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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재자체로 사랑받는 기업들: 초일류기업의 조건
존재자체로 사랑받는 기업들:
초일류기업의 조건
신자유주의는 시장에서의 무한경쟁을 통해 자신의 실력을 입증하는 <차별적 경쟁우위전략>으로 지금까지 생존을 구가했왔다. 사람들이 신자유주의가 주창하는 시장에서의 무한경쟁을 받아들이는 이유는 성장의 열매 때문이다. 하지만 지금은 시장이 더 이상 성장할 수 없을 정도로 쪼그라들고 L자 경기가 새로운 노멀로 자리잡았다. 앞으로는 중국의 몇몇 기업을 제외하고는 어느 나라 기업이든 더 이상 성장으로 기업의 정당성을 입증할 수 있는 상황이 전개되지 않을 것이다.
차별적 경쟁우위의 전략에 대한 집착은 디지털 초연결 사회로 세계가 변화하는 원리와는 정면으로 충돌하는 원리다. 디지털 초연결사회는 신자유주의 운동장인 시장의 전제조건을 붕괴시켰다. 시장에서 개별적 주체에 의한 독립적 거래가 가능하다는 전제가 초연결사회에서는 더 이상 통용되지 않는다. 초연결사회는 독립적 거래가 유지되는 시장이 아니라 네트워크 생태계가 현실이다. 모든 기업들은 겉으로는 시장에서 독립적으로 활동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뿌리의 수준에서 생태계를 공유하고 있다. 또한 이 생태계를 비옥하게 할 책임을 나눠서 해결하고 있다. 이 생태계를 비옥하게 만들어서 공유된 생태계를 비옥하게 만드는 것이 사회적 가치 창출이다. 이런 사회적 가치를 외면하고 공유된 생태계에서 신자유주의 이념에 몰입해서 자기만 잘 살겠다는 행태는 생태계를 급속하게 산성화 시킨다. 이런 기업들은 생태계 구성원들에게 무임승차행위로 간주되어 퇴출순위에 가장 먼저 오르게된다. 지금과 같은 시기에 신자유주의 이념에 따라 경쟁우위 전략을 써서 일류가 되겠다는 것은 무모하기 짝이 없는 행동이다. 초일류기업은 커녕 나방이 불속으로 뛰어드는 행위이다.
생태계를 뿌리의 수준에서 공유하고 있는 디지털 초연결 사회에서 어떤 기업들이 초우량기업으로 등극할까?
<차별적 경쟁우위> 전략이 아니라 <차별적 존재우위> 전략을 통해 사랑받을 수 있는 기업들이 초우량기업들이다. <차별적 존재우위> 전략을 통해 사랑받는다는 것는 지금과 같이 생존이 지속적으로 위협을 받는 시기에 이 기업이 인류 생존을 위해서 마지막까지 남겨져야 할 이유를 제공한다. 또한 이런 기업들은 기업이 전략적 목표을 달성하는 것을 넘어서 기업이 이 목표를 달성해야 할 이유를 정교화 하고 이 이유인 목적을 실현하는 차원에서 모든 것을 최적화한 기업이다. 이런 기업들은 기업이 설정한 목표도 달성하고 이 목표를 달성해야 하는 이유도 구현한다. 이런 기업들은 자신의 <차별적 존재우위>를 구성하는 목적과 사명을 자신의 제폼과 서비스에 가져와서 제품과 서비스에 목적과 사명을 개입시켜 고객들이 제품과 서비스를 통해 이 기업의 목적과 사명을 체험하게 만드는 회사들이다. <차별적 존재우위>로 사랑받는 기업들은 제품과 서비스를 통해서 목적과 사명에 대한 체험을 팔 수 있는 회사들이다.
<차별적 존재우위>로 사랑받는 회사들은 지금과 같은 위기 상황에 닥쳐도 살아남을 개연성이 <차별적 경쟁우위>를 가진 회사들보다 몇 배나 높다. <차별적 경쟁우위>를 행사하기 위해 기업들은 적을 많이 만들어 놓았을 뿐 아니라 기업 내부적으로도 많은 부작용을 초래했다.
