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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글과 경쟁하고 있는 대학들 교육이 실종됐다
구글과 경쟁하고 있는 대학들
교육이 실종됐다
비대면으로 수업이 진행되고 시험도 온라인으로 행해지자 학생들의 부정행위(Cheating)가 수면위로 올라오기 시작했다.
이 문제는 우리 사회가 안고 있는 두 가지 잠재적 문제를 수면위로 끌어 올렸다.
하나는 학생들의 태도와 철학의 문제이다. 학생들은 교육 시스템에 들어가자 신자유주의 경쟁과 성공의 개념을 주입받았고 이에 지속적으로 성공한 젊은이들이 소위 일류대학이라는 대학에 들어온다. 신자유주의 교육에서 성공과 실패는 다 개인의 문제이다. 성공과 실패가 개인에게 귀속되기 때문에 결국 자신이 경쟁에서 책임을 지고 이겨야 살아남아야 한다. 이런 개인주의는 실력이 아니라 부정행위를 통해서라도 성적만 따서 친구들을 이기면 된다는 생각을 부축였다. 한 두 친구의 부정행위에 대한 성공담이 기사에서 처럼 온라인에서 떠돌게 되면 부정행위에 가담하지 않았던 정직한 학생들도 유혹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결국 가담하게 된다. 결국 가담하지 않았을 때 생기는 불이익을 개인이 책임져야 하기 때문이다. 전체가 부정행위자가 되는 것도 시간문제다. 이와 같은 학습은 졸업 후 직장생활에서도 사회적 감시가 없으면 부정행동을 통해 이득을 취해서 살아남고 동료를 이기겠다는 태도로 전이된다. 실력으로 승부하기보다는 같은 방법으로 성공한 직급이 높은 상사에게 정치적 연줄을 만들려고 시도하는 조직정치의 기반이 되기도 한다. 이런 회사에서 동료간 협업학습을 통해 더 나은 차이를 만들어내려는 시도는 먼 나라 이야기로 전락한다.
이런 젊은이들이 들어날수록 사회는 감시비용이 치솟게 되고 사회기제가 감시비용을 담당하지 못할 경우 사회자체가 마이크로 매니지하는 사회로 전락한다. 마이크로 매니지하는 사회로의 복귀는 신관료주의 사회의 부활을 의미한다. 감시비용에 돈을 많이 쓸수록 이에 대처하는 더 지능적 방법이 나오게 되고 사회는 영원히 성숙한 시민사회로부터는 거리가 멀어진다.
또 다른 문제는 구글과 경쟁해서 이겨보겠다는 대학의 후진적 커리큘럼과 학사관리의 문제이다. 사실 대학에서 가르치는 대부분의 내용으로만 따진다면 구글에 더 깊이있게 나와 있고 가르치는 것도 유튜브가 더 잘 가르친다. 이런 사실을 인정하지 않고 대학수업이 구글의 더 세련된 일타 강사(sizzlers)가 되기를 자처하고 커리큘럼을 혁신하지 않는다면 대학의 미래는 없다. 실제로 지식을 전달하는 과거의 커리큘럼을 대학이 벗어나지 못한다면 대학교육은 졸업장을 취득하려는 행위 이상의 가치를 전달하지 못한다. 디지털 시대가 심화될수록 대학에서 파는 졸업장 가치는 폭락할 것이고 결국 대학의 존재이유가 소환당할 것이다.
우리나라에서도 지식자체를 생산해낼 수 있는 연구대학은 소수에 불과하고 대부분 대학은 교육중심의 대학이다. 지식전달에 포커스를 둔 교육중심 대학이 구글에 나와 있는 답을 학생들이 제시할 수 있는데 이것을 부정행위라고 막는자체가 아이러니다. 교육중심 대학의 역할은 지식을 상황에 따라 맥락화하고 이 맥락화를 통해 세상을 변화시킬 수 있는 개입(Intervention) 프로그램을 학생들 각자가 만들어내게 도와 주는 일이다. 교육중심 대학은 구글과 지식내용을 가지고 경쟁하기보다는 학생들 각자가 공인된 지식을 주체적으로 자신의 경력이나 산업이나 영역에 적용해서 변화를 만들어낼 수 있는 프로그램이나 이에 대한 훈련을 받고 이것에 대한 전문성 수준이 인정되었을 때 졸업시키는 것이 목적이어야 한다. 교육중심의 대학은 지식이 아니라 지식을 통해 자신의 전문영역에서 실행과 변화를 만들어내는 지행격차 극복에 커리큘럼의 중심이 옮겨져야 생존할 수 있다.
이런 맥락적 지식을 만드는 훈련을 받는다면 대학에서 굳이 같은 답을 베껴가며 성적을 채점받을 일은 없다. 자신의 맥락적 지식을 제시해야 성적을 받을 수 있는 학교에서 모든 것을 같은 동일한 잣대로 평가받는 획일적 평가방식은 자연스럽게 퇴출된다. 공정성은 동일하고 획일적 잣대로 학생들을 평가하겠다는 전제를 함축한다. 지금과 같은 다양성 사회에서 같은 잣대로 모든 것을 획일화해서 평가하는 공정성 자체가 논란이 된다는 것은 사회가 그만큼 후진적이라는 것을 고백하는 것이다.
디지털 혁명시대를 이끌 주체로서 대학의 개혁과 미래를 이끌어갈 학생들의 태도에 근본적 전환이 이뤄지지 않는다면 우리나라가 선진시민 사회로 진입하는 것은 아마 영원히 요원한 문제가 될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