다.

인간은 행복을 추구한다는 명목으로 쾌락에 빠져 악마의 길을 걷기도 하고 파우스트처럼 인간다움을 깨달는 과정을 걷기도 한다. 신이 악마에게 경고했듯이 인간은 인간이 되기위해 노력하는 한 방황한다. 대부분의 인간은 방황을 통해 악마가 예측한 길로 떨어지는 것이 아니라 인간의 길을 찾아 간다. 대부분의 인간은 때로 쾌락이 행복을 줄 것이라고 생각하고 결과를 쫒아다니기도 하지만 행복은 인간답게 성숙해지는 과정체험에서 온다는 것을 깨달고 다시 본연의 길로 돌아온다.

대한민국 방송들을 보며 파우스트가 다시 마음 속에 살아났다.

한국의 방송을 보면 모든 방송이 먹방으로 도배되어 있다. 이런 방송이 주는 메시지는 분명해보인다. 인생이 뭐 있냐는 것이다. 그냥 맛있는 것 먹고 즐기는 것 즉 소확행을 즐기며 사는 것이라는 것이다. 일견 맞는 말처럼 들리지만 소확행만 행복이라고 일반화시키는 오류는 심각한 결과를 초래한다. 소확행만 확실한 행복이라고 믿는 사람들은 자신을 성숙시키고 성장시키는데서 오는 시간이 걸리지만 진짜 행복을 외면한다. 맛있는 것 배부르게 먹고 여가를 즐기는 사람들이 소소하지만 확실한 행복을 쥐었다고 느끼는 순간 공통적으로 외치는 말들이 있다.

더도 말고 덜도 말고 이대로 딱 죽었으면 좋겠다.

현명한 독자들은 이 말이 악마가 파우스트를 완벽하게 타락시켜 지옥으로 데려갈 수 있게 하기 위해 파우스트가 외쳐야 하는 말과 같다는 것을 깨달았을 것이다.

아 아름답다, 시간이여 여기서 멈춰라.

먹방을 보며 사람들은 소확행을 위해 악마와 죽음을 걸고 내기하고 있는 모습이다. 제발 우리나라 방송에서 먹방다운 먹만 남기고 방송좀 자제했으면 한다. 방송이 나서서 젊은이들을 소확행이라는 이름을 붙여 무력하게 만들고 있는지 모른다. 방송이 악마의 역할을 자임하고 있는 것이다. 방송이 앞장서서 큰 행복을 포기하게 하고 대신 자그마한 행복으로 바꿔주는 일로 장사를 하고 있는 것이다. 그 소학행 뒤안길에는 진정한 행복이 사라지고 대신 죽음의 그림자가 길게 드리워져 있다. 아마 우리나라에서 기업이나 사람들이 자신을 성숙시키기 위한 지난한 혁신 노력에서 오는 진정한 행복을 포기한 이유일 것이다.

진정한 행복은 자신과 기업들이 학습과 혁신을 통해 자신이 성숙되고 있다는 체험을 통해서이다. 소확행은 이런 혁신과 학습이 이뤄졌을 때 이에 대한 자기보상으로 주어질 때 의미가 있는 것이지 진짜 행복의 파이프라인이 무너졌는데 소확행만으로 행복의 마중물이 생기는 것은 아니다. 모든 국민들이 소확행에 빠져 일과 삶 속에서 혁신과 학습을 게을리하는 한 우리나라는 진정한 3만불을 넘어선 나라로 진입하지 못할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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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rof. Jeongkoo Yoon
About the author

Jeongkoo Yoon · 윤정구

Professor of Management at Ewha Womans University's School of Business. Writing on natural learning, double-loop reflection, and the sociology of min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