초단기적 성과에 올인하거나 이것을 달성하기 위해 모든 것을 평가 보상하는 시스템과 연동시켜 놓았다. 초단기적 성과 위주로 매일 스프린트 경주를 하기 위해서는 육식위주로 HR을 운용해야 한다. 또한 이 초단기성과를 달성하도록 독려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당근과 채찍을 붙여서 관리해야 한다. 육식 위주의 식단과 당분 위주의 식단은 기업의 고혈압과 당뇨병이라는 기저질환에 시달리게 만든다. 또한 이런 회사들에서 지금처럼 위기가 닥칠 경우 구성원들은 자신이 먼저 퇴출당하는 것을 막기 위해 지금까지 적을 향해 쓰라고 가르쳐준 경영전략을 다른 동료를 적이나 경쟁자로 생각하고 이들에게 적용한다. 자신이 먼저 살아남지 못하면 먼저 퇴출되기 때문이다. 살아남기 위해 조직에는 조직정치가 난무한다. 조직정치가 난무하면 이 조직정치를 위해 쓸데없는 과다한 가짜일들이 생겨서 조직은 비만에 걸린다.
<차별적 존재우위> 전략으로 사랑받는 회사들은 이런 회사들에 비해 비만, 고혈압, 당뇨가 없는 회사들이다. 조직이 자신의 존재이유 수준에서 달성해야 할 목적과 사명을 실현시키기 위해 모든 것을 여기에 맞춰 가장 린(lean)하게 최적화 시켜놨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다. 같은 이유로 <차별적 존재이유> 전략으로 사랑받는 회사들은 어떤 다른 회사들보다 애자일하다.
한국 GDP의 14%를 설명하는 모 재벌의 총수가 구속기로에 놓인 상황을 생각하며 과연 이 그룹이 주창하는 초격차 전략이 지금 시대와 공명하는 전략인지에 의문이 들었다. 수치상으로 따지면 이 그룹의 전자회사는 총수가 구속되었을 대 영업이익이 두 배로 상승했다. 또한 글로벌에서 기업가치도 더 크게 상승했다.
한국경제에 기여하는 바를 생각할 때 이 기업이 무너지기를 바라는 한국사람은 없을 것이다. 한국 사람들 모두가 기대하는 것은 이 기업이 이제는 <차별적 존재우위> 전략을 실현해 국민 모두에게 사랑받는 기업으로 거듭나기를 염원하고 있을 것이다. 이 기업이 어떤 방식으로든 차별적 경쟁우위의 사촌 격인 초격차 전략을 뛰어넘어 차별적 존재우위로 사랑받는 기업으로 거듭날 수 있기를 기원해본다. 이 기업의 원죄는 회사가 가진 경쟁력의 부재가 아니라 <사랑받지 못함>에 있다. 시대에 맞춰 지배구조를 개선하고 경영철학을 공진화 시키지 못한 것이 문제다.
국민들이 다른 기업에 대해 느끼는 정서도 비슷할 것으로 보인다. 한국의 기업들이 지금과 같은 L자 경기와 디지털 혁명과 초연결사회의 파고를 넘으려면 당연히 가격과 품질을 기반으로 한 차별적 역량과 경쟁력도 필요하지만 이것이 경영의 종착역이 되어서는 경쟁력을 유지하기 힘들 것이다. 품질과 가격 플러스 자신이 사랑받을만한 자격이 있다는 차별적 존재인지를 입증하는 경영이 필요해보인다. 전략적 목표달성 플러스 자신의 차별적 존재로 사랑받을 수 있는 목적과 사명을 실현시키는 차원의 경영으로 패러다임을 전환해야 할 시점이다.
가격과 품질을 넘어서 존재자체로도 사랑받는 시대에 맞는 초우량 기업이 우리나라 모든 기업들에게 요구되는 시대적 사명이다.